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등급제 위한 공통 고교정보?” 오해에 대한 진실은…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5.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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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최근 대입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이 증가하면서 공통 고교정보를 활용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공통 고교정보를 바탕으로 고교에 따른 유불리를 적용하는 고교등급제를 시행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입시전문가와 함께 공통 고교정보와 고교등급제에 대해 살펴봤다.

    공통 고교정보는 학종을 실시하는 대학에서 지원자의 고등학교 활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각 대학에 제공되는 참고자료다. 학종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지역·교육적 환경 등에 관한 정보를 전하려는 취지에서다. 구체적으로는 ▲고교 기본정보 ▲교육환경 및 구성원 특성 ▲교육과정 운영 현황 ▲동아리 활동 개설 및 운영방식 ▲교내 시상내역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 ▲기타사항 등 총 7가지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A 대학 B 학과에 지원한 수험생들의 평균 수상 개수는 15개인데, 지원자 C의 수상 개수가 45개라고 가정해보자. 수상 개수로만 따지면 C 학생이 다른 학생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공통 고교정보를 통해 C가 졸업 예정인 고교의 3년간 교내 시상 횟수가 120회임을 확인했다면 해당 학생의 수상 개수는 50% 미만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로 공학계열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 D가 물리Ⅱ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만일 교내에 물리Ⅱ 과목이 개설되지 않았다면 D 학생은 해당 과목을 불가피하게 이수하지 못할 것이다. 이때, 대학에서는 학생의 고교 교육 환경을 고려해 ‘물리에 대한 학업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평가한다. 공통 고교정보를 활용해 교내 동아리, 수상, 교과별 교육과정 운영 현황 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이러한 공통 고교정보가 고교등급제와 관련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고교등급제는 고등학교마다 학업역량 수준 차이를 인지하고 특정 고등학교에 좋은 등급을 부여해 우대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고교등급제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최근 건국대 등 서울 지역 6개 주요대학에서 공동으로 발간한 ‘학생부종합전형 101가지 이야기’에 따르면, 대학에서 고교 프로파일(통합 고교정보)을 요청하는 건 고교를 차등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료에서 입학사정관들은 “대학의 학생 선발의 목적이 우수 고교 선정이 아닌 우수 인재 선발에 있다”며 “고교 프로파일을 통해 학생 개개인이 학교 교육과정을 거치며 어떤 역량을 갖게 됐는지 주목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고교등급제는 기존 고등학교 서열화 인식에서 비롯된 오해”라며 “학종은 학생 개개인이 주어진 환경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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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학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