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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생각은?] 설악산에 또 케이블카 추진

박지원 객원기자

2019.07.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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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역 경제 살릴 것"
"환경 파괴, 풍광도 해쳐"

오색케이블카, 20년 넘게 '제자리걸음'
고성군, 신선대 구간 설치 계획에 논란

"자연 훼손 최소화하며 등산객 편의 도와"
"설악산 뚫리면 전국 각지 마구 생겨날 것"

사계절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강원도 설악산에는 1970년부터 해발 700m를 오가며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케이블카가 있습니다. 소공원과 권금성을 가로지르는 이 케이블카를 타면 설악산의 구석구석은 물론 저 멀리 동해까지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데요. 그 덕분에 설악산 케이블카는 연간 70만 명이 이용하는 지역 대표 관광 명물로 자리 잡았죠.

이 효과를 노리고 강원도 양양군도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정부의 반대로 2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요. 최근엔 고성군도 설악산 자락에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밝혔습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환경보호라는 찬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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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DB

양양 이어 고성도 케이블카 설치 추진

최근 고성군은 토성면 신선대(해발 620m)와 대명관광단지 주변을 케이블카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곳은 국립공원 구역은 아니지만 울산바위와 화엄사는 물론, 속초·고성 지역을 두루 볼 수 있는 명소로 손꼽히지요. 이보다 앞서 양양군은 1995년부터 오색약수터에서 끝청봉(해발 1480m) 하단까지 총 3.5㎞ 구간을 잇는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지역개발, 환경보전 등의 이유로 벽에 부딪히며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어요.

"케이블카가 경제도 자연도 살려"

설악산은 국립공원이자 백두대간보호구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으로 중복 지정돼 철저히 보호받습니다. 그럼에도 각 지자체가 케이블카 사업에 나서는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 때문이에요. 고성군의 안수남 관광정책담당은 "신선대 케이블카로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양양군도 오색케이블카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연간 1520억 원으로 예측합니다.

아무리 잘 닦인 등산로라도 탐방객이 많으면 주변 환경이 망가지기 마련입니다. 케이블카가 오히려 이런 산림 훼손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있죠. 이기종 경희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스위스 등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유럽에서도 케이블카를 운영한다"며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등산객의 편의를 높이고 자연도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케이블카는 노약자·장애인 같은 보행 약자가 편안하게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교수는 "누구나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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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망치는 케이블카 도미노 생길 것"

반면 설악산에 제2의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공사 과정에서 자연이 파괴되고, 케이블카의 모습이 설악산만의 풍광을 해친다는 거죠. 환경보호가인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설악산 신선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의 서식지이자 국립공원 구역에 가까운 지역이다. 국립공원으로서 가치를 지키려면 주변 지역까지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케이블카 도미노 현상'도 우려해요. 엄격하게 보존돼 온 설악산이 뚫리면 전국의 다른 국립공원에도 케이블카가 마구 생겨날 게 뻔하다는 거죠.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자연을 함부로 해쳐서는 안 된다"며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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