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17일부터 개교 첫 종합감사 받는다
이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7.09 11:06

-교육부, 12차 신뢰회복추진단 회의서 감사계획 확정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등재한 A교수·전북대 조치
-시민감사관 기관추천 5명 대국민 모집 10명 등 선발

  • 교육부는 9일 12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17일부터 연세대 종합감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양수열 기자
    ▲ 교육부는 9일 12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17일부터 연세대 종합감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양수열 기자
    연세대학교가 교육부의 사립대학 종합감사 첫 대상으로 지목됐다.

    교육부는 9일 12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17일 연세대 종합감사를 시작으로 사립대학 종합감사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전북대학교 미성년(자녀) 논문 등 특별감사 결과와 시민감사관 최종 선발 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연세대가 교육부의 종합감사를 받는 것은 개교 이래 처음이다. 법인과 입시·학사, 인사·채용, 재산·회계, 시설·물품 등 대학운영 전반을 2주간 감사한다. 회계사 등 전문인력을 포함해 25명의 감사인력이 투입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이번 감사부터 새로운 관점에서 감사에 접근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유관부처의 감사인력을 지원받을 계획이다. 

    앞서 교육부는 11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사학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개교 이후 한 번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대학을 2021년까지 종합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학생 6000명 이상 규모 16개 대학이 대상이다. 가톨릭대학교, 건양대학교, 경동대학교, 경희대학교, 고려대학교, 광운대학교, 대진대학교, 동서대학교, 명지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서강대학교, 세명대학교, 연세대학교, 영산대학교, 중부대학교, 홍익대학교 등이다. 

    이 가운데 연세대는 재학생 규모 3만6000여명으로 가장 규모가 커 우선 감사대상으로 선정됐다. 연세대는 또 지난해 교육부 국가재정사업비 241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교육부는 향후 순차적으로 감사를 실시하고, 감사를 통해 나타난 문제를 제도 개선 등을 통해 보완해 사학의 회계 투명성과 교육 책무성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교육부는 전북대 미성년 공저자 논문 부실조사와 관련한 특별감사 결과도 발표했다. 감사 결과 교육부는 전북대의 부실한 행정 조사와 입시관리체계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전북대를 기관경고 조치하고, 관련 교수 등 23명에 대한 중징계를 전북대에 요구했다. 또 부정 입학이 확인된 교수의 자녀 등에 대해 전북대 입학 허가 취소를 통보하고, 검찰 고발과 수사 의뢰 등을 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북대 A교수는 5건의 논문에 당시 고등학생이던 두 자녀를 공저자로 등재했다. 이 가운데 한 자녀가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3건의 논문에 추가로 공저자로 등재했다. 전북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이 가운데 3건을 부당한 저자표시로 보고 연구부정행위로 판정했다. 그러나 A교수는 자녀를 저자로 등재한 논문이 국가연구개발사업과 관련이 있다며 한국연구재단·농촌진흥청 지원으로 표기해 논문 등재 인센티브 490만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게다가 A교수가 공저자로 등재한 두 자녀는 각각 2015학년도, 2016학년도 전북대에 수시모집으로 입학하면서 연구부정으로 판정된 논문을 대학 입시 자료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한 자녀는 A교수가 재직 중인 학과로 입학해 성적특혜를 받는 등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났다. 

    특히 A교수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국가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하면서 학생연구원의 인건비를 공동 관리했고, 이 가운데 4억100여만원을 증빙자료 없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번 감사가 시작되자 A교수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학생들의 카톡 대화 내용을 삭제하도로고 지시하고, 교육부 감사에 협조하지 말라고 종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회의에서 사립대학 종합감사 등에 활용하기 위한 시민감사관을 공개모집해 15명을 추가 선발했다. 시민감사관은 교육부의 부족한 감사인력을 보완하고 제3자의 시선에서 교육문제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시민이 감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제도다. 

    앞서 지난 5월 10명을 선발하는 시민감사관 대국민 공개모집 결과 115명이 지원했다. 5명을 선정하는 기관추천 시민감사관은 7개 기관에서 12명을 추천받았다. 추천에 참여한 단체는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세무사회, 한국공인노무사회, 정부 법무공단, 교육시설재난공제회,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이다. ‘

    교육부는 이 가운데 1차 서류심사와 2차 심층면접을 거쳐 기관추천 5명과 대국민 공개모집 10명을 최종 선정했다. 선발 결과 변호사외 회계사, 세무사, 건축사, 노무사 등 자격증 소지자 11명, 타기관 감사경력자 3명, 교수 1명이 선정됐다. 

    향후 감사 관련 실무 연수를 실시한 뒤 종합감사 등에 전문분야별 특성을 감안해 참여할 예정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사학의 책무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2021년까지 종합감사를 진행하고, 사립학교법 개정 등 다른 제도개선도 차질없이 추진해 교육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녀를 논문에 부당하게 저자로 끼워넣고, 그 논문을 대학 입시에 부정하게 사용한 A교수 사안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소망하는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예외없이 엄중하게 조치하고,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고 조사하고 엄정한 사후 조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