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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양교육 ‘재난’에 빠져… 혁신 시급해”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2019.11.2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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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대학교육선진화를 위한 교양교육 혁신 토론회’ 열려
-“정부 재정지원사업 평가 기준 재정립… 전문성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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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대학교육 선진화를 위한 교양교육 혁신 토론회’가 열렸다. /오푸름 기자

“지금 대학의 교양교육은 재난에 빠져 있습니다.” (윤우섭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장)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대학 교양교육의 혁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대학교육선진화를 위한 교양교육 혁신 토론회’에서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과 ‘국회 미래일자리와 교육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우리나라 대학 교양교육의 현실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혁신방안을 모색하는 취지다.

발제자로 나선 윤 원장은 “현재 대학에서 전공교육을 우선시하다 보니 교양교육의 본질이 훼손된 상태”라며 “대학, 사회, 정부가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양교육에 대한 철학 부재로 단편적인 수요를 반영해 ‘백화점식’ 교과목을 개설하고 있다는 평가다. 토론자로 참여한 권영균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많은 대학에서 백화점이나 구청 문화센터에서 개설하는 취미·여가용 과목을 교양 교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들 교과목은 학생들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학점을 잘 딸 수 있어서 또는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사업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개설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 사회에 대비한 기초 과학·수학(Basic Science+Math·BSM) 교육이 실종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윤 원장은 “현재 대학의 기초교양교육은 주로 인문학과 사회과학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BSM 교육에 소홀한 탓에 대학의 중요한 역할인 합리적 사고 교육의 한 축이 붕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과학 분야 교양 교과목을 개설한 21개 대학의 26개 강좌를 살펴보니, 현시대에 맞는 과학교재를 활용하는 곳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발제자인 홍석민 연세대 자유교양교육연구센터장은 “앞으로의 교양교육은 과학기술 발전속도에 맞춰 BSM을 비롯한 수학·통계학·빅데이터(Quantitative Reasoning with Data·QRD)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며 “최근 미국 하버드대는 BSM 뿐만 아니라 QRD 교육을 전교생에게 필수로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국내 대학의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교양 강좌 콘텐츠와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학술정보본부장은 “기존의 사이버대학과 연계하거나 온라인 공개 수업(Massive Open Online Course·MOOC)과 같은 실험적 원격교육을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 혁신의 아이콘인 애리조나주립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MBA 과정을 온라인과 결합해 운영하는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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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 선진화를 위한 교양교육 혁신 토론회’에서 윤우섭 한국교양기초교육원장이 ‘대학 교양교육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오푸름 기자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대학 교양교육을 혁신하려면 교육부의 평가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지난 평가에서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컨설팅 내용과 상반된 평가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교육현장의 혼란을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박정하 성균관대 교양기초교육연구소장은 “2015년 대학 구조개혁평가, 2018년 기본역량진단에 이어 2021년 기본역량진단 시안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점은 ‘핵심역량 제고를 위한 교양 교육과정 체제 구축·운영’을 진단하겠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교양교육을 ‘핵심역량’이라는 틀에 가둔다면 (컨설팅 사업에서 강조하는) 기초학문 중심의 교양교육이 약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가 기준은 교과목 개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윤 원장은 “작년 대학 기본역량진단 1단계 평가 기준에 따라 각 대학이 산업계나 학생의 단기적 요구를 반영한 부적절한 교과목을 무분별하게 개설했다”며 “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 기본계획에서도 부적절한 과목 편성의 문을 열어놨다”고 했다.

대학의 교양교육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전문성 결여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소장은 “그동안 정부가 교양교육을 평가해왔지만 질적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한 건 평가 내용이나 기준에서의 전문성 결여가 일차적인 이유”라며 “근본적으로는 평가 기획이나 시행 단계에서 교양교육 전문가가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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