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日 경제보복에…대학 “기술 국산화 돕겠다”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8.08 15:00
  • 지난 7일 오후 2시 대전 충남대학교에서 ‘일본 경제침략 대책 마련을 위한 대전·충남지역 대학총장 긴급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학 총장들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기업의 기술 개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충남대 제공
    ▲ 지난 7일 오후 2시 대전 충남대학교에서 ‘일본 경제침략 대책 마련을 위한 대전·충남지역 대학총장 긴급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학 총장들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기업의 기술 개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충남대 제공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경제보복 조처를 하자, 대학들이 “국내 기업들의 기술 역량 강화를 돕겠다”며 발벗고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카이스트다. 카이스트는 반도체·에너지·자동차 등 주요산업 분야의 핵심소재·부품·장비업체들의 원천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KAMP·KAIST Advisors on Materials & Parts)’을 5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개정안이 일본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직후다. 카이스트 전·현직교수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권에 들어설 것으로 유력한 1194개 품목 중 159개 소재·부품 등 관리 품목과 연관된 중견·중소기업의 애로기술 개발지원과 자문을 진행한다.

    서울대학교도 뒤따랐다. 서울대는 지난 7일 ‘기술자문 특별전담팀’을 꾸리고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타격을 입은 소재·부품·장비 100대 품목의 공급 안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특별전담팀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화학소재 등 6개 분야에 대한 기술 자문을 지원한다. 반도체공동연구소 등 서울대 공대 소속 6개 연구소가 관련 산업 분야에서 국내 기업에 기술 자문을 지원하고, 공대 교수 320명도 SNU 공학컨설팅센터를 통해 지원할 방침이다. 특별전담팀은 이주 중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지역대학 총장들도 뜻을 모았다. 7일 대전 충남대학교에서는 ‘일본 경제침략 대책 마련을 위한 대전·충남지역 대학총장 긴급간담회’가 열렸다. ▲건양대학교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대덕대학교 ▲대전대학교 ▲목원대학교 ▲배재대학교 ▲우송대학교 ▲충남대학교 ▲한남대학교 ▲한밭대학교 ▲혜천대학교 등 11개 대학 총장들은 대덕연구단지 내 정부출연연구소·지역 기업과 전략소재·부품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고, 과학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지역 기업의 기술 국산화를 서둘러 지원하기 위해 기존 부서를 확대 개편한 대학도 있다. 경북대학교는 오늘(8일) 기존의 공과대학 부속 산업현장기술지원단 산하에 ‘기술국산화지원부’를 신설해 대구·경북소재 기업의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국산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대 공대 교수 120여명은 기술국산화지원부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과 자문에 참여할 방침이다.

    앞으로 일본의 경제보복이 장기화할수록 이처럼 국내 기업에 기술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원화 경북대 공과대학장은 “일본의 경제보복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역 기업의 기술 국산화를 중점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