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시 고교 과목 빠져 … 고교생 합격률 낮아질 수도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1.01 11:15

-국회 입조처 9급 공시 개편내용, 향후과제
-지역인재 추천 확대·면접 집단토의 등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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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9급 지방직 공무원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 /조선일보 DB
    ▲ 대전에서 9급 지방직 공무원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 /조선일보 DB
    정부가 오는 2022년부터 9급 공무원시험에서 고교과목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고교 재학·졸업자의 합격률이 더욱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역인재 추천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9급 공무원 공채 시험과목 개편의 주요내용과 향후과제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열고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9급 공무원 공채 모든 행정직군(23개 직류) 시험 선택과목에서 고교과목을 제외하고, 대신 직렬(류)별 전문과목을 필수화하는 내용이다. 수험생이 준비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약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2022년부터 시행한다.

    9급 공무원 공채 행정직군 필기시험은 필수과목(3개)과 선택과목(2개)으로 구성됐다. 필수과목은 국어·영어·한국사이며 선택과목은 ▲직렬(류)별 전문과목 ▲고교과목(사회, 과학, 수학) ▲행정학개론이다.

    이중 고교과목은 지난 2013년 고졸 인재의 공직 진출 확대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당초 의도했던 고졸자 유입이라는 정책 효과는 미미한 반면, 전문과목을 선택하지 않고도 합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일선 공무원의 직무역량이 떨어지고 행정서비스 품질 저하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그러나 고교과목을 제외하면 고교 재학생이나 졸업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임형준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실 입법조사관은 “고교 재학, 졸업자는 시험응시를 위해 별도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공무원 학원 또는 인터넷 강의 등에 수강이 필요한 실정”이라면서 “시험에 응시한다고 해도 대학 재학생과 대졸자에 비해 사실상 합격률은 더 낮아질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입법조사처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역인재 9급 추천제의 추천 인원을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조사곤은 “우수한 고교 출신 인재의 공직 진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가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지역인재 9급 추천제의 추천 인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인재 9급 추천제는 각 학교장에게 추천받은 학생 가운데 인재를 추려 6개월간 수습기간을 거친 뒤 공무원으로 정식 임용하는 제도다. 특정 시·도의 합격자가 20%를 넘지 않도록 운영한다. 공직 내 지역 대표성과 다양성 확보에 기여한 제도로 평가 받는다.

    이와 함께 국가직 9급 공무원 면접시험에 집단토의를 도입하길 바란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현재 집단토의는 국가직 7급 공무원 면접시험과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인천광역시 등 일부 지방 9급 공무원 면접시험에 적용되고 있다. 국가직 9급 공무원 면접에서는 개별면접과제 작성(20분), 5분 발표 과제 검토(10분), 5분 발표와 개별면접(40분)을 본다. 임 조사관은 “집단토의를 도입하면 공직 가치관과 직무 능력을 더욱 심층적으로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