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못 미치는 중·고등생 늘었다…수학 성취수준 특히 낮아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3.28 14:00

-교육부, 28일 ‘2018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발표
-올해부터 기초학력 진단 검사에 초등학생 포함

  • /조선일보DB
    ▲ /조선일보DB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중·고등생의 기초학력이 2017년보다 저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어와 영어에 비해 수학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높았다.

    교육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국가가 매년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시험이다. 이번 평가는 전체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88만7582명) 가운데 3%인 2만6255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평가 교과는 중 3의 경우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고 2는 국어·수학·영어였다.

    지난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2017년보다 줄어들었다. 중학생의 경우 국어와 수학, 영어에서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81.3%, 62.3%, 65.8%로 집계됐다. 각각 직전년도보다 3.6%, 5.3%, 6.8%p나 떨어졌다. 고등학생도 상황은 비슷했다. 국어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81.6%, 수학은 70.4%, 영어는 80.4%로 조사됐다. 국어를 제외하고 수학과 영어가 전년보다 5.4%, 1.1%p 하락했다.

    과목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수학 과목에서 유독 높게 나타났다. 중학생의 경우 수학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1.1%로 국어(4.4%)와 영어(5.3%)에 비해 높았다. 고등학생 역시 국어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3.4%, 영어는 6.2%였던 반면 수학은 10.4%로 높게 조사됐다.

    성별로 따져보면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낮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높은 경향을 보였다. 한 예로 영어 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학교에선 남학생 7.2%, 여학생 3.3%였다. 고등학교에서도 남학생 8.9%, 여학생 3.3%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등학교 남학생 10명 중 1명은 영어 과목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학력수준인 것이다. 




  •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중·고교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 /교육부 제공
    ▲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중·고교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 /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이처럼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대상 외의 학생들에 대해서도 기초학력 수준을 진단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을 반영해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내놓았다. 매년 11월 발표하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4개월가량 늦게 공개한 대신 이에 대한 대책을 포함시킨 것이다.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의 주요 내용은 올해부터 단위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 검사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을 어릴 적부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각급 학교는 자유롭게 기초학력 진단 도구나 방법을 선택해 시행하게 된다. 교육부는 진단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관련 정보를 담은 안내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 또 검사 결과 기초학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리, 지도가 이뤄지도록 돕는다. 그 일환으로 기존에 있던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을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개선하고 교사 연수를 확대해 시스템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은 학습 부진 학생의 기초 학력 보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개선·보완할 예정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해 교과 내용과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문항을 도입하고 그 결과는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밖에 교육부는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학교 내에서는 담임·상담·보건교사 등으로 이뤄진 다중지원팀을 구성해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맞춤형으로 도울 수 있게 지원한다. 보충학습 지도를 위한 보조 인력 배치도 확대하기로 했다. 보조 인력은 저소득층 밀집지역, 농산어촌 등을 중심으로 우선 배치할 계획이다.

    학교 밖에서는 기존에 운영되던 학습종합클리닉센터의 역할을 제고하고 특수 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학습종합클리닉센터에 언어치료사․상담심리 등 전문 자격증 소지자를 중심으로 한 학습지원(코칭)단을 둬 전문성을 높일 방침이다. 특히 난독증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으로 배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의료기관과 연계해 별도의 지원을 해줄 예정이다.

    초등학교 입학 초기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는 활동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입학 전 선행학습을 하지 않아도 학교 수업을 따라잡는 데 문제가 없도록 초등학교 저학년 한글과 셈하기 교육이 강화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적용을 대폭 확대해 학생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특히 초등 저학년 단계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