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캐슬’ 입시컨설팅 시간당 30만원 … 제주도의 43배
이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0.02 09:39

-교육지원청, 분당 교습비 기준 마련 177곳 중 28곳에 그쳐
-박경미 의원 “사교육 과열 방지, 불법행위 근절 대책 필요”

  • ‘월 630만원, 분당 5000원’.

    ‘서초동캐슬’의 실태가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등록된 입시·검정 및 보습 분야 분당단가가 5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분당단가로 나타난 제주도교육청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의 115원보다 약 43배나 높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진학상담·지도 교습과정 교습비 분당 조정기준과 시·도교육청의 학원 등록 현황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진학지도 교습계열로 서울교육청에 등록된 교습과목은 1419개다. 그러나 교습비 기준이 없어 교습비 차이는 천차만별이었다. 서울교육청 관내 ‘진학상담지도’로 등록된 교습과정 시간당 교습비는 최처 1105원에서 최고 30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시간당 30만원을 기준으로 총 교습비가 한 달에 630만원, 하루에 200만원으로 등록된 곳도 있었다. 

    문제는 일관된 교습비 기준이 없어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의 시간당 30만원이 교습비 기준으로 통용되는 상황이다. 실제 서울교육청 남부교육지원청과 강서양천교육지원청에 등록된 진학지도 교습과정의 최고 교습비도 시간당 30만원이었다. 두 곳은 모두 진학상담·지도 교습과정 교습비 분당 조정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곳이다. 

    앞서 교육부는 과도한 입시컨설팅 비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안에 ‘진로·진학 학습상담 학원교습비 분당 조정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7개 시·교육청 산하 177개 교육지원청 가운데 이 조정기준을 마련한 곳은 28곳에 그쳤다. 서울교육청 관내 교육지원청 가운데 이 기준을 마련한 지원청은 강남서초교육지원청 한 곳에 불과한 형편이다. 

    박 의원은 또 교육청에 등록하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입시상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월 교육부는 관계부처 합동점검을 통해 서울·경기지역 무등록 입시컨설팅업체 14곳을 점검해 4곳을 무등록 학원으로 고발했다. 지난 9월에도 서울 양천과 강남, 경기 성남 지역 입시 컨설팅 학원 9곳을 합동점검해 교습비 초과징수와 고지 위반, 학원명칭 표시 위반 등으로 8곳에 대해 벌점과 과태료 등 27건의 조처를 했다. 

    대입전형에서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커지면서 입시컨설팅 업체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국회 교육위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연도별 입시컨설팅 학원 수’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2015년 67곳에 불과했던 입시컨설팅 학원 수는 올해 현재 258곳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126곳은 서울에 몰려 있다. 

    사교육비가 가계부담을 가중시키고 교육격차를 악화시키는 만큼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공교육 내실화와 대입제도의 공정성·투명성 제고 등 노력과 더불어 사교육시장의 과열 방지와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교육부의 대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진학상담·지도 교습과정 교습비 분당 조정기준(‘19.6.30. 기준, 교육부 제출자료) /박경미 의원실 제공
    ▲ 진학상담·지도 교습과정 교습비 분당 조정기준(‘19.6.30. 기준, 교육부 제출자료) /박경미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