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10명 중 8명 진로 결정 … 이과보다 많아
이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4.15 15:07

-진학사, 고등학생·재수생 대상 희망직업군 온라인 조사
-교육계 의견 엇갈려 … 현직 진로교사 “이과 더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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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진로를 정한 문과 고등학생 비율(83%)이 이과 학생 비율(7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과 취업률이 낮아 진로를 더욱 빨리 정하고 역량을 기르는 추세라는 해석이다.

    15일 입시업체 진학사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고1~3학생과 재수생 1393명을 대상으로 장래희망 직업을 선택했는지 묻는 희망직업군 조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1107명(79.5%)은 진로를 정했다고 답했다.

    진로를 정했다는 응답은 문과 남학생이 가장 많았다. 244명 중 210명(86.1%)이 진로를 정했다고 답했다. 문과 여학생 427명(81%), 이과 여학생(77.1%), 이과 남학생 221명(73.9%) 순으로 나타났다.

    문과 남학생이 가장 선호한 직업군은 교수·교사·연구원 등 교육·연구 관련직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은 문화·예술·디자인·방송 관련직을 가장 선호했다. 이과 학생은 남녀 모두 의사와 간호사 등 보건·의료 관련직을 선호했다.

    학생들은 희망직업군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본인’이라고 답했다. 선호한 이유는 ‘가장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라는 답변이 많았다.

    우연철 진학사 평가팀장은 “낮은 문과 취업률 때문에 문과 학생들이 빨리 진로를 정하고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월 교육부가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에 따르면 인문계열 취업률은 56%로, 사회계열 취업률은 62.6%로, 교육계열 취업률은 63.7%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공학계열 취업률은 70.1%로, 자연계열 취업률은 62.5%로 나타났다. 계열별 취업률은 모든 계열에서 전년대비 평균 1.5%p 하락했지만 인문계열(1.6%p), 사회계열(2.1%p), 교육계열(3.1%p)은 하락폭이 평균보다 더 컸다.

    다만 이런 분석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김홍유 한국취업진로학회장은 “이과는 세부전공 간 이동이 쉽지 않아 진로를 늦게 결정하는 반면 문과는 경영학을 공부해도 택할 수 있는 직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보다 빨리 진로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종우 신현고 진로진학부장은 “실제 교실에선 이과 학생의 진로 결정이 더 빠르다”며 “문과는 수학과 과학 관련 역량이 이과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진로 결정에 되레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현장에 진로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모두 공감했다. 김 회장은 “현재 고교에서 진로교육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학입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진로교육 관련 교과과정을 더 갖춰 학생이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