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마이스터고 51곳에 ‘고교학점제’ 도입
이재·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8.21 11:06

-2025년까지 고교학점제 전체 고교로 확대
-50분 수업 1학점, 총 192학점 이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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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선도학교인 서울 도봉고 모습./ 조선일보DB
    ▲ 고교학점제 선도학교인 서울 도봉고 모습./ 조선일보DB
    내년부터 마이스터고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를 우선 도입한다.

    교육부는 2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0학년도에 전체 마이스터고 51곳에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고, 2025년까지 이를 전체 고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이수해 학점을 취득하고, 기준학점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교육과정 이수 운영제도다. 교육부는 직업과 고용구조가 빠르게 변하면서 기존의 경직된 학과 운영 체제로는 미래의 신산업 수요를 반영할 수 없다고 판단해 고교학점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마이스터고는 산업현장 중심의 교육과정이 탄력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특성화고와 일반고에 앞서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게 됐다.

    이에 따라 마이스터고는 교육과정 이수 기준을 단위(수업 시수)에서 학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1단위를 1학점으로 바꾸는 식이다. 현재 1단위는 50분으로 이뤄진 수업 17회를 이수해야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50분씩 16회의 수업을 들으면 1학점을 따게 된다. 졸업을 위해 필요한 이수학점도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줄인다. 대신 학생들이 학교 밖 학습경험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이끈다.

    또 융합·심화 교육도 활성화한다. 교육부는 전공 외 학과 과목을 최소 24학점 이상 취득하면 부전공으로 인정하는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학과 내에서도 세부 직무 경로를 다양하게 마련할 수 있도록 이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학과를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과 ‘정보보안 과정’으로 세분화해 보다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함양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장 중심 학습경험도 확장한다. 산업체와 일반대학, 전문대학 등 지역사회 학습장을 활용한 학교 밖 학습경험을 학점으로 인정해 학생의 전공 실무 능력을 높인다. 이미 일부 마이스터고는 대학과 MOU를 체결해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해 운영하고 대학 내 기자재와 실험 실습실을 활용하는 등 상호 협력하고 있어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학교 밖 학습경험 확대에 관한 공통 지침과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한 세부 지침을 마련해 이런 활동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공통 지침에는 학점 인정 주체와 학점 인정 방법, 평가·기록 방식, 교과목 편제 등을 담고 시도별 지침에는 선정 기준과 평가·승인 절차 등을 담기로 했다.

    역량이 뒤처지는 학생을 위한 책임교육도 강화한다. NCS와 연계한 전문교과Ⅱ 실무과목에 최소 성취수준을 적용해 학생의 직무 역량을 점검할 방침이다. 최소 성취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을 수시로 파악해 수업 또는 학기 중에 미도달 예방 지도를 실시하고, 과목 이수에 실패한 학생을 대상으로 보충학습 과정도 제공한다. 보충학습은 방과후나 계절학기에 과제를 제시하거나 수업과 과제를 혼합한 방식 등 학교 여건에 따라 운영토록 했다. 또 보충학습 참여 여부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해 재이수를 독려한다.

    이 밖에도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한 진로상담과 학업설계서 작성 등 자기주도적 진로 탐색을 지원하고, 성장 경로에 따른 학습 상담과 공통과목·전문기초과목 등 희망 세부직무경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또 마이스터고에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 올해 39개 교를 연구·선도학교로 지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학점제 안내서를 개발해 보급하고,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내년까지 전체 마이스터고 51곳을 연구·선도학교로 지정해 이 같은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시·도교육청과의 협력을 통해 교원의 전문성 강화, 교·강사 수 지원, 현장중심 실습환경 조성에도 팔을 걷어붙일 예정이다. 다양한 과목 개설 수요에 대비해 산학 겸임교사 등 현장 전문가의 교육 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취업 지원 인력과 진로 전담 교사도 확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학 겸임교사 정교사(2급) 자격 취득 특별과정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고교학점제 홍보에도 힘쓸 계획이다.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열어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향후 마이스터고 가운데 고교학점제를 우수하게 실행하는 학교를 발굴, 특성화고와 일반고에 알릴 예정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마이스터고는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계기를 맞이할 것”이라면서 “개선사항을 발견해 수정하는 등 고교학점제가 현장에 제대로 안착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성장 경로를 구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