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최고 연봉 직업, 금융에서 IT로
기사입력 2019.09.25 10:26
  •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 사회에서 금융업계는 Top School 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월가 대신 실리콘밸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졸업생 중 금융업계에 취업한 사람의 비율은 2006년 31%에서 2015년 10%로 크게 줄었다. 반면 IT 업계로 진출한 MIT 졸업생 비율은 2006년 10%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28%로 급증했다. 하버드 졸업생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중 금융업계를 택한 졸업생들의 비율은 2015년 33%로, 2007년 42%에서 많이 감소했다. 반면 IT업계를 택한 비율은 7%에서 17%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연봉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술직의 중요성이 더욱더 부각되고 있다. 이로 인해 IT 관련 기술직의 보수가 미국의 실리콘밸리 등 주요 산업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구글 직원들의 2019년 중간 연봉은 $161,254(한화 약 1억 9260만원), 페이스북 직원들의 중간 연봉은 $152,962(한화 약 1억 826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의 선임 연구 과학자는 약 1억 8385만 원의 연봉을, 선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약 2억 5900만 원의 연봉을 받는다. 최근 급부상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분야의 경우, 관련 학과의 박사학위 소지자들에게 3억 4000만원 ~ 5억 6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구직 정보 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에 따르면 미국 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관리자의 평균 연봉은 1억 85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에서 IT 기술 직종이 고액 연봉자로 구분된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이 같은 추세는 분명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중국 역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직업이 금융업계에서 IT 기술 업계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통계 당국에 따르면 SW 기술 분야 종사자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2만 2478위안으로, 금융권 종사자들의 평균 연봉인 11만 7418위안을 추월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관련 직업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충족시켜 줄 만큼 충분한 인력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연봉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하나의 중요한 지표임에는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1980~2000년대에 태어난 Y세대나 밀레니엄 세대에게 ‘Technology(기술)’란 키워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이들에게 ‘컴퓨터 언어’는 디지털 시대의 영어와 같은 존재로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흐름은 국내 대학 입시에도 어느 정도 반영되는 듯 하다. 2019학년도 대학 입시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는 상위 표준점수 백분위가 0.13~0.15%로 서울 지역 주요 의대에 근접했다. 통상적으로 서울대학교 의대는 상위 0.03% 이내, 고려대학교 의대는 0.13% 이내로 추정된다.

    지난 10년 사이 글로벌 시가총액 Top 5 회사가 모두 IT 기업으로 바뀌었다. 내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습득해야 한다. 필자가 제시하는 승자의 키워드는 ‘Technology(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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