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성공 위해선…“교사 행정 업무 없애야”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7.09 16:51

-9일 국회서 고교학점제 관련 토론회 개최
-다과목 수업 준비에 필요한 시간 제공해야

  • ‘고교학점제의 길을 찾다: 고교학점제, 점검과 진단’ 토론회 현장./ 하지수 기자
    ▲ ‘고교학점제의 길을 찾다: 고교학점제, 점검과 진단’ 토론회 현장./ 하지수 기자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교사들은 다(多)과목을 지도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됩니다. 이러한 부담을 줄여주고 교육의 질적 성장을 위해 교사의 행정 업무를 줄이는 게 아닌 없애줘야 합니다.”

    고교학점제가 학교 현장에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행정 업무를 없애는 등 업무 분장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고교학점제의 길을 찾다: 고교학점제, 점검과 진단’ 토론회에서다.

    이날 토론회는 오는 2025년 전면 도입될 고교학점제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제도 시행 전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대표와 홍원표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들은 공통으로 제도 시행 전 교사의 업무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학생 지도·관리 측면에서 담임교사의 역할을 변화시키거나 교사 업무를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학급제에 기반을 두고 있어 학생의 생활지도가 담임교사에 의해 이뤄진다. 그러나 고교학점제가 자리를 잡게 되면 학급의 중요성이 약화되기 때문에 동학년 학생 수를 일정 숫자로 나눠 지도 교사를 지정하고 학생별 교육과정 이수 관리는 교육과정 상담사가 맡는 식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교사의 수업 책임 시수도 적정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될 경우 한 교사가 두 과목 이상을 감당하게 될 텐데 하루 3~4시간, 주당 18시간 수준으로 수업을 하면서 다과목 수업을 내실있게 준비하기란 어렵다”며 “교사의 책임 시수를 12~14시간 정도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라 경기 성남 늘푸른고 교사 역시 교육의 질적 향상 위해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정 교사는 “교사의 행정 업무를 경감하는 게 아니라 없애야 한다. 그동안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교원 행정 업무 경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여러 방안을 모색했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많은 행정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학생 생활지도, 교원 행정 업무가 많은 상황에서 교사들에게 소명의식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정부가 행정 업무 폐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교사는 그 일환으로 ‘행정 전담 교사제’를 운영하거나 교육청 차원에서 인력을 조직해 학교에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밖에 토론회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해 필요한 학교 밖 학점이수기관의 강사 교육역량 신장, 수업 내용과 방법의 변화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