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기고사 없이 진학할 수 있는 예체능학과는?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6.20 10:33

-“실기·면접 없는 전형 지원 시 학업 역량 증명해야”

  • 올해 초 서울의 한 대학 예체능계열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실기고사를 치르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 올해 초 서울의 한 대학 예체능계열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실기고사를 치르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오는 9월 2020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많은 수험생은 교과 성적뿐만 아니라 자신의 진로나 적성에 맞춰 비교과 활동 등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예체능계열로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실기고사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에 입시전문가와 함께 예체능계열임에도 실기고사를 치를 필요가 없거나 관련 비교과 활동을 평가하지 않는 학과에 대해 살펴봤다.

    ◇영화·영상계열

    올해 수시모집에서 영화·영상계열 선발인원은 ▲실기위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논술전형 순으로 많다. 영상, 포트폴리오 제작 경험이 있는 수험생은 실기위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을, 상대적으로 준비가 부족한 학생은 학생부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에 지원하면 좋다.

    전형별로 살펴보면,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는 학생부교과전형으로 학생부 교과 성적(90%)과 출결 등 비교과(10%)를 평가해 8명을 선발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학생부교과전형은 예술계열임에도 합격자 내신 평균 성적이 높을 뿐만 아니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어 학업능력이 비교적 우수한 학생에게 유리하다”며 “다만, 학생부교과전형에서 2단계 면접 고사를 치르는 대학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험생들의 실질적인 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술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과는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영화전공(4명),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6명) 등이 있다. 논술고사 문제와 평가방법은 각 대학의 인문계열과 같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두 학교 모두 적용하지 않는다. 우 평가팀장은 “2019학년도 대입에서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영화전공의 경쟁률은 130대 1,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의 경쟁률은 30.83대 1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수험생의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술·디자인계열

    미술·디자인계열에서 순수미술 관련 학과는 실기, 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반면, 교과 외에 다른 평가요소가 없는 학과는 패션디자인이나 산업디자인 등 디자인계열 학과에 해당한다. 우 평가팀장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지원하는 학생은 다양한 미술 활동 등 비교과와 면접고사 등이 준비돼 있어야 유리하다”며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은 학생이라면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학과는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10명) ▲중앙대 디자인학부 실내환경디자인 전공(6명) ▲중앙대 디자인학부 패션 전공(5명) ▲한양대 주얼리·패션디자인, 산업디자인, 커뮤니케이션디자인, 영상디자인학과 등 4개 학과(17명) ▲홍익대 예술학과(4명) 등이다. 동덕여대, 한양대, 홍익대의 경우, 교과 100%로 학생을 선발하며, 중앙대만 교과(70%)와 출결, 봉사 등 비교과(30%)를 합산해 선발한다.

    단, 우 평가팀장은 “대학마다 학생부 반영 교과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학생부 교과 성적을 살펴보고 장점이 드러난 교과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며 “높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면 더욱 도전적인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논술전형으로는 논술(60%)과 학생부 교과 성적(40%)을 평가하는 홍익대 예술학과(4명)를 지원할 수 있다. 수능 이전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체육계열

    체육계열은 운동선수와 같이 신체 능력이 필요한 전공 외에도 스포츠산업, 스포츠과학, 스포츠의학과 같은 타 학문을 접목한 전공이 있어 실기고사 없이도 지원할 수 있는 학과가 있다.

    학생부교과전형 선발 학과는 ▲가천대 운동재활복지학과(5명) ▲고려대 스포츠과학전공(4명), 스포츠비즈니스전공(4명) ▲성신여대 운동재활복지학과(5명) 등이 있다. 가천대의 경우, 교과(80%)와 출결, 봉사 등 비교과(20%)를 적용해 평가하고, 나머지 대학은 모두 교과 100%로 학생을 선발한다.

    ▲가천대 운동재활복지학과(14명) ▲고려대 스포츠과학전공(5명), 스포츠비즈니스전공(5명) 등은 적성고사전형으로 학생을 모집한다. 이들 전형의 평가요소는 교과(60%)와 적성고사(40%)로 같다.

    논술전형으로는 ▲경희대 체육학과, 스포츠의학과, 골프산업학과, 태권도학과 등 4개 학과(22명)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전공(3명)에서 학생을 모집한다. 두 대학 모두 논술(70%)과 학생부(30%)를 반영해 논술의 영향력이 매우 큰 편이다. 한국외대의 경우, 다른 인문계 모집단위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같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우 평가팀장은 “올해 수시모집에서 예체능계열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반드시 뛰어난 수상기록과 탁월한 실기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비교적 낮은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을 것이란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라며 “실기, 면접 등 대학별고사가 없는 전형은 그만큼 교과 성적이나 논술, 적성고사, 수능 등급 등으로 자신의 학업역량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하므로 세심한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