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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입시 뉴스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다. 조국 발(發)입시 개혁은 ‘공정성 논쟁’을 촉발했고, 청와대 발(發) ‘정시 확대’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이에 맞서 내달 초 수능 절대평가의 당위성을 포함한 입시개혁안을 내놓는다고 한다. 정시 확대와 관련, 교육당국은 적용시기를 협의 중이라고 하나, 고1부터 가급적 정시확대를 적용하겠다는 여권의 의지가 강한 터라, 현 고1의 전후 학년인 고2 또는 중3도 11월 교육부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호는 정부의 갑작스런 정시확대, 학생부종합 대폭 개편안이 입시의 안정성을 침해한다는 원론적 논쟁은 별론으로 하고, 수험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서의 수험준비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수능 정시 확대, 비율에 따라 수험 양상 달라질 듯현 고1의 대입과 관련해 전형별 인원을 미리 밝힌 대학은 서울대다. 서울대는 2022학년도 정시인원을 2021학년도 대비 (736명→960명), 상향(23.2%→30.3%: 정원 내 기준, 정원 외 미포함) 조정한 상태다. 하지만 정시비율 40% 이상 확대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재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교육관계 장관회의에서 나온 정시확대 예고가 기존 대입개편안에 기초한 정시 30% 이상 현실화 확인 차원에서 그칠지, 실제로 40% 이상의 정시 확대수순으로 갈지 예측은 지금으로서는 무의미할 것 같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정부도 확정적 결론이 아직 나지 않았으리라 본다.
정시 확대안이, 정시 비율 30% 이상 확인 선에서 그친다면, 고1 이하 수험생들의 대입 수험대비는 지금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고1의 대입부터 주요대학별 정시 40% 이상을 의무화해서 적용할 경우, 실제로 수시 이월인원까지 포함하면 44%에서 50% 가까이 정시비율이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지역별로 상당히 다른 수험 양상을 보이리라 예상한다. 대치동 등 지역마다 사교육 특구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정시로의 집중이 과열될 가능성이 높다. 사교육 특구 지역은 지금도 재수비율이 50%를 상회하는 고교가 많다. 정시 확대는 상대적으로 재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내신경쟁이 치열한 입시 환경이라면, 수시 합격을 노리기보다는 ‘정시 올 인’이 수험생에게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올 수 있다.수능 정시확대 되어도 고교마다 적응기간 달라지역별로 수시, 정시 쏠림현상에 양극화 가능성반면에 그 외 지역의 수험준비는 주요대학 정시확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주요대학을 주로 수시전형을 통해 진학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정시비율이 늘어난다고 해도, 정시모드로 전환하거나 하는 등의 대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시확대 입시에 해당 지역의 수험생들이 적응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리라 본다. 따라서 사교육특구는 정시 집중, 그 외 지역은 수시 집중으로 양극화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생부종합개편안(이하 학종 개편안)도 정시확대와 더불어 수험생의 입시 준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생부 내 창의적 체험활동인 자동봉진(자율, 동아리, 봉사, 진로) 미반영이 중점적인 개선사항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만약 수상경력마저 반영되지 않는다면, 교과와 교과세부능력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정도가 학생부종합전형의 서류 검토사항으로 남게 된다. 학교수업이 학교생활의 중심이므로 본질적인 것은 남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내신 성적의 중요성이 극대화된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여 내신 성적 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자사고, 외고 외 강남 8학군 등의 수험생들은 정시확대 때문이 아니라, 학종 개편안의 ‘비교과 미반영‘ 때문이라도 정시로 더 쏠리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최근 교육부가 시행한 13개 대학의 학생부 종합전형 실태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보아야겠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공정성 하나의 잣대로만 보면 나중에라도 전혀 문제되지 않을 것이 교과 즉 내신 성적이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교과 성적에 대한 평가를 예전보다 중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따라서 정시확대 비율상승의 규모가 커지고, 학생부종합전형 개편의 적용범위가 확대된다면, 입시의 축이 ‘학종과 정시’라기보다는, 대부분의 수험생 입장에서는 ‘내신과 수능’이라는 구체적인 전형요소로 체감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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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수능 정시 확대’, 고1 이하 수험준비 방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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