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창업의 시대, 그리고 코딩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9.05.28 10:37
  • 창업은 꼭 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데 60대가 정년인 월급쟁이로 사는 건 라이프 사이클에 맞지 않다.

    미국 뉴욕대학교 아룬 순다라라잔(Arun Sundararajan) 교수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개인’이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되고, 창업자의 숫자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미국 전체 근로자의 절반이 20년 후에는 자영업자로 전환될 것이라 말한다. 이웃나라 중국도 살펴보자. GEM(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 국제 비즈니스 조사기관)에 따르면 중국은 54개 회원국 중 창업자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취업창업(창업으로 취업한다)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으며, 실제 대학생 중 40% 이상이 창업을 꿈꾼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도 창업 활성화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고용 창출에 직접적 효과가 있고, 4차 산업혁명 신산업 육성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2018년 국내 벤처 투자는 3조 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금액이다. 한국 대학생 중 창업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창업 동아리 수는 2015년 4070개에서 2016년 6561개로 약 61% 상승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평생직장의 시대는 끝났다. 내 일은 내가 만드는 창직·창업의 시대가 오고 있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어내며 혁신 창업의 터전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들의 창업주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미 코딩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는 중학생 때 처음 코딩을 배웠다. 치과의사였던 그의 아버지는 개인 과외 교사를 고용해서 아들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쳤다. 고등학교 때는 집 근처에 있는 멀씨 칼리지(Mercy College)로 보내 대학생들과 함께 코딩 수업을 듣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인 빌 게이츠 역시 중학생 때 코딩을 배웠다. 코딩에 큰 흥미를 느낀 그는 수업도 빼먹고 학교 컴퓨터실에서 아예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빌 게이츠는 첫 작품으로 미국식 오목인 틱택토(tic-tac-toe) 게임을 만들었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6살 때부터 컴퓨터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며 자랐다. 페이팔의 창업주이자 테슬라의 수장인 엘론 머스크도 12살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했고, ‘블래스터’라는 게임을 500달러 팔기도 하였다.

    이처럼 성공한 창업자들은 왜 코딩을 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코딩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 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코딩을 모르면 내 아이디어를 구현해줄 프로그래머를 찾아야 한다. 이는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고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반면 개발 능력이 있는 창업자들은 떠오른 아이디어를 빠른 시간 안에 구체화할 수 있다. 특히 자본이 없는 사람의 경우 1인 창업을 위해서는 본인의 코딩 실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직접 개발을 안 하는 경우에도 코딩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의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이다. 그는 본인이 직접 코딩을 하는 개발자는 아니었지만, 그들을 올바를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내공이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스스로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 표현했다. 본인이 직접 악기 연주를 하지는 않지만, 그는 연주자들이 모인 오케스트라를 훌륭하게 다루는 리더였던 것이다. 지휘자가 바이올린이나 플루트를 능숙하게 다룰 필요는 없어도 관련 지식은 갖추고 있어야 하듯, 성공적인 IT 스타트업의 창업주 역시 코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취직의 시대에서 창직(창업)의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승자(Winner)의 키워드는 코딩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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