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역량을 나만의 무기로…부족한 어학실력 보완했죠”
정리 =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5.16 15:00

[전문대학 해외취업 꿈길을 걷다⑬] 뉴질랜드 자동차판금정비원 김영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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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인 제공
    “큰 욕심없이 신청한 교내 국제화 프로그램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네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CRS Panel&Paint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영재(25·아주자동차대 자동차제어 및 진단기술전공 졸업)씨가 해외취업을 결심하게 된 건 교내 프로그램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 현지에서 사고 혹은 노후화로 망가진 자동차의 외형을 복원하는 판금·도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씨는 “학교에선 자동차 일반 정비를 주로 배웠지만, 이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판금·도장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배워 적용해보고 싶었다”며 “수리를 마친 자동차를 보며 흡족해하는 고객의 모습을 볼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해외취업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해외취업을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어학 실력도 많이 부족했죠. 입학 후 첫 학기에 수강했던 영어회화 성적이 C에 불과했을 정도로요. 1학기가 끝나고 군대에 다녀오고 나서부터 제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1년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죠. 곧바로 복학하고 나니 학교에서 운영하는 국제화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여러 프로그램에 단계적으로 참여하면서 해외취업에 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해외취업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는가.

    “복학 후 취업하고 싶은 해외기업을 탐방하고 조사하는 ‘글로벌 드림’이란 교내 프로그램을 알게 됐어요. 친구들과 팀으로 지원해 프로그램 참여자로 선발됐죠. 이를 계기로 뉴질랜드에 방문해 앞서 취업한 학교 동기나 선배들, 자동차 정비소 사장님들을 만나 해외취업에 관한 장·단점과 조언을 들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해외취업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서 외국어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학년 1학기 때부터는 외국인과 일대일 화상 영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기초 외국어 실력을 다졌죠. 특히 학교 근처에 사는 외국인과의 언어교환(Language Exchange) 모임이 영어 실력 향상에 가장 큰 도움이 됐습니다. 국제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된 방과 후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참여했어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외국어 실력을 충분히 쌓고 글로벌 드림 프로그램에 다시 참여했습니다.

    이후 현지 기업에 취업한 모교 선배와 자동차 정비소 사장님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여름방학에는 4주에 걸친 해외현장실습에 참여했습니다. 실습이 끝나고 나서는 같은 회사에서 16주간의 해외인턴십 과정을 이어갔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해당 기업의 정직원으로 채용돼 지금까지 일하고 있죠. 학교에서 마련해둔 해외취업 로드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니 해외취업 준비가 한결 수월했습니다.”

    -해외취업 준비과정이나 취업 후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현지 정착 초기에는 일할 때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뉴질랜드는 영국과 일본처럼 운전석 자리와 주행차로의 방향이 반대예요. 한번은 수리를 끝내고 주차를 하다가 실수로 수리 중인 다른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적이 있어요. 수리 차량의 범퍼가 망가져 다시 수리를 해야 했죠. 취업 직후 예상치 못한 사고를 겪어 정말 등골이 오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현지 교통체계에 완전히 적응해 수리가 끝난 차량을 고객에게 안전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회사에서 더 많은 정비 기술을 익혀 뉴질랜드의 정비 자격증을 취득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자동차 정비 기술을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그 기술을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제 사업을 벌이고 싶어요. 더 나아가 뉴질랜드를 찾아올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해외취업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의 전공입니다. 자신이 흥미 있는 전공을 주 무기로 삼아 도전해보세요. 전공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 해외에서도 즐겁게 일하며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직업의 귀천이 없어 현장 기술자와 엔지니어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입니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한국 사람이 이곳에 와서 열심히 일한다면 성공할 수 있죠. 앞으로도 많은 후배가 해외취업에 도전해 자신만의 성과를 이뤄내길 바랍니다.”

    *‘전문대학 해외취업 꿈길을 걷다’ 시리즈는 조선에듀ㆍ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공동 기획으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