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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수시 모집은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시행되는 마지막 입시로 가장 큰 변화는 고3 수험생이 지난해보다 무려 6만여 명이나 감소한다는 점이다. 수험생수가 5만여 명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원 가능한 학생부 교과 성적과 수능시험 성적이 예년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학이 발표한 전년도 합격자의 지원 경쟁률과 성적 등 입시 결과를 참조할 때에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다소 낮추어서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어느 정도 낮추어서 봐야 할지 가늠하기가 쉽지는 않다.
필자가 지난 6월과 지난해 6월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수능 모의평가(이하 6월 모평) 국어 영역의 채점 결과를 분석해 본 결과, 백분위 기준으로 6월 모평에서 85점 이상이면 지난해 6월 모평보다 1점씩 높았고, 이어 69점 이상이면 2점씩, 62점 이상이면 3점씩 높았다. 이는 문ㆍ이과 수험생들이 공통으로 응시하는 국어 영역의 6월 모평 응시 인원(6월 모평 올해 464,265명, 지난해 518,487명 응시)을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이다.
2020학년도 수시 모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서 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수능시험 성적 변화부터 이야기하는가 의아해 할 수도 있는데, 이는 수시 모집 지원 전략을 세울 때 그 기준으로 정시 모집에서 수능시험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삼고, 그 이상의 대학과 모집단위로 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잘 알고 잇듯이 수시 모집에 추가로도 합격하게 되면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정시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을 지원 전략을 세울 때부터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시 모집에서 지나치게 낮추어 안정적으로만 지원하게 되면 후회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2020학년도 수시 모집 4년제 대학 전체 모집 정원의 77.3% 선발
2020학년도 수시 모집은 1997년 수시 모집이 도입된 이후 최대 규모로 선발한다. 4년제 대학 전체 모집 인원(347,263명) 가운데 77.3%에 해당하는 268,536명을 선발한다. 이는 2019학년도에 전체 모집 정원(347,411명)의 76.2%에 해당하는 264,641명을 선발했던 것보다 1.1%포인트 증가한 것이 된다. 한편, 올해 고2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1학년도 수시 모집에서는 전체 모집 정원(347,447명)의 77.0%인 267,374명을 선발한다. 그리고 2022학년도 수시 모집부터는 정시 모집 수능 전형을 30% 이상 선발해야 하므로 수시 모집의 선발 비율은 60%대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선발하게 될 전형 유형별 모집 인원은 학생부교과 전형 146,463명, 학생부종합 전형 86,041명, 논술 전형 12,056명, 실기 전형 19,594명, 재외국민과 외국인 전형 4,382명이다. 이를 2019학년도 수시 모집과 비교해 보면, 학생부교과 전형은 3,166명이 증원한 것이 되고, 학생부종합 전형과 실기 전형도 각각 1,181명과 421명이 증원한 것이 된다. 반면, 논술 전형은 1,212명이 감원한 것이 된다.
이를 세부 지원 자격에 따라 분류하는 전형별로 다시 구분하여 살펴보면, 가장 많은 인원은 보편적인 수험생이면 지원할 수 있는 일반 전형으로 2019학년도에 128,375명을 선발했던 것보다 5,911명이 감원한 122,464명을 선발한다. 특기자 특별 전형도 2019학년도에 5,301명을 선발했던 것보다 701명이 감원한 4,600명을 선발한다. 이에 비해 고른기회 특별 전형은 2019학년도에 19,643명을 선발했던 것보다 2,943명이 증원한 22,586명을 선발하고, 학교장 추천 등 대학별 독자 기준에 의한 특별 전형은 2019학년도에 84,663명을 선발했던 것보다 6,687명이 증원한 91,350명을 선발한다. 농어촌 학생과 특성화고교 졸업자 등 정원외 특별 전형도 2019학년도에 26,659명을 선발했던 것보다 877명이 증원한 27,536명을 선발한다. (표1 참조)
2020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전형 유형 및 전형별 모집 인원이 위와 같이 증감하였다고 모든 대학이 동일하게 증감하지는 않다. 논술 전형의 경우 가톨릭대ㆍ광운대ㆍ단국대(죽전)ㆍ서울여대ㆍ한국산업기술대는 2019학년도와 동일한 인원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대학들은 감원하여 선발한다. 즉, 성균관대는 363명, 이화여대는 137명, 서강대는 111명을 감원하여 선발하는데 비해 서울과학기술대는 1명, 숙명여대ㆍ중앙대ㆍ한양대(서울)ㆍ홍익대(서울)은 각각 2명을 감원하여 선발한다. 이에 수시 모집 인원을 알아볼 때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체 모집 인원의 변화뿐만 아니라 지원 대학별로 모집 인원의 변화도 살펴봤으면 한다.
더불어 전형에 따라 선발하지 않는 모집단위도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예를 들면 학생부교과 전형 인문ㆍ자연계 모집단위의 경우 숙명여대는 글로벌서비스학부, 한양대(서울)는 의예과ㆍ간호학과(인문)ㆍ국제학부ㆍ경제금융학부(자연)ㆍ경영학부(자연)ㆍ파이낸스경영학과(자연)에서는 선발하지 않는다.
다음은 2020학년도 수시 모집의 지원 전략을 세울 때 기본적으로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을 정리한 것이다. 수험생들은 이들 내용을 잘 기억하고, 6번의 수시 모집 지원 기회를 잘 활용하고 지원하여 합격의 기쁨을 누리길 기원한다.
수시 모집 지원에 앞서 잊지 말아야 할 것
먼저 수시 모집에 합격하면 이후에 진행되는 정시 모집과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점과 수시 모집 시기가 수능시험 마무리 학습 시기와 겹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수시 모집 지원은 기회가 주어졌으니까 한다는 생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정시 모집을 포함한 전체적인 대학입시의 지원 전략 안에서 자신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특기 등을 고려하고 이에 해당하는 학과와 전공을 선정한 다음 학생부 및 수능 모의평가 성적 등을 바탕으로 목표 대학들을 간추린 이후 구체적인 수시 모집 지원 전략 및 학습 계획을 세웠으면 한다.
수시 모집 지원에 앞서 알아두어야 할 사항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자기 점검과 목표 설정이다. 지금쯤 수험생 중 상당수는 목표 대학과 학과를 어느 정도 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목표를 세우지 못한 수험생이라면 무조건 입시 정보를 찾아 헤매기보다는 자신의 적성을 차분히 살펴보고 희망 학과와 대학을 간추려 내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다음은 수시 모집 지원 전략을 세울 때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다. 이들 내용을 바탕으로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수시 모집 지원 전략을 세웠으면 한다.
첫째, 내게 맞는 전형 유형부터 찾아라.
목표 대학과 학과(전공)가 정해졌다면 이어서는 어떤 전형을 통해 지원을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수시 모집에는 일반 전형뿐만 아니라 다양한 특별 전형도 실시한다. 특별 전형에는 앞서 살펴보았듯이 일반적인 학생들이 갖추기 어려운 재능을 요구하는 특기자 및 재능 우수자 특별 전형 등도 있지만, 학교장 및 교사 추천자, 교과 성적 우수자, 학교생활 및 봉사 활동에 따른 특별 전형과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 전형 등은 특별한 수상 경력이나 재능을 갖지 않은 학생들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전형들도 있다.
학생부 성적과 학교생활 및 다양한 활동 실적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유리한 전형 유형이 있는지 찾아봤으면 한다. 특히 확대 실시되고 있는 학생부종합 전형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2020학년도 수시 모집에서는 전체 모집 인원(268,536명)의 32.04%에 해당하는 86,041명을 선발한다.
둘째, 대학별 학생 선발 전형 자료와 요소별 반영 비율을 숙지하라.
목표 대학과 학과(전공)를 선정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전형 유형도 정했다면, 이제부터는 그에 따른 학생 선발 전형 자료(학생부(교과ㆍ비교과), 논술고사, 면접고사, 적성고사, 서류평가 등)와 전형 요소별 반영 비율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그러면서 대학별, 전형 유형별 특징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과 전형을 간추린다. 이때 또한 수시 모집에서 가장 많이 반영하는 학생부의 반영 방법, 즉 반영 교과목과 교과 및 비교과 등 요소별 반영 방법, 학년별 반영 비율, 등급별 점수, 과년도 합격자의 교과 성적 결과 등을 함께 정리한다. 이는 지원 가능 여부를 검증하는 첫 기준이 되어준다.
셋째, 대학별 당락의 비중이 높은 전형 요소와 자신의 실력을 검증하라.
수시 모집에서는 수능시험 성적이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부 성적뿐만 아니라 논술고사, 면접고사, 적성고사 등 대학별고사가 합격 당락을 결정하는 주요 전형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들 전형 요소는 어느 정도해야 잘하는 것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목표 대학이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한다면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부터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학별고사 실력에 대한 검증은 개인적으로 가늠하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대학별고사에 대한 견해가 깊은 선생님이나 입시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또 대학이나 입시기관 등에서 실시하는 모의 테스트 등을 활용해 자신의 실력을 검증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지원 대학을 선정할 때에는 대학별고사의 출제 경향이 비슷한 대학들을 하나로 묶어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는 대학별고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기출이나 예상 문제는 반드시 챙기고 풀어봐야 한다. 특히 매년 대학별로 발표한 예상 문제와 출제 경향을 반드시 숙지하고 그에 맞추어 대비한다.
넷째, 수능시험 최저 학력 기준을 정확히 숙지하라.
수시 모집에서 수능시험 성적은 직접 반영되지 않지만, 많은 대학들이 최저 학력 기준으로 활용한다. 학생부 성적이 월등하고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고사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수능시험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이라는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목표 대학이 수능시험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하는지, 적용한다면 어느 정도의 수준을 요구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한다. 그러면서 그 이상의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수능시험 대비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입학원서 접수 마감일과 대학별 전형일을 확인하라.
지원 희망 대학을 어느 정도 결정했다면, 그 다음은 이들 대학의 원서 접수 마감일과 전형일을 확인한다. 2020학년도 수시 모집의 경우 입학원서 접수가 9월 6일부터 10일 사이에 대학별로 기간을 정해서 실시하지만, 대학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으므로 희망 대학들의 입학원서 접수 기간을 정확히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 더불어 전형일인 대학별고사 시험일도 확인해 둔다. 이는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고사 대비 계획을 세우는 데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대학별고사 전형일이 수능시험 마무리 학습 기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의 학습 계획이 곧 입시 전략의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어 대학별고사와 수능시험 대비 시간을 잘 안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별고사 대비 계획은 자신의 준비 정도를 점검하고, 희망 대학 중 전형일이 가장 빠른 대학을 기준으로 짜는 것이 가장 좋다.
여섯째, 희망 대학의 지원 방법을 정확히 숙지하라.
수시 모집의 지원 기회가 6회로 제한됨에 따라 수험생들은 6번의 입학원서를 어떻게 작성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다. 아래에 논술고사 응시자의 6회 지원 방법을 예시로 들었지만, 이와 함께 희망 대학이 수시 모집 지원 방법을 어떻게 적용하는지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예컨대 서울대의 경우 한 개의 전형에 한 개의 모집단위에만 지원이 가능하다. 즉, 한 장의 입학원서만을 접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에 비해 연세대는 지원 자격을 충족할 경우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 따라서 희망 대학들이 수시 모집 지원 방법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모집요강을 통해 정확히 숙지하고, 효율적인 입학원서 접수 방법을 다각도로 구성해 보았으면 한다. 특히 소신과 상향 등의 지원 방식을 잘 고려하면서 지원 대학을 정했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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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룡의 입시 포인트] 2020학년도 수시 모집 선발 규모와 지원 전략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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