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대학이 35% 재정 독식 … 사립대학 ‘부익부 빈익빈’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0.21 14:49

-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국민대 등
- 적립금 증가했지만 법인지원금은 낮아
- 입학정원 감소폭은 3.3%로 작은 편

  • 서울 주요 12개 사립대학이 전체 사립대학 재정수입총액 35.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수입도 2조9817억원으로 전체 사립대학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서울지역 대규모 사립대학 진단’ 정책자료집을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국민대, 동국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 서울 시내 12개 사립대의 지난해 등록금 3조9817억원이다. 2013년 대비 73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른 사립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3904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비를 이뤘다.

    외부 수입재원도 이들 대학에 쏠렸다. 전체 사립대학 대비 이들 대학의 국고보조금의 비율은 36.4%(2조880억원)다. 기부금 48.1%(1740억원), 기업기부금 55.8%(678억원), 산학협력수익 49.5%(4788억원) 등이다. 이 항목을 모두 합친 규모는 8조7148억원이다.

    적립금 규모도 덩달아 늘었다. 지난해 이들 대학의 적립금은 3조5364억원이다. 2013년 대비 1422억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다른 대학은 6306억원 감소했다. 다른 대학은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지만, 각종 수입이 쏠린 12개 대학은 오히려 곳간을 불린 셈이다. 12개 대학의 기금 적립지출액 가운데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35.5%다. 등록금 회계재원으로 적립한 건축기금적립액도 17.9%다.

    지난해 교비회계와 법인회계 합산 누적 적립금이 가장 많은 사립대는 홍익대(7796억원)로 나타났다. 연세대(7659억원), 이화여대(6815억원), 고려대(3906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가 누적적립금 1000억원 이상인 대학(21개)에 포함됐다.

    이처럼 대학의 재정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법인의 기여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난해 교비회계 수입총액 대비 법인전입금 비율은 서울 지역 대규모 사립대학의 경우 2.9%로 나타났다. 이들을 제외한 사립대학의 법인전입금 비율은 평균 4.1%다.

    부동산 관련 지출에 있어서도 법인 지원금이 저조했다. 12개 대학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토지, 건축, 구축물을 매입하거나 건설하는 데 쓴 비용은 1조7374억원이다. 이 기간 법인으로부터의 자산 전입금은 820억원으로 4.7%에 불과하다. 다른 사립대학은 13%로 나타났다.

    입학정원 감소폭도 타 대학에 비해 적었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진행하며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입학정원을 감축했다. 이 과정에서 12개 대학은 학부 입학정원을 3.3% 줄였다. 같은 기간 다른 사립대학, 국공립대학, 전문대학의 입학정원은 각각 9.6%, 7.7%, 16.1% 감소폭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