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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NASA 김경재 박사

김다혜 기자

2019.08.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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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슈트처럼 생체 정보 전달
달 거주 위한 새 우주복 개발했죠

기존 형태 버리고 관절 움직이는 형태 만들어
생명 유지 장치 기술, 우주인 안전한 생활 도와
NASA서 일하려면 소통 능력·탐구심 길러야

인류가 달에 착륙한 지 50년, 달은 다시 우주 탐험의 중심이 됐다. 지난 5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인류가 달에 거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스 신화 속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이름을 땄다. 인류는 2024년 달 궤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에서 내려 50여 년 만에 다시 달 표면을 밟는다. NASA는 새로운 임무에 맞는 우주복 제작에 돌입했다. NASA에서 그 우주복을 만드는 남자, 김경재(40) 박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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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연구진이 우주복 제작 위해 열정을 쏟고 있죠.” 김경재 박사를 포함한 NASA의 연구원들은 우주비행사가 무사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협업한다.
우주복은 작은 지구… 우주비행사 보호하죠

―NASA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우주 탐험 영화에서 우주선을 발사하고서 "여기는 휴스턴"이라고 교신하는 장면을 본 적 있나요? 그 '휴스턴'에서 일해요. 정확히는 미국 텍사스주(州) 휴스턴의 NASA 존슨스페이스센터지요. 이곳은 발사대만 없을 뿐 우주 비행에 관한 모든 일을 해요. 저는 생체의학연구 환경과학부서에서 우주복을 연구하는 엔지니어(기술자)입니다."

―우주 탐험을 할 때 우주복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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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우주복의 프로토타입(시험 삼아 만든 제품). 관절을 굽힐 수 있도록 제작됐다. / NASA 홈페이지 캡처
"우주 공간엔 지구처럼 태양의 강한 자외선을 막아줄 대기가 없어요. 숨을 쉴 수도 없죠. 우주복은 극한 환경에서 우주인을 보호하는 생명 유지 장치인 셈이죠.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우주비행사는 달 기지 건설 등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기존 우주복으로는 임무에 실패하거나 다칠 수 있어요."

우주복 기술의 핵심은 '신뢰'

―영화에서는 우주복을 입고 자유롭게 움직이던데요?

"아폴로 16호를 유튜브에서 검색해 보세요. 달 표면에서 넘어진 우주비행사가 일어나지 못해 거북이처럼 버둥대는 영상이 있어요. 실제 우주복은 잔뜩 부푼 풍선과 비슷합니다. 지구와 달리 기압(대기의 압력)이 없는 우주에서 견딜 수 있도록 공기를 가득 집어넣거든요. 손가락을 구부리는 것처럼 작은 움직임에도 힘을 많이 써야 해요."

―아폴로 16호는 1972년 착륙한 달 탐사선이었죠.

"1970년대에 사용한 우주복과 요즘 우주복은 기능적인 면에서 별로 다르지 않아요. 우주복은 스마트폰처럼 최신 기술을 계속 더해 출시하는 게 아니거든요. 가장 중요한 건 신뢰도입니다. 그래서 30~40년 전 검증된 기술을 계속 사용하는 거죠. 하지만 NASA는 최근 10년간 새 우주복을 만들어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위 아래가 연결된 디자인을 버리면서 다리를 굽혀 앉았다 일어나는 것이 훨씬 수월해졌어요. 여성 우주비행사를 위한 우주복도 준비하고 있죠."

―박사님의 기술은 어떻게 사용되는 건가요?

"제 연구는 우주비행사가 안전하게 생활할 환경을 만드는 생명 유지 장치에 활용돼요. 영화 속 아이언맨이 헬멧을 쓰면 자기 몸 상태에 대한 정보들이 화면에 뜨잖아요? 우주인에게도 비슷한 정보를 제공해요. 생체 자료를 측정해 체력 단련의 정도를 조언하는 식이죠."

신호 공부하던 학자 "인생 180도 바뀌었죠"

―언제부터 우주에 관한 연구를 했나요?

"전 지난 4월 NASA로 왔어요. 그전엔 우주와 관련된 연구를 할 거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죠. 한양대학교에서 TV 화질이나 통화 음질을 개선하는 전자공학을 연구했죠. 어느 날 문득 '사람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삶의 방향도 완전히 바뀌었죠.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미국 마이애미대학교에서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연구에 참여했어요. 뇌와 근육의 신호를 읽고, 몸의 움직임을 숫자로 바꿔내는 분야에 제 학문이 이용됐죠. 미식축구 선수의 몸 상태와 부상의 연관성을 연구하기도 했고요. 2016년엔 우주비행사가 극한 환경에서 어떻게 운동 능력을 잃는지 미국 존스홉킨스의과대학교와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물을 보고 NASA가 '같이 일하자'고 했어요(웃음)."

―NASA에서 일하고 싶은 어린이들에게 조언을 하자면요?

"NASA에선 많은 회의가 열리지만 '내 말이 다 맞는다'며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없어요. 모두 자기 연구에 자부심 넘치는 사람인데도요. NASA에서 일하고 싶은 어린이라면 내 생각을 주변 사람과 나누고 함께 결론을 내는 연습을 해보세요. 탐구심이 있고 소통을 잘하는 어린이라면 언젠가 저와 NASA에서 만나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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