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위권 대학 합격선 더 촘촘해져… 대학별 환산점수 유의해야”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1.21 16:51

-서울시교육청, 대입 정시전형 대비 교원 대상 진학지도 설명회 열어

  • 21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2020 대입 정시전형 대비 교원 대상 진학지도 설명회'가 열렸다. /오푸름 기자
    ▲ 21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2020 대입 정시전형 대비 교원 대상 진학지도 설명회'가 열렸다. /오푸름 기자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숨은 점수’를 찾는 게 핵심입니다. 여러 가지 변수에 따라 합격과 불합격이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죠.” (김창묵 경신고 교사)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전년도보다 쉽게 출제되면서 상위권 학생들 간의 점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1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20 대입 정시전형 대비 교원 대상 진학지도 설명회’에 연사로 나선 고교 교사들은 올해 정시모집의 특징과 지원전략을 전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이 주최한 이번 설명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객석은 물론 무대 바로 앞과 통로까지 자리를 빽빽하게 채웠다.

    올해 정시모집 지원자가 눈여겨봐야 하는 변수는 크게 대학별 환산점수, 모집인원 등이다. 가장 중요한 건 대학별 환산점수에 반영하는 활용지표다. 어떤 지표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능 난이도에 따른 점수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상위권 대학일수록 합격점수가 더욱 조밀해질 전망이다. 윤희태 영동일고 교사는 “올해 수능이 작년보다 쉬워진 탓에 동점자 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어느 대학을 어떻게 지원할지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교사는 “대학별 환산점수를 계산할 때 표준점수, 백분위, 영역별 반영비율, 가산점, 변환표준점수, 대학별 반영지표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많은 대학이 주로 활용하는 지표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다. 김 교사는 “대학이 흔히 활용하는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난도가 낮아질수록 백분위 유불리가 두드러진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수능에서 쉽게 출제됐던 생활과 윤리 과목의 1등급과 2등급 간 원점수와 표준점수 차이는 2점에 불과했지만, 백분위는 무려 9점이나 차이 났다.

    가산점도 합격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김 교사는 춘천교대와 경인교대 실제 합격생의 점수 표본을 바탕으로 이를 설명했다. 춘천교대는 표준점수를 반영하며 수학 가형 응시자에게 가산점 5%를 줬지만, 경인교대는 가산점 없이 백분위를 반영했다. “지난해 춘천교대 정시모집에서 합격한 16명의 수학 응시 유형을 살펴보면 수학 가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이 11명, 나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이 5명입니다. 수학 가형을 선택한 학생은 나형을 선택한 학생보다 점수가 최대 10점이 낮았지만, 가산점 덕분에 합격이 가능했죠. 반면, 수학 가형 가산점이 없는 경인교대 합격생의 대다수(28명 중 27명)는 수학 나형 응시자였습니다.”

    김 교사는 성적대에 따라 주목해야 할 대학별 활용지표도 강조했다. “올해 최상위권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표준점수입니다. 수능이 전년도보다 쉬웠다는 평이 나오는 만큼 1~2등급대의 표준점수 구간이 세분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3~4등급대에서 표준점수 편차가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역별 반영비율이 높은 영향을 미치죠.”

    이러한 표준점수, 백분위, 가산점 등 대학별 활용지표와 영역별 반영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환산점수 합은 단순점수 합과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김 교사는 “각 대학은 단순점수합의 아닌 대학별 환산점수 합을 바탕으로 모집단위 내에서 석차를 매겨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환산점수합 석차와 표준점수합 석차를 비교했을 때 합격과 불합격이 역전된 사례의 비율은 서강대가 47.8%, 경희대가 33.3%에 달했다. 다만, 한양대는 환산점수 합 석차와 표준점수합 석차를 비교했을 때 합격과 불합격이 역전된 사례는 0%였다.

    대학별 정시 모집인원 변화와 경쟁률도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올해 수능 응시인원은 전년대비 인문·자연 각 1만3000명씩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체 영역 중 과학탐구 응시인원 감소 비율(11.4%)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김 교사는 정시모집에서 상위권 대학에 지원 가능한 석차의 누적비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사는 “지난해 서울대 정시 지원 가능한 석차의 누적비는 0.41%였는데, 올해 모집인원이 비슷하다는 점을 반영하면 0.48%까지 내려갈 전망”이라며 “이러한 누적비 하락 현상은 자연계열에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2020 대입 정시전형 대비 교원 대상 진학지도 설명회'에 참석한 고교 3학년 담임교사와 진학지도 교사들이 강연을 듣고 있는 모습. /오푸름 기자
    ▲ '2020 대입 정시전형 대비 교원 대상 진학지도 설명회'에 참석한 고교 3학년 담임교사와 진학지도 교사들이 강연을 듣고 있는 모습. /오푸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