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녀 논란 둘러싸고 '성난 대학가'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8.21 10:28

- "불공정한 혜택 … 정유라 사건과 다를 게 뭐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장학금·논문 논란이 이는 가운데, 20일 후보자의 자녀가 다닌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학생들이 이동하는 모습. / 조선일보 DB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장학금·논문 논란이 이는 가운데, 20일 후보자의 자녀가 다닌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학생들이 이동하는 모습. / 조선일보 DB

    ‘지난 학기 열심히 노력하고도 장학금을 받지 못했는데, 누군가는 성적이 좋지 않아 유급 당하면서도 매 학기 200만원 장학금을 받았네요.’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게시물)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장학금·논문 논란을 둘러싸고 대학가에서 성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모의 영향력으로 이룬 불공정한 일’이라는 비판이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녀와 관련한 각종 특혜 의혹이 나오고 있다. 먼저 교수 개인의 장학재단으로부터 200만원의 장학금을 6학기 동안 받은 사실이다. 특히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뒤 성적 미달로 두 번 유급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다. 김연정(가명·22)씨는 “장학금은 성적이 좋거나 아니면 가정형편이 어려울 때 준다는 상식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대학원생 심정(가명·24)씨는 “논문의 제1저자로 올라간 것도 말이 안된다”며 “책임 저자가 ‘기특해서 제1저자로 올려줬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읽었는데, 대학원생도 전문학회지 논문 제1저자가 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조씨는 한영외고 2학년 재학 당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논문 활동에 2주간 참여한 뒤, 전문학회지에 실린 의학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논문 확인 책임이 있는 단국대는 논문저자를 부당하게 표시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윤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험 없이 프리패스’ 비판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조 후보자 자녀가 필기시험 없이 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도 MEET(의·치학 교육 입문검사) 성적 반영 없이 면접으로 합격했다는 게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성균관대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고등학교, 대학교, 의전원까지 전부 시험을 치르지 않고 입학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놀라울 따름”이라며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매번 시험을 치러야 했던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다”고 했다.

    이에 2016년 전국 대학생의 공분을 사며 대통령 탄핵에 불을 붙인 '정유라 사건'에도 빗대어진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자녀 정유라씨가 이화여대에 입시 규정을 어기고 특혜로 입학한 게 논란이었다. 일부 대학생은 조 후보자 자녀가 받은 특혜가 정씨보다 심하다는 의견이다. 연세대 커뮤니티 세연넷의 한 이용자는 정씨의 수상 실적을 올리며 “적어도 정씨는 본인 수상 실적이 꾸준히 있었다”고 토로했다.

    후보자가 했던 언사도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정유라씨 부정 입학 논란 당시 SNS에 정씨가 ‘돈도 실력’이라고 했던 것을 인용하며 “바로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었다”고 꼬집었다.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의 한 회원은 “알고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철학이 조국 후보자의 철학이었던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 밖에 과거 ‘외국어고등학교 졸업생은 대학교 입학 시 어문계열로 진학해야 한다’, ‘직업적 학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논문 수준은 다르다’고 각각 책과 SNS에서 밝혔던 것도 대학생들로부터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