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전문성 높이려면 정원·자격·연수 등 인사제도 전반 혁신해야”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0.02 16:15

-2일 오후 ‘전문성 신장 중심의 교원 인사제도 혁신 방향과 방안’ 포럼 열려

  • 2일 오후 서울 중앙우체국 스카이홀에서 ‘전문성 신장 중심의 교원 인사제도 혁신 방향과 방안’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교원의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한 인사제도 혁신 방안이 발표됐다. /한국교육개발원 제공
    ▲ 2일 오후 서울 중앙우체국 스카이홀에서 ‘전문성 신장 중심의 교원 인사제도 혁신 방향과 방안’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교원의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한 인사제도 혁신 방안이 발표됐다. /한국교육개발원 제공

    교원의 전문성 향상에 초점을 두고 정원·자격·연수 등 인사제도 전반을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오후 서울 중앙우체국 스카이홀에서 열린 ‘전문성 신장 중심의 교원 인사제도 혁신 방향과 방안’포럼에서다. 이번 포럼은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행정학회, 한국교원교육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특히 포럼에서는 한국교육개발원이 진행하는 ‘교직환경 변화에 따른 교원 정책 혁신 과제’의 3차년도 연구를 바탕으로 교원 인사제도 혁신방안을 다뤘다.

    이날 포럼에서 제시된 교원 인사제도 혁신 방안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지난 8월 교원과 시도교육청 관계자 13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설문에 응답한 교원과 교육청 관계자는 현행 교원 인사제도의 ‘교사 수급 및 정원 관리’ 영역에서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대응력이 낮다고 판단했다. 허 실장은 “현재 행정안전부가 교원 정원을 관리하는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며 “교육적인 관점에서 교원 정원을 관리하고 배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제시된 교원 정원 관리 권한을 교육부로 이관하는 안에 대한 동의 정도는 5점 만점에 4.4점으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박영숙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행정안전부에서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연간 교원 소요 인원을 파악해 교원 정원을 결정하지만, 행정 각 부처와의 형평성과 재정적 여건을 고려하느라 변화한 학교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교원 정원 결정 권한을 교육부로 위임해 중장기 수급 전망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의 교원 정원 권한을 교육부로 이관하는 정책이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시행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전북 이리동남초 교사)은 “다른 공무원 정원 관리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교원 정원 결정 권한 이관을 단기간에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 과제로 교원 정원과 관련해 교육부 장관이 교육감과 긴밀하게 협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전문성 신장 중심의 교원 인사제도 혁신 방향과 방안’ 포럼에서 박영숙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이 교원 인사제도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한국교육개발원 제공
    ▲ ‘전문성 신장 중심의 교원 인사제도 혁신 방향과 방안’ 포럼에서 박영숙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이 교원 인사제도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한국교육개발원 제공
    교원의 전문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격과 연수 영역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교사는 입직 이후 퇴직까지 30년 이상의 시간을 교직에 머문다. 그러나 현행 교원 인사제도는 1급 정교사 자격 취득 이후 자격 갱신절차나 성장 지원체제 등을 갖추고 있지 않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10년 주기의 연수제도를 마련해 모든 교원에게 연수를 지원하고, 연수 결과를 반영해 자격 갱신을 유도하는 생애주기별 자격 발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직급별·자격종별 교원의 직무를 효율적으로 재설계해 직무 수행 여건을 개선하는 취지에서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이번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10년 주기의 연수 기회 지원에 관한 동의 점수는 3.9점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 회장 또한 “생애 발달 단계를 반영한 맞춤형 연수지원체계를 구축하려면 단기적으로는 시도교육청의 자격연수 운영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원의 생애주기별 전문성 개발 방안과 관련해 김희규 신라대 교육학과 교수는 해외사례를 제시했다. “싱가포르에서는 현직 교사의 경력별 특징을 반영해 단계별로 전문성 개발을 지원합니다. 전문교사 트랙, 리더십트랙, 전문가 트랙으로 세분화해 실시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교사, 교감, 교장으로 이어지는 단선형 자격 체제와 달리 경력을 단계별로 개발할 수 있죠. 연수 방법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국립교육원과 교사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학습공동체와 같은 연수를 장려하는 학교 기반의 전문성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정부와 시도교육청 중심의 연수체제에서 학교중심의 연수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그동안 교원 인사제도는 승진·평가에 중점을 뒀지만, 이제 교원의 전문성에 초점을 맞춰 전반적인 시스템을 혁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교육환경의 변화가 있다. 허주 한국교육개발원 교원정책연구실장은 “4차 산업혁명이 학교 현장을 바꾸면서 교사의 역할과 교원정책도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고교학점제와 같은 학생 중심 교육을 실현하려면 교원의 정원과 수급·배치 등 인사제도 혁신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