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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한 달여 앞두고 초등학생 자녀와 진로체험학습을 계획하는 부모들이 많다. 자녀와 진로체험학습을 진행할 때 독서 활동을 겸하면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진로 탐색 동기를 부여하고 심층적으로 관심·흥미 분야를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오용순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연구소장의 조언을 얻어 진로 탐색을 돕는 독서 지도법을 세 단계로 나눠 들어봤다.
먼저 책을 통해 자녀에게 진로를 설정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아이와 비슷한 연령대의 주인공이 꿈을 찾는 과정을 그린 도서가 이를 도와준다. 예를 들어, 초등 저학년 자녀에게는 별다른 꿈을 갖고 있지 않았던 소년이 ‘꿈을 비추는 거울’을 만난 뒤 스스로 진로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담은 ‘커서 뭐가 될래?’(상상의집)를 읽게 하는 식이다. 학생들은 독서를 하면서 주인공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주체적인 진로 탐색의 중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다.
이어 실존 인물의 일대기를 다룬 책으로 자녀가 자신의 관심 분야와 가치관을 파악하도록 이끈다. 가치관은 삶의 태도를 정하는 자신만의 신념으로, 진로 선택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초등 고학년 학생을 예로 든다면 고(故) 스티브 잡스의 성장기를 담은 ‘스티브 잡스 아저씨의 세상을 바꾼 도전’(주니어김영사)을 통해 창의성, 도전, 열정 등에 가치를 두고 일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접하고 자신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생각해보는 식이다. 다른 책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해당 분야에 몸담은 전문가가 쓴 책을 보며 관심 있는 산업과 직군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할 차례다. 이는 학생별로 가치관과 관심 분야에 맞춰 심층적으로 진로를 탐구하도록 돕는다. 초등 고학년 학생 가운데 로봇 분야로 나아가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로봇 박사 데니스 홍의 꿈 설계도’(샘터)로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이 꿈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살핀다.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또래와 토론하는 활동을 병행하면 희망 진로에 대한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한 가지 더, 진로체험학습에 자녀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경우 ‘질문에 답을 찾는 활동’을 곁들여보자. 예술가를 꿈꾸는 초등 저학년생이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 미술전에 간다고 가정해본다. 체험학습 전 미리 ‘어린이를 위한 반 고흐’(다섯수레)를 통해 고흐의 일생에 대해 살핀 다음 공책에 ‘미술관에는 고흐의 어떤 작품들이 전시돼 있을까?’를 포함해 궁금한 사항들을 적게 한다. 체험 중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 둘 찾아 기록하고 체험 후 추가로 알게 된 내용까지도 정리하도록 이끈다. 오 연구소장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체험학습에 더욱 집중하고 관심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로체험학습 효과 높이는 초등생 독서 지도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