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에 급급한 석면 제거 … 안정성 미확인 업체 공사 참여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0.18 15:42

-김한표 의원 ‘최근 3학기 석면제거 시공 현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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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광주의 한 학교에서 석면해체 작업이 이뤄지는 모습./ 조선일보 DB
    ▲ 올 1월 광주의 한 학교에서 석면해체 작업이 이뤄지는 모습./ 조선일보 DB
    지난 1년 간 학교에서 석면제거 공사를 실시한 업체 10곳 중 4곳은 안전성평가를 받지 않은 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학기 석면제거 시공 현황’ 자료를 분석해 18일 이같이 밝혔다. 2018학년도 여름부터 2019학년도 여름까지 이뤄진 학교 석면제거 공사 1940건 가운데 790건(40.7%)은 안전성평가조차 받지 않은 업체가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성평가에서 C나 D 등급을 받은 업체가 진행한 공사도 397건(20.5%)이다.

    안전성평가는 석면해체·제거 업체를 대상으로 고용노동부에서 실시하는 평가다. 석면해체·제거 작업기준의 준수 여부, 보유인력의 교육이수와 능력개발 정도 등을 평가한다. 여기서 C나 D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석면제거 기술능력과 안전성 확보 수준이 기준에 비해 떨어짐을 의미한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방학 동안 진행된 석면제거 공사는 전국적으로 613건이다. 이중 과반에 가까운 297건(48.5%)이 안전성평가를 받지 않은 미평가 업체를 통해 실시됐다. 나머지 316건 가운데 135건은 C나 D 등급의 업체가 맡았다. 지난해 겨울방학에는 공사 906건이 진행됐고, 이중 347건(38.3%)이 미평가 업체, 189건(20.9%)이 C등급 이하의 업체 주도로 이뤄졌다. 올 여름방학에 진행된 공사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석면제거 공사 421건 중 미평가 업체의 공사는 145건(34.4%), C등급 이하 업체의 시공은 73건(17.3%)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특히 안전성 미평가나 C등급 이하를 받은 업체의 시공이 많았다. 전북에서 최근 3학기 동안 진행된 석면제거 공사 260건 중 C등급 이하나 미평가 업체가 시공한 공사가 212건(81.5%)으로 가장 많았다. 경남은 227건 중 147건(64.8%), 경북은 201건 중 133건(66.2%)으로 집계됐다. 서울 45건(50.0%), 경기 70건(35.0%), 인천 44건(50.6%) 등 수도권 지역에 비해 C등급 이하 업체, 안전성 미평가 업체의 시공이 많다.

    김 의원은 ‘실적 올리기식 행정’에 따른 결과라고 꼬집었다. 교육부가 안전보다 ‘2027년까지 석면 제로화’ 목표를 달성하는 일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시공업체 부족 등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았음에도 밀어붙이기 식으로 석면을 제거하고 있다”며 “실적 쌓기가 아닌 학생들의 안전과 쾌적한 교육환경 마련을 우선시하면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