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자기주도적 학습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9.05.10 09:13
  • 1.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열심히 하는데도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경우

    이유1: 공부시간만 많고 실제 공부량은 적은 경우
    이유2: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손으로만 공부하는 경우
    이유3: 능동적으로 공부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공부하는 경우
    이유4: 요령 없이 공부하는 경우
    이유5: 전략 없이 무작정 공부하는 경우

    열심히 안 해서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경우

    1: 학교수업시간에 많이 자거나 존다.
    2. 학원수업시간이 끝나기만 기다린다.
    3. 예습복습이나 숙제처리가 미숙하다.
    4.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부족하다.
    5. 공부를 못하는 자신을 체념하고 인정하기 시작한다.
    6. 공부하고 싶지 않고 놀고만 싶다.
    7. 책상에 오래 앉아있기가 힘들고 금새 딴짓을 하거나 딴생각이 든다.
    8. 학교에서 나눠준 프린트물을 잘 챙기지 못하고 수업필기가 되어 있지 않다.

    2.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1) 미리 공부를 하고 강의를 듣는다
    2) 복습을 꼼꼼하게 한다.
    3) 부모님과의 대화가 충분하다
    4) 책을 많이 사기 보다는 적절히 사서 여러 번 반복해서 공부한다.
    5) 명확한 목표의식과 승부욕이 강하다
    6) 자신은 공부 잘 하는게 자연스럽다는 무의식적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7) 남이 시키는 것 보다는 자기가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8) 다른 사람에 의존할 시간에 자기가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믿음이 있다.

    3.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공부가 재미있어 집니다.
    2) 공부에 자신감이 붙습니다.
    3) 남에게 의존하기보다 내가 하니까 정말 되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4) 당연히 성적이 오릅니다.
    5) 사교육비를 줄여 가계에 도움이 됩니다.
    6) 주도성이 길러져 성인이 되어서도 주도적인 삶을 사는데 큰 밑거름이 됩니다.
    7) 공부효과가 좋습니다.

    4. ‘자기주도적 학생’으로 만들기 위해서 부모님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얼마 전 전직 정치인, 종교인, 기업인들의 종교모임에 나간 적이 있다. 모임 후 식사 중에 나온 중요한 이야기 화두는 역시나 자녀 교육문제였다. 사교육에 대한 의견차이로 인한 아내와의 갈등부터 자녀의 목표의식이나 가치관에 대한 고민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고민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스스로 노력해서 실패해본 적이 없는데 자녀 교육문제 만큼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 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언제나 대화를 시도해보고 노력해보지만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는 너무 어렵다고 푸념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그분들을 포함해 많은 학부모들이 말씀하는 ‘자녀와의 대화’ 라는 것이 과연 ‘대화?’ 에 해당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대화는 쌍방작용이다.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들어주는 사람이 있고 듣는 사람이 있으면 말하는 사람이 있다. 쌍방 작용이 아닌 일방적인 말하기는 대화가 아니라 조언에 불과하다. 이런 관점에서 살펴보면 부모님들이 자녀에게 시도하는 것은 ‘대화’ 라기 보다는 ‘조언’ 에 더 가깝다. 일방적으로 해답을 알고 있는 부모가 자녀에게 그 해답을 강권하는 것이니 대화라고 평가해주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다시 말해서 부모님들은 ‘사춘기 자녀와 대화가 어려운 것’ 이 아니라 ‘부모의 일방적인 조언이 사춘기 자녀에게 먹히지 않는다’ 고 바꾸어 생각해야 한다. 

     어떤 사람과 대화가 잘 통한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 그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이 가고 내 이야기를 상대방이 잘 들어준다고 느낄 때가 아닌가. 반대로 대화가 안 통한다고 느끼는 경우는 상대방이 내 얘기를 귀 기울여 듣지 않거나 상대방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어려울 때 일 것이다. 특히 다른 사람이 내 이야기를 존중해주고 공감하려고 하지 않고 듣는 둥 마는 둥 시큰둥하다가 엉뚱한 자기 얘기만 늘어놓는다면 불쾌한 느낌까지도 생길 것이다.

     그래서 대화를 하고자 한다면 잘 말하는 것보다 우선 잘 듣는 게 훨씬 중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귀가 막히고 입이 뚫린다. 아무리 내성적인 사람도 나이 서른이 넘어가면, 무슨 말이든 주절주절 잘 쏟아놓는다. 반면에 남의 말을 잘 듣지는 않기 시작한다. 대개 자기가 많이 알고 있다고 과신하거나, 타인의 관심사에 귀 기울일 만큼 인내심 혹은 공감 능력이 갖춰지지 못해서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현상은 점점 더 고착화 된다. 어릴 때와 달리 서로 다른 관심사에 빠져있거나 혹은 서로 다른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의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자기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게 된다. 어린 자녀는 많은 것을 모르고 본인은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서 이런 현상이 시작된다. 당연히 자녀 입장에서는 부모와 말이 안 통한다고 느낀다.

     듣기에는 5단계의 듣기가 있다고 한다. 1단계는 무시하기(0%)다. 전혀 들어주지 않는 단계로, 보통 어린 자녀에게 아버지들이 보이는 태도라고 한다. 2단계는 듣는 척하기(10%) 라고 한다. 보통 아내의 말에 남편이 보이는 태도라고 한다. 3단계는 선택적 듣기(30%) 인데, 회사의 CEO들이 부하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정도라고 한다. 4단계는 적극적 듣기(60~70%)인데 공감까지는 아니어도 최대한 집중하고 머리로 듣는 것이라고 한다. 이 정도만 되도 굉장한 것이다. 5단계는 공감적 듣기(100%)이다. 머리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공감하면서 듣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연애 초기에 애인끼리 하는 대화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과연 자녀와의 대화에서 어느 단계의 듣기를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진심으로 자녀와 대화를 원하는 부모라면, 어떤 좋은 얘기를 해줄까를 고민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내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자기 얘기를 터놓고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주변에 최상위권 학부모들에게 물어보면 예외 없이 ‘우리 애는 학교 갔다 오면 그날 있었던 얘기를 그렇게 잘 한다’ 고 말한다. 잘 들어주기의 중요성과 효과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부터는 내 자녀니까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해도 잘 따라주어야 한다는 고집을 버리자. 내 자녀도 또 하나의 별개의 인격체라는 것을 인정하고 효과적으로 대화하기 위해서 자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잘 들어보자. 조언이나 일장 연설을 멈추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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