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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학종) 앞에는 ‘깜깜이 전형’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관련 정보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2018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된 건국대와 경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의 입학사정관들이 학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학종 101가지 이야기’를 최근 펴냈다. 내용은 학생과 학부모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과 이에 관한 답변으로 구성됐다. 이 중 10가지를 꼽아 정리했다.
Q. 어느 고등학교에 다녔는지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나
A. 학종에서는 고교를 서열화해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해당 고교에서 성장을 이뤄낸 학생을 평하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설된 특수목적고에서 별다른 의욕 없이 몇개의 활동에 참여한 학생과, 재학생·교사 수가 적고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의 일반계고에서 열정을 다해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해 성장을 한 학생이 있다면 후자가 더 우수한 학생으로 평가된다. 그러니 재학 중인 고교의 명성이 낮다고 걱정하기보단 학교에서 마련한 교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성취를 이루길 바란다.
Q. 학생부 항목 중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
A. 학생부는 항목별로 독자적인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모든 항목이 다 가치 있다. 물론 평가자들이 평가 항목과 연관된 요소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수는 있다. 학업역량을 파악할 경우에는 관련 정보를 풍부하게 담은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 학업성취도 등을 눈여겨보는 식이다. 전공적합성을 따질 때는 전공 관련 교과의 성취도와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동아리활동 등의 요소를 주의 깊게 살핀다. 이처럼 학생부를 평가할 때는 평가 요소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해석하게 되는 요소가 있을 수는 있지만, 어느 요소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를 단선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Q. 학생부가 부족해도 자기소개서를 잘 쓰면 합격할 수 있나
A. 자기소개서만으로 합격의 열쇠를 쥐기는 어렵다. 주관적으로 작성된 기록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학생부를 통해 나타내기 어려운 부분을 자기소개서로 보충할 수 있다. 학생부에는 ‘어떤 활동을 해 A라는 결과물을 산출했다’는 간결한 기술이 담긴다. 여기에 적지 못한 A라는 결과물을 내기까지의 노력과 장애물 극복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녹이면 된다. 산출물이 다소 부족하거나 어떤 도전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평가자가 자기소개서를 살핀 뒤 지원자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발전가능성 영역에서 좋은 평가를 줄 수 있다.
Q. 수시모집 지원 시, 한 대학에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다른 대학에 똑같이 내도 되나
A. 지원자 자신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라면 복수의 대학에 같은 내용을 제출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사도 검증 시 문제가 되는 것은 본인의 자기소개서와 타인의 자기소개서 문장이 비슷한 경우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는 반드시 지원자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한다. 다만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따라 모집단위와 인재상 등이 다르다면 자기소개서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 또 자기소개서에 지원 대학명을 잘못 기록하는 등의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Q. 상대적으로 내신 등급 받기가 어려운 학교가 있다. 학업역량을 볼 때 학교별 차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A. 학종에서의 학업역량은 학생이 대학에 입학해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초 수학 능력이 있는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학업역량에서는 학업성취도, 학업태도와 학업의지, 탐구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정성평가한다. 이중 학업성취도는 내신 등급만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교과 성적은 학생이 속한 집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대학은 과목별 석차등급 외에도 이수자 수,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등을 고려해 학생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고교별 정보를 담은 ‘고교프로파일’도 학생의 교육 환경을 파악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Q. 가고 싶은 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학교에서 찾기가 어렵다면
A. 전공적합성을 평가할 때 입학사정관은 동아리활동을 포함한 창의적 체험활동 외에도 관련 교과 성취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수상경력, 독서활동 등 다양한 영역을 따져본다. 전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활동이 아니더라도 정규 교과 수업시간에 본인의 관심사를 토대로 깊이 있는 사고를 한 경험이 있다면 전공 관련 활동으로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이 영어 교과 시간에 생명과학 분야의 영문기사를 찾아보거나 윤리 교과 시간에 생명과학 발전에 따른 윤리 문제를 토론해보는 것도 전공과 관련 있는 활동으로 여긴다.
Q. 모집단위별(학과·학부별)로 내신성적 차이가 큰가
A. 학종은 지원하는 학생들의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등에 따라서 합격권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단순히 내신성적을 갖고 합격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또 서류와 면접을 통과한 합격자들의 성적을 분석해 보면, 모집단위별 합격자의 내신성적 분포는 크게 차이 나는 편이 아니다. 그러므로 지원할 모집단위를 선택할 때 내신성적 또는 학업성취도에만 의거해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학업태도, 학업 관련 다양한 수상 및 활동, 전공적합성(계열적합성), 학업 외 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신의 진로에 맞는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3년간 학생부 독서활동에 적은 책을 면접에 대비해 다시 읽어야 할까
A. 면접관들은 학생이 책의 줄거리를 세세하게 기억했는지를 확인하지 않는다. 책을 읽게 된 계기, 학생에게 미친 영향 등을 알아보려 한다. 즉,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의미 있는 독서를 했는지를 파악한다는 얘기다. 면접에 앞서 그때의 기억을 상기시킨다는 차원에서 빠르게 책을 훑어보는 식으로 준비하면 된다. 만약 면접 도중 책 줄거리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솔직하게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 느낌이었다”고 생각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설명하는 게 바람직하다.
Q. 면접에서 지원 학과와 관련된 지식도 묻나
A. 면접에서 고등학교 교육 과정이 아닌 대학에서 배우는 전공지식을 물을 수는 없다. 이는 ‘선행학습금지법’이라 불리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위반된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지원자가 대학 입학 후 해당 전공을 잘 수학할 수 있을지를 보기 위해 전공적합성, 잠재력 등을 평가한다. 이때 전공적합성은 지원 전공과 관련된 지식을 어느 정도 가졌느냐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계열(전공) 기초 소양을 얼마만큼 갖췄는지, 전공에 대한 관심과 지원 동기는 어떠한지를 따지는 것이다.
Q. 면접에서 지원자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무엇인가
A. 아는 지식을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식의 답변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어렵다. 면접관의 질문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핵심만 간결하게 답하는 게 바람직하다. 제시문을 보고 찬반을 이야기해야 하는 면접에서는 처음의 입장을 번복하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대다수의 학생이 처음에 찬성 또는 반대라고 말했다가 면접관이 반론을 제기하면 기존에 주장했던 것과 반대로 입장을 바꾼다. 이렇게 되면 논리의 일관성이 떨어져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러니 본인의 논리를 일관성 있게 끌고 가는 연습을 꾸준히 하자.
‘학생부 항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학종 궁금증을 파헤치다
-건국대·경희대 등 6개 대학 ‘학종 101가지 이야기’ 펴내
-상담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