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고등학교 10곳 중 9곳 두발 길이 자유화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0.01 15:52

-中, 두발 자유화·다양한 교복 선택 비율 높아
-두발 규정 공포 즉시 시행… 복장 내년 도입

  • 한 여고 학생들이 하교하는 모습. /조선일보 DB
    ▲ 한 여고 학생들이 하교하는 모습. /조선일보 DB

    서울 중·고등학교 10곳 중 9곳이 두발 길이의 자유를 허용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두발과 복장 등에 대한 학교 공론화 중간 모니터링 실시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서울 중·고교는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공론화 결과를 토대로 올해 1월부터 학교규칙 제·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각 학교에서는 학생·학부모·교원 등으로 학교규칙 제·개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숙의·토론회·설문조사 등 두발과 복장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시안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규칙으로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이 같은 절차를 진행한 서울 중·고교의 93.8%는 두발 길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58.3%는 염색을, 68.2%는 파마를 허용하는 식으로 학교규칙을 제·개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 전체 중·고교의 94.7%(664개교)는 두발 길이를 제한하지 않고, 65%(456개교)는 염색을, 72.2%(506개교)는 파마를 허용한다.

    복장에 대해서는 기존 교복을 개선해 입거나 생활복을 착용할 수 있도록 둘 다 허용하기로 한 학교(76.2%)가 가장 많았다. ▲기존 교복 개선 8.7% ▲생활복 3.3% ▲자율화 0.6% 순이다. 일부 학교는 체육복도 선택지의 하나로 포함하기로 했다.

    두발 자유화와 다양한 형태의 교복을 선택하는 경향은 고등학교보다 중학교가 도드라졌다. 대다수 중학교에서는 두발 길이 자유화에 찬성(94.4%)했다. 염색과 파마 자유화 찬성 비율은 각각 63.1%, 71.1%로 나타났다. 복장과 관련해서는 ▲기존교복 개선·생활복 71.6% ▲기타 13.8% ▲기존교복 개선 9.4% ▲생활복 3.9% ▲자율화 1.2% 등을 선호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건 학생들의 의견을 비중 있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학교는 고등학교와 달리 학생 의견을 50% 이상 반영한 곳이 절반을 넘는다. 전반적으로는 학생·학부모·교사의 의견을 같은 비율(33.3%)로 반영한 학교(52.3%)가 가장 많았다. 학생 의견을 50% 이상 반영한 학교는 44.7%로 나타났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학교 공론화를 앞두고 학교규칙 중 두발 상태와 복장 형태에 대한 학생 의견을 50% 이상 반영하며, 학생·교사·학부모 등이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학교 규칙을 결정하도록 권장했다. 다만, 일부 학교에서 제·개정 절차에서 학생 의견을 50%보다 적게 반영한 것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측은 “학생 의견을 절반 이상 반영하는 정책을 처음 도입하는 만큼 학교 현장에서 이를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학교규칙 제·개정절차를 통해 마련된 두발 관련 규정은 학교규칙으로 공포하는 즉시 시행된다. 복장 관련 규정은 2020학년도에 최종 도입할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학교 공론화를 학교 구성원들이 민주시민으로서 능력과 자질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조 교육감은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숙의와 학생 참여를 보장했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까지(올해 8월 기준) 학교 공론화를 진행한 중·고등학교는 전체 학교의 69.3%(486개교)다. 두발 상태, 편안한 교복에 대한 공론화를 진행한 학교는 각각 61.9%(434개교), 64.2%(450개교)다. 내년 2월까지 전체 중·고교의 80.6%(565개교)가 학교 공론화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