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자소서 보여주며 개선할 점 찾았어요”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8.16 14:45

-[나의 학생부종합전형 이야기⑦·끝] UNIST 19학번 정경민씨

  • 정경민(19)씨는
    ▲ 정경민(19)씨는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활동을 무작정 찾아 나서다 보면,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학생부를 구성해야 할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본인 제공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은 자신의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수차례 확인한다. 지금까지 해온 활동이 글로 잘 드러났는지 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자소서를 반복해 읽다 보면, 과연 잘 쓴 것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마련. UNIST(울산과학기술원) 새내기 정경민(19)씨는 “이럴 때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서로의 자소서를 피드백하는 과정이 도움이 된다”며 “강조하고 싶었지만 부각되지 않은 부분이나 발견하지 못한 문제점을 제 3자의 시선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고 있는 공부는.
    “UNIST는 무전공으로 입학합니다. 1학년인 지금은 기초과정부에서 여러 분야를 공부하고 있으며, 2학년이 되는 내년에 전공을 선택할 계획입니다.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기계공학과, 산업공학과를 비롯해 에너지공학과, 전기전자공학과 등을 전공으로 고려하고 있어요.

    이와 동시에 발명과 창업에 관심있는 친구들과 팀을 이뤄 창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ICT 분야의 창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나중에는 석·박사과정까지 밟으며 제가 직접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하려 합니다.”

    -고등학생 때 관심사를 확장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고등학교 교내 발명동아리에서는 발명 아이디어를 내고 대회에 출전하는 경험을 쌓았습니다. 다양한 발명품을 만들었는데요,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LG 생활과학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개발한 분무기입니다. 물통을 팔 등위로 올려 손목에 무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발명 과정을 거치며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법을 익혔어요.

    그 후에는 창업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교내 자율동아리로 시작했으나, 창업에 관심 있는 다른 학교 학생들도 함께 활동하다 보니 전국 단위 외부 동아리로 발전했어요. 한밭대가 주최하는 ‘전국 주니어 창업아이템 경진대회’, 대전광역시 주최 ‘고교창업 인재육성 창업경진대회’ 등에 참여하며 사업계획서를 써보고 전문가에게 컨설팅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창업동아리 부장으로서 발명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비즈쿨 고교발명 창업캠프’를 열기도 했습니다. 세 개 학교에서 모인 50여 명의 학생과 함께 발명 아이디어 도면 그리기, 창의적 사고기법 익히기, 사업계획서 발표 등의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자소서 준비 방법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3년 동안 진행한 모든 활동을 파일로 기록해 한 USB에 담아뒀습니다. 자소서를 작성할 때는 이러한 활동 파일 중에 전공과 관심사에 가장 부합한 활동을 뽑아냈습니다. 활동을 논리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자신만의 독창적인 자소서를 쓸 수 있어요.”

    -면접 준비 팁을 전한다면.
    “면접에서 중요한 건 ‘본인이 한 활동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자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한 활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감 있게 면접에 임하면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와도 조리 있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예상 질문과 답변을 달달 외우는 건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 대비, 유연하게 답변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활동을 무작정 찾아 나서다 보면,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학생부를 구성해야 할지 보일 겁니다. 그렇기에 작은 활동이라도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또 학생부에 기록한다고 학교의 울타리 안에서만 얽매여 있지 않기를 바라요. 학교 밖에서 주어지는 더 많은 기회를 잡다보면, 관심사를 넓고 깊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겁니다.”

    <진로진학상담교사의 한마디>
    수험생은 대학 입학전형이 여러가지로 구분된 이유를 이해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각 전형은 서로 다른 역량을 평가합니다. 학생부교과전형은 학교 내 교과 성취, 수능은 전국 단위 학업 성취 등 '성취한 학업 역량'을 평가합니다. 반면 학종은 다른 전형에 비해 '발전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때 발전가능성의 핵심이 되는 것은 '자기주도성', 즉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는 노력과 열정입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워 실천한 후 피드백을 통해 성장하는 게 중요합니다. 정경민 학생의 활동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학생이 한 활동 중 많은 부분은 학생부에 기록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록'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게 핵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진회 대전대신고 진로진학상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