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치를 2022학년도 대학입시(대입)에서는 많은 것이 달라진다. 정시의 비중이 확대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선택형으로 바뀌며 수능 선택과목을 지정하는 대학이 늘어난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 내용도 대폭 축소된다. 변화하는 2022학년도 대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입시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 정시 30% 이상 확대 … “무조건 정시 ‘올인’해서는 안 돼”
지금까지는 수시가 계속 확대되는 추세였다. 수시 비중은 올해 고3이 준비하는 2020학년도 입시에서 77.3%로 최고점을 찍고, 2021학년도 입시에서도 77%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그러나 지난해 공론화과정을 거쳐 탄생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방안에 따라, 고1이 치르는 대입에서는 정시의 비율이 지금보다 대폭 높아진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정시 선발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정부가 내세운 비율보다 정시 선발 비율이 크게 늘 것이라 예상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시모집 정원 내 전형에서 채우지 못해 정시로 이월하는 인원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험생이 체감하는 정시 선발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고 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실제 정시 선발 비율은 35~40%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정시에 치중하는 건 위험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여전히 비중이 높은 전형은 수시이기에, 기본적으로 내신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늘어난 정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능 공부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 소장은 “1학년을 마무리하고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의 비교우위를 따져, 수시와 정시 중 중점을 둘 전형을 고민해보라”며 “대입 변화로 현 고2 학생들이 재수를 꺼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능 성적이 우위에 있는 학생은 정시로 대입에 도전해보기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 첫 문·이과 통합형 수능 … “대학, 전공 따라 과목 선택”
2022학년도 수능은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학생은 자신의 계열에 상관없이 영역별로 과목을 자유롭게 택해 시험을 치르면 된다. 국어영역의 경우 독서와 문학을 공통으로 하고, 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해 응시해야 한다. 수학영역은 수학I과 수학II를 공통으로 응시하고,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중에서 한 과목을 골라 시험을 치른다. 탐구과목에서는 자연계열과 인문계열 상관없이 사회탐구 아홉 과목, 과학탐구 여덟 과목 중 두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이때 고려해야 할 점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선택과목 지정 여부다. 일부 대학은 계열이나 전공에 따라서 수험생이 수능에서 치러야 하는 과목을 정해놨다. 대체로 인문계열의 모집단위에서는 과목을 선택하는 데 큰 제한이 없는 편이다. 다만 서울과학기술대는 인문계열 수학영역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과목을 택할 것으로 요구한다.
자연계열 학생이라면 선택과목에 더 유의해야 한다. 국어와 영어영역의 경우 제한이 없지만, 수학과 탐구영역에서는 과목을 지정하는 학교가 많다. 대표적으로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등 9개 대학은 수학영역에서 미적분과 기하 중 한 과목을 택하도록 요구한다. 탐구영역이 경우, 앞선 9개 대학과 한양대 에리카캠퍼스가 선택과목을 지정하고 있다.
수능 선택과목은 학교 수업에서의 선택과목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내신 공부를 하면서 수능도 대비할 수 있어서다. 이때 이 소장은 “선택과목을 결정하기 이전에 진로희망을 결정하는 게 급선무”라며 “진로희망에 따라 희망 전공이 결정되고, 이에 따라 대학에서 요구하는 선택과목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어떤 수업이 열리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우 평가팀장은 “재학 중인 학교의 교육과정편성표를 확인하면 2, 3학년 때 어떤 과목을 개설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학교에 자신이 원하는 수업이 없다면,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이나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알아보라”고 조언했다.
다만, 현재 모든 대학이 선택과목 지정 여부를 밝힌 건 아니다. 지금까지 경희대, 고려대 등 20여 개 대학만이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선택과목을 밝혔다. 다른 대학의 선택과목 지정 여부는 이달 중 알려질 예정이다. 이 소장은 “학생을 선발해 데려갈 수 있는 수도권 대학은 선택과목을 지정하고, 이와 반대로 충원해야 하는 지방 대학은 선택과목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학생부 간소화 … “행동특성 및 종합영역 챙겨야”
2022학년도 입시에서는 학종 공정성을 제고한다는 취지로 학생부 또한 변화한다. 기재 내용과 항목이 줄어 간소화되는 게 특징이다. 대학에 제공하는 수상경력의 개수는 한 학기당 하나로 제한되며, 자율동아리는 한 학년 당 하나만 기재할 수 있다. 봉사활동 특기사항 항목도 사라지며,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글자 수도 축소된다.
학생부 기재 공간이 이전보다 줄어든 만큼 활동을 효과적으로 기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남 소장은 “학생부에 활동을 더 잘 드러나게 기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교과나 동아리 담당 교사가 자신을 생각했을 때 떠올릴만한 점이 있다면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종에서 추천서를 대체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입 개편방안에 따라 2022학년도에는 추천서가 폐지된다. 유석용 서라벌고 교무부장(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은 “대학은 추천서 대신 학생부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으로 학생에 대한 교사의 평가를 접할 것”이라며 “여기서는 앞에 있는 인적사항과 독서활동 사항을 반복하기보다, 교사만의 추천 의견을 담는 형태로 채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 기입 전략도 조정해야 한다. 한 학년에 하나만 기재할 수 있는 자율동아리의 경우,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항만 30자 이내로 서술해야 한다. 반면 전체 동아리 활동에 기입할 수 있는 글자 수는 이를 크게 웃도는 500자다. 유 교무부장은 “많은 분량을 서술할 수 있는 정규동아리 활동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만약 자율동아리에서 배운 바가 크다면 학생부가 아닌 자기소개서에 기입하는 식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現고1 겪을 2022 대입 변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 입시전문가들의 '정시 확대, 문·이과 통합형 수능, 학생부 간소화'에 대한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