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정책에 아동·청소년 의견 담아야”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8.27 14:22

-유니세프 미세먼지 주제 포럼…초·중·고 30여 명 참석해
-아동·청소년 의견 반영 위해 선거 연령 낮춰달란 주장도

  • 27일 ‘유스 토크(Youth Talk)–미세먼지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에 참석한 학생들과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지수 기자
    ▲ 27일 ‘유스 토크(Youth Talk)–미세먼지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에 참석한 학생들과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지수 기자
    “선거 참여 연령을 낮춰 대기오염에 취약한 학생들의 의견을 정책에 더욱 잘 반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동우군·경기 초당고 2)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청소년의 목소리에 서울 마포구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어린이지구촌체험관에 모인 어른들이 귀를 기울였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27일 ‘유스 토크(Youth Talk)-미세먼지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행사를 열었다. 미세먼지 없는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은 아동과 청소년이 누려야 할 권리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행사다. 미세먼지 감축은 지속가능한 지구 발전을 위해 지난 2015년 유엔 회원국이 합의한 17개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가운데 하나다.

    이번 행사에는 초·중·고교생 31명 등이 참석했다. 환경을 주제로 한 교내 동아리를 운영 중이거나 환경 문제를 다룬 뮤지컬에서 배우로 활동하는 학생들이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와 이기철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도 참석해 학생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날 학생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와 정책 개선 등을 강조했다. 미세먼지 정책에 학생 의견이 포함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다연(경기 용인 초당고 2)양은 “미세먼지에 대한 면역력이 약한 아동·청소년의 의견은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며 “오늘 같은 자리를 더 자주 마련해 우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학생들은 미세먼지로 인해 학업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박종범(경기 용인 초당고 2)군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 밖에 나가면 눈이 충혈되고 기관지가 아프다. 학업에 집중하기도 어렵다. 미세먼지 때문에 아이들이 건강할 권리와 밖에서 놀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이에 대한 강력한 해결책을 정부에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미세먼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성주(경기 청심국제고 3)양은 “학교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교육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며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자가용을 이용하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대기오염이 심해지는 악순환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 의견을 경청한 포어 총재는 “오늘처럼 학생들의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 성인과 아동·청소년의 의견을 아우르는 미세먼지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선 ‘마루의 파란하늘’이라는 공연도 진행됐다. 미세먼지로 인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초등학생과 중학생 22명이 노래와 춤으로 전하는 뮤지컬이다. 공연에 참여한 차신혁(경기 당촌초 5)군은 “공연을 본 성인과 아동·청소년 모두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는 일에 힘쓰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아동·청소년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 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