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실질 문맹 낮춰라’ 정부·지자체 다채로운 행사 마련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0.08 11:43

-573돌 한글날 맞아 전국 각지서 행사 ‘풍성’
-훈민정음 목판인쇄, 순우리말 책갈피 제작 등

  •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573돌 한글날(9일)을 맞아 우리말의 우수성을 알리고 문해율을 높이기 위해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한다.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성인이 기본적인 문자를 해독하고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능력이 우수한 국가로 꼽힌다. 그러나 공공·경제생활에서의 읽기나 쓰기 등 ‘실질 문맹률’은 높은 편이다. 국회 교육위원장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성인문해교육 현황’을 분석한 결과, 비문해 성인 인구는 311만명(7.2%)로 나타났다. 100명 중 7명은 기본적인 문자 해독이 어렵거나, 공공·경제생활에서의 읽기·쓰기·셈하기가 어려운 상태인 셈이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100명 중 10명인 432만명은 실질 문맹 상태로 나타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저학력·비문해 성인 학습자에게 ‘성인문해교육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 참여자는 2015년 2만2999명에서 지난해 2만7211명으로 4년간 18.3% 증가했다. 참여자 가운데 노인인구가 특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60대 6453명(23.7%), 70대 1만3501명(49.6%), 80대 이상 4107명(15.1%) 등이다. 20대 학습자는 388명(1.5%)다. 

    한글날을 맞아 정부와 지자체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해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문해교육을 보급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온 가족이 즐길만한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한 행사로는 ‘한글문화큰잔치’ ‘한글가족축제’ 등이 있다. 한글문화큰잔치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열린다. 행사에서는 전시 2개, 공연 13개, 체험행사 13개가 펼쳐진다. 구체적으로 ▲한글의 창제원리를 바탕으로 한 블록 놀이 ▲순우리말 책갈피 만들기 ▲한글 자모 페이스 페인팅 등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5일부터 ‘한글가족축제’를 열었다. 한글날인 9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는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공연, 교육 행사등을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훈민정음 서문과 용비어천가 내용 목판인쇄하기 ▲한글 꽃다발과 왕관 만들기 ▲독립운동가이자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의 서체를 따라 써보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야외 잔디밭 무대에서 이뤄지는 합창과 전통 무용, 연희극 등의 공연도 열린다.  

    대전과 부산 등도 시민의 발걸음을 붙잡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대전시는 시청 남문광장에서 창작곡 15곡에 어울릴만한 노랫말을 직접 지어보는 ‘한글날 노랫말 짓기’와 3D 프린터를 활용해 한글 조형물을 제작하는 ‘한글 조형물 입체 프린터 시현’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부산 동아대 국어문화원은 송상현광장(선큰광장)에서 ‘우리말글 사랑큰잔치’를 열고 한글 오감 체험터를 제공한다. 방문객은 순우리말 이름의 향수를 제작하고 순우리말로 이뤄진 음식 재료명을 맞히는 게임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사투리 노래자랑, 축하공연도 볼거리다. 

    한글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한글날 당일 전남대 국어문화원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한다. 행사 당일 ‘한국이 좋아요, 한글이 좋아요’라는 주제로 외국인 유학생과 노동자, 결혼이민자 등이 참여해 실력을 겨룰 예정이다. 제주대 국어문화원도 제주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외국인 한국어말하기 대회’를 연다. 

    울산시는 ‘한글문화예술제’ 프로그램으로 외국인과 초등학생이 참여하는 한글 과거시험 재현 행사를 펼친다. 경상대 국어문화원은 경상도 내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글날 기념 외국인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들을 진주박물관 앞마당에 전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