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기업의 수시채용…효과적인 대비법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9.1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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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수십년간 굳건했던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상반기(3월)와 하반기(9월)로 나눠 일 년에 두 차례 진행했던 공개채용(공채) 대신 수시채용으로 신입사원을 뽑는 기업이 늘고 있다. 수시채용은 기업 계열사 또는 부서별로 인력 충원이 필요할 때마다 채용 공고를 내고 사원을 뽑는 방식. 취업준비생에게 아직은 낯선 수시채용, 어떻게 하면 모든 관문을 뚫고 사원증을 목에 걸 수 있을까.

    ◇일 년 새 수시채용 계획 두 배 이상 늘어

    올 하반기 기업의 수시채용 비중은 지난해에 비해 두배 가량 늘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21일 699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19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 186곳의 공채 비중은 56.4%로 지난해 하반기(67.6%)보다 11.2%p 줄어든 반면 수시채용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11.8%에서 올해 같은 기간 24.5%로 증가했다. 수시채용으로 사원을 뽑는 회사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대표적이며 SK그룹과 KEB하나은행은 내년부터 공채를 단계적으로 폐지, 수시채용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업들이 채용 방식을 바꾸는 이유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기존에 진행됐던 정기 공채는 향후 필요한 인력을 미리 예측해 뽑는 방식이었다. 이로 인해 실제로 신입사원이 배치될 시점에 각 부서에 맞는 인력이 부족한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반면 수시채용은 부문별로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선발이 이뤄지기 때문에 적시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한우물만 판 학생만 선호한다? “NO”

    이런 상황에서 취업준비생은 공채와 수시채용을 동시에 준비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각 기업의 채용 일정, 직무별 자격 요건이 상이하므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구인구직 사이트뿐 아니라 원하는 기업의 홈페이지에도 수시로 들어가 채용 공고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때 현실적으로 모든 기업의 채용 공고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일부를 골라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입사를 원하는 기업을 추려 틈나는 대로 공고를 확인하는 것이다. 변지성 잡코리아 홍보팀 팀장은 “같은 직무라도 업종별로 하는 일이 달라 채용 공고가 나기 전에 미리 채용 희망 분야 직무에서 하는 일을 숙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서별로 사람을 뽑기 때문에 직무 적합성을 중시하는 게 수시채용의 특징. 이를 두고 취업준비생들은 특정 직군에서 필요한 전문성을 쌓기 위해 반드시 인턴 등 실무 경력을 쌓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각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직무 적합성은 직장에서의 실무 경험이 아닌 지원한 직무를 위해 해온 노력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잠재력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지원하는 직무와 연관성이 있는 영역에서 어떤 공부와 활동들을 했는지, 그리고 그 경험들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게임 개발자를 희망한다면 게임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게임 개발을 해본 경험이 있는지, 있다면 당시 어떤 언어나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게임을 만들었는지 등을 보여주는 식이다.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선호하다 보니 학생들 사이에 팔방미인형 학생보다는 그동안 꾸준히 한우물만 판 지원자가 더 합격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그룹 인사팀 관계자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했다. “예를 들어 자사 홍보실에는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흔히 ‘홍보실’ 하면 떠오르는 신문방송학과뿐 아니라 국문과, 법학과, 철학과, 전자과, 기계공학과 출신자들이 모여 일을 하고 있죠. 자신이 배운 다양한 지식이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에서 어떻게 긍정적으로 융합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고민해 어필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NHN 인사팀 관계자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수시채용 제도에서는 언제 공고가 나오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취업이라는 마라톤에 전력 질주하기보다는 완급 조절하며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