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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체험형 동물 카페' 논란

오누리 기자

2019.09.0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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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을 위해? 카페에 갇혀 지내는 야생동물들은 행복할까…

2년 새 2배… 북극여우 등 종류 다양
동물 서식환경·습성 무시한 채 운영
먹이 끊임없이 받아먹고 비만 되기도
"체험 교육 유익" vs. "동물 학대" 찬반

가까이서 동물을 보고 만질 수 있는 '체험형 동물 카페'가 전국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흔히 볼 수 없는 야생동물을 체험하도록 하는 곳이 증가하는 추세다. 다양한 생물과 교감을 나눌 수 있어 정서적으로 도움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동물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학대 행위라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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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DB
야생동물 카페, 2년 만에 2배 늘어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와 휴메인벳은 전국 야생동물 카페 12곳의 운영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를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서울·인천·부산·경기에 위치한 야생동물 카페의 위생과 안전, 동물 상태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되는 야생동물 카페는 2017년 35개에서 2019년 64개로 약 2배 늘었다. 취급하는 동물도 다양해졌다. 2년 전에는 개·고양이·라쿤 정도였으나 현재는 코아티·북극여우·자칼 등을 취급하는 곳도 생겨났다.

동물 카페는 그간 '동물 학대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각 동물의 서식 환경과 습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영업을 이어가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어웨어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여러 동물 학대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조사 대상 카페 12개 모두 '먹이 주기' 체험을 운영하고 있었다. 주로 개·고양이 사료 등을 손으로 직접 주는 형태다. 먹이를 보고 흥분한 동물이 서로 물거나 사람을 무는 상황이 여러 차례 관찰됐다. 먹이를 끊임없이 받아먹다 비만이 된 동물도 있었다. 동물에게 적당한 생활환경을 제공하지 않는 곳도 많았다. 8개 업소는 공격성을 나타내거나 제어가 힘든 동물, 활동량이 많은 동물 등을 좁은 우리에 가뒀다. 동물이 자유롭게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음수대를 설치한 곳은 5개 업소에 그쳤다. 열악한 환경은 고스란히 동물의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8개 업소에서 정형 행동(스트레스로 인해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보이는 동물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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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수대(마실 물을 제공하는 장치) 없는 공간에 전시된 기니피그.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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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물 카페는 세균성 골수염에 걸린 왈라비(캥거루과 동물)를 사람과 격리하지 않은 채 놔뒀다.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교육적으로 유익' vs. '습성에 맞는 환경 제공 어려워'

문제는 야생동물 카페가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10종류·50마리 미만의 동물만 전시하면 동물원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야생동물을 취급하는 카페가 대부분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돼 있다. 서식지와 습성이 전혀 다른 동물이 한데 섞여 있어도 제재하기 어렵다.

서울에서 야생동물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야생동물 카페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동물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이로운 측면이 있다"며 "모든 동물 카페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야생동물의 습성에 맞춰 환경을 제공하고 질병 감염을 위해 손소독기를 의무 배치하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현재 야생동물 카페는 실내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동물 습성에 맞는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다"며 "동물은 종의 특성에 맞는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물원과 수족관 외 장소에서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관람객과의 직접 접촉을 규제하는 등 보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생각 더하기+

최근 전국에서 왈라비·라쿤 등 야생동물을 다루는 체험형 카페가 늘고 있습니다. "동물과 교감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주장과 "동물을 가둬두고 만지는 것 자체가 학대"라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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