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학습환경 조성은 부모의 몫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9.04.26 09:15
  •  어떤 사람을 형성하는 요인에는 생물학적 선천적 유전 요인 이외에도 사회적 후천적 유전요인이 있다. 선천적 요인이 선택 불가의 결정성을 지닌 반면 후천적 요인은 무한한 변화 가능성을 지닌 유동적인 성격을 띤다. 특히 올바른 학습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은 노력에 의해 자녀의 후천적 요인들을 발달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에 그토록 많은 학부모들이 교육에 관심을 가지는지도 모르겠다. 맹모삼천지교는 옛말로 끝나지 않고 지금도 유효하다.

     영유아기와 초등시절의 자녀교육에는 부모가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이 시기에는 학습이외에도 꿈이나 목표에 대한 조언 등이 무의식적인 기억에 남아 자녀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에겐 말 한마디도 가려서 해야 하고 아이에게 미칠 지대한 영향을 꼭 따져봐야만 한다. 반면 중고등 시절에는 큰 변화가 있다. 또래 친구들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경쟁하기도 하고, 탁월성에 대한 본뜨기나 모방도 가능하다. 따라서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부모가 힘들게 잔소리하고 설득하는 것보다 월등히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학습 환경을 조성해줘야 하는지 알아보자.

     올바른 학습 환경을 제공하려면 우선 부모와 자녀의 대화가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어떤 방법이든 적용이 가능하다. 대화의 출발은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 그 얘기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상위권 학생의 부모들은 한결 같이 자녀와의 대화가 수월하다고 말한다. 또한 학습적 칭찬에는 우직함과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성적이 많이 올랐다고 엄청나게 칭찬했다가 성적이 떨어지자 혼내는 식의 일희일비에 자녀는 혼란스럽다. 자녀에게 꾸준한 신뢰와 응원을 보내고 특히 비교나 속단 보다는 믿음을 보여주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야 말로 어른인 부모가 꼭 해야 할 역할이다. 최상위권부터 최하위권까지 그 누구도 공부를 못하고 싶은 학생은 없다.

    그 다음으로 학습적 자기주도성을 길러줘야 한다. 조금만 자녀가 힘들어하면 도움부터 찾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 평소에 자녀가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충분한지 점검해보자. 적어도 수업 받는 시간의 3배수 정도는 자기 공부를 하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요새 학생들처럼 수업에 치여서 일주일에 10시간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는다면 성적 향상은 요원하다. 또, 성적이 낮을수록 수업동안 끝나기만을 바라면서 집중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볼 때 부모의 자기만족이 아니라 진정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수업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할 것이다.

     특히 아이들은 눈앞의 공부밖에 보지 못하므로 부모는 큰 그림과 전략을 세워줘야 한다. 꿈과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부모도 당장의 중간기말고사에만 매달린다면 자녀는 근시안이 된다. 보다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자녀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한다.

     그밖에도 다양한 학습 환경 요소들을 관리해줘야 한다. 공부하는 책상 위는 최대한 단순화해야 한다. 범인을 취조할 때 취조실 내부에 책상과 의자만 배치하여 취조에만 집중하도록 하려는 목적과 마찬가지다. 공부에 방해되는 게임이나 인터넷, 핸드폰 문자 등의 사용은 약속된 만큼만 하는 철저한 조절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특히 중위권이하로 갈수록 이런 유혹환경에 취약한 특성을 지니므로 반드시 조절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밖에 공부가 잘 되는 장소를 찾도록 조언해주고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변화를 줘야 한다.

     습관이 필요한 것에는 부모의 솔선수범이 가장 효과적이다. 계획을 짜라고 100번을 말하는 것보다 부모가 계획을 세우고 달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자녀는 부모의 앞모습을 봐줄 것이라 생각되지만 사실은 뒷모습을 보면서 따라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독서습관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해줄 수 있다. 오히려 TV를 줄이고 함께 서점에 가고 집에서 책을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야 말로 독서하는 자녀를 가능케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단순한 진리를 실천하는 일이다. 이번 기회에 그간 머릿속에만 맴돌던 마음뿐이던 이런 내용들을 어느 광고 문구처럼 ‘치열하고, 치밀하고, 강력하고, 독하게’ 실천하자. 분명 달라진 자녀를 반드시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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