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말하기 대회 참여해, 면접 긴장 극복했죠”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8.09 14:55

-[나의 학생부종합전형 이야기⑥]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19학번 최지수씨

  • 외국어 배우는 것을 좋아하던 최지수씨는 일본어에 흥미를 느끼며 일어일문학과로 진학했다. / 본인 제공
    ▲ 외국어 배우는 것을 좋아하던 최지수씨는 일본어에 흥미를 느끼며 일어일문학과로 진학했다. / 본인 제공

    올해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합격한 최지수(19)씨는 중요한 자리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런 성격은 학종 전형과정 중 면접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데 걸림돌이었다. 미리 면접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는 학교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긴장하는 성격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수업 시간에 친구들 앞에서 하는 발표나 교내 말하기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다른 사람 앞에서 제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실전 연습을 꾸준히 했어요.”

    -일어일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외국어를 배우는 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외국 매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 다른 문화권의 사람과 쉽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데 매력을 느꼈어요. 주로 접해온 외국어가 영어였기에 영어영문학과로 진학할까도 고려했지만, 고등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배운 일본어에 흥미를 느끼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특이하게 생긴 글자를 읽을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고, 우리나라랑 같은 한자 문화권인지라 비슷한 발음이 많아 친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일본어를 배우다 보니, 제가 꾸준히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외국어는 일본어라고 여겨지더군요.”

    -일본어를 어느 정도로 할 줄 알았는지.
    “고등학교 입학 전에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읽을 줄 아는 정도였지만,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들으며 일본어 실력을 늘렸습니다. 그러고도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에 독학으로 JLPT(일본어능력시험)를 준비했습니다. N3 레벨을 취득하며 일상적인 회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일본어를 익혔습니다. 언어 실력을 높이고 싶은 욕심에 자격증을 준비했지만, 어문계열을 희망한다고 자격증을 꼭 딸 필요는 없어요. 대학에서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기 때문에, 고등학생 때는 학교생활에서 관심과 노력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관리 노하우는.
    “따로 학생부를 채우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저만의 관심사와 꿈을 찾고, 이와 관련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좋아하는 것을 재미있게 공부하려는 태도로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저만의 방식대로 어느새 학생부가 채워졌습니다.”

    -어떻게 관심사를 확장했나.
    “언어능력을 활용해 국가 간 문화 교류 분야에서 일하는 게 제 꿈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언어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일본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수업에서 관련 내용이 나오면 더 집중해 들었고, 학교에서 깊게 다루지 않은 부분은 독서로 보완하려 했습니다. 읽었던 책 중에는 ‘쟁점 한일사’라는 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해당 도서로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 쟁점이 되는 사건을 중립적으로 바라보고자 했습니다.

    이중 특정 주제를 흥미롭게 여겨 교내활동으로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B·C급 전범’을 주제로 인권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B·C급 전범은 주로 지도자급인 A급 전범과 달리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전쟁범죄에 얽매인 경우가 많습니다. 포로감시원으로서 연합군 포로와 접촉했다는 이유만으로 전범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는 식으로요. 이들은 우리나라와 일본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권 문제를 알리기 위해, 교내 국제인권동아리에서 짧은 정보성 글을 작성해 화장실과 교내 복도에 붙이는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그 외에 도움이 됐던 활동은.
    “교내활동을 언어와 관련해 폭넓게 진행하며, 언어에 대한 전반적인 감각을 익힐 수 있었어요. 예를 들면 영어 원서 한 권을 친구들과 함께 돌아가며 번역하는 ‘릴레이 번역’ 프로그램, 미국의 원어민과 5대 1로 화상 영어에 참여하는 방과 후 수업, 영어 스피치 대회 등으로 외국어를 실제로 활용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교내·외 진로프로그램은 공부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해 선배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일어일문학과가 아니더라도 같은 어문계열학과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학에서 어떤 태도로 배워야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또 대학입시 준비 방법이나 학과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학종을 준비하며 ‘이렇게 고생했는데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고 미래는 알 수 없으니,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애쓰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고민하지 말고 일단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에 걸맞은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진로진학상담교사의 한마디>
    최지수 학생은 자신의 관심 분야와 관련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재미있게 공부하려는 태도로 수업에 임했습니다. 관심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독서 활동으로 충족하고, 교내활동을 통해 확산시킨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학종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성장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입니다. 대학은 학생이 어떻게 학교에서 공부하며 성장했는지 확인하려 하며, 이러한 모습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건 수업 시간입니다. 학교 수업에 집중하며 관심 분야에 대해 꾸준한 노력과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성길 연수여고 진로진학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