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

[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떡잎부터 달라지는 대입 지형, ‘고입’부터 수시파, 정시파 나뉘나?

조선에듀

2019.03.2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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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입시제도가 어떻게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지나친 명문대 선호 경향으로 인한 경쟁 심화체제다. 우리의 대입정책은 단순히 교육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구조와 복잡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에 누구나 만족할 만한 정책을 만들어 낸다는 게 애초부터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지난 해 교육부의 정시 확대 방침으로. 서울 소재 주요대학들이 정시 모집인원을 늘리고 있지만, 미래사회의 교육방향, 수도권과 타 지역 간 불균형 문제, 사교육 팽창 방지 등 여러 이유로 향후 수년간은 정시 선발규모가 수시를 역전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2020학년도 대입을 앞두고 있는 현 고3 기준으로 학생부 종합전형(이하 종합전형)이 대입전형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전국대학 평균 비율로 24.5%인 것에 비해, 서울 상위권 11개 대학을 놓고 보면 약 44%의 비율로 대폭 높아진다. 더욱이 종합전형 평가의 초점이 고교생활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대입을 위해 어느 고교를 선택할 것인가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중차대한 과제다. 종합전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는 5년이 넘었기 때문에, 자사고나 특목고 이외에도 학군 별로 종합전형이 강한 학교, 수능실력이 월등한 학교 등 고교별 특색이 알려져 있는 형편이다. 이에 학생의 특성에 따라 고입부터 수시 중심학교. 정시 중심 학교로 나누어서 진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입, 대입에 미치는 영향 커졌지만, 신입생 ‘성급한 판단’은 경계해야
       대입정보 확대 재생산이 정보의 왜곡으로 이어져 지원 가능성 막기도

  이번 호에는 ‘고입이 대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라는 주제로 관련분야 전문가와 나눈 입시 대담을 실었다. 대담자는 필자와 성재윤 소장(사진 좌, 대성학원 평가실장. 전 대학 입학사정관), 김인조 소장(사진 우, 대치 KNS학원 고입연구소장)이다. [대담자 명은 이종환(이), 성재윤(성). 김인조(김)으로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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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고교 신입생 때부터, ○○ 학교는 수시파, ○○ 학교는 정시파 등으로, 학교도 학생도 대입 준비 방향을 미리 나누어 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성: 최근 5년 이상 수시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대학은 공정하고 객관적이면서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습니다. 고교별 수능 성적이나 입학생 종단연구를 통해서도 꾸준히 고교별, 전형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요.
대학이 그런 시스템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고교에서도 최근 몇 개년도 입시 결과를 참고하여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지금은 어느 정도 고교별로 적합한 대학이나 전형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 자사고는 성균관대 학종이 잘 되는 데 반해서, 한양대 학종은 거의 안 된다”, “우리학교는 수시가 아주 불리해서 정시로 대부분 대학에 간다, 재수 비율이 절반을 훨씬 넘으니 우리 학교는 입시로 보면 4년제다.” 뭐 이러한 얘기들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습니다. 이것은 원인과 결과가 인접해있어서 생기는 복잡한 사회현상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입시도 하나의 사회현상이니까요. 게다가 교육당국에서는 매년 대학에게 합격생의 출신고교를 유형별로 모두 공개하도록 함에 따라 더욱 이러한 정보가 시장에 일종의 ‘시그널’ 로 작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들이 최근 각종 인터넷매체 즉 SNS의 폭발적인 증가와 더불어 확대재생산 되면서 시장을 왜곡하기까지 합니다. 충분히 지원 가능한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는 그 대학, 그 전형이 어렵다.’ 라는 고정관념으로 지원을 막는 이러한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시 지원 횟수에 제한이 없을 때는 그나마 바람직한 대학이나 그렇지 않은 대학 모두 지원할 수 있었는데 그 점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 김: 학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학생들조차 그렇게 미리 정하는 거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고교 입장에서는 몇 년간 대학에 보낸 데이터가 있으니 자기 학교가 상대적으로 수시에 더 강한지, 정시에 더 강한지 알 수 있겠죠. 하지만 신입생은 아직 교내 성적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기에 대입 준비 방향을 미리 정한다면. 너무 성급한 결정인 데다가, 결국은 자신이 짊어져야 할 책임의 몫을 학교에 떠넘길 우려가 있습니다. 신입생이라면 우선 학교생활에 충실한 게 일반적일 텐데, 자신이 없거나 부담을 느껴 ‘학교 핑계’를 대지 않을까 싶네요. 신입생이라면 누구나 ‘수시파’가 맞지 않나요? 

            ‘학생부 기재 간소화’, 대학 입장에서는 선발에 부담으로 작용
            자녀가 경쟁을 즐기는 성향인가도 고교선택 시 하나의 판단기준

▲ 이: 학생부 기재 간소화 방침으로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서류 검토할 부분이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종합전형이 교과전형화 되어간다.’는 비판까지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고교 학력수준 또는 고교마다 운용 가능한 교과 프로그램 특성 등이 평가에서 중요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간소화의 취지와 달리 오히려 고교마다 편차가 커져 고교선택의 중요성이 더 증대하는 것은 아닐까요?

▲ 김: 저도 그 점이 가장 우려가 됩니다. 학생과 선생님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학생부 기재 간소화의 취지는 좋습니다만, 생기부의 비교과적 측면이 앞으로 더 줄어들면, 남는 건 ‘교과’ 활동(과목별 세특)과 성적뿐입니다. 결국, 학생부 종합전형과 교과전형의 차이는 ‘교과’ 활동의 반영 여부만 남는 거죠. 중상위권 대학에서는 그래도 의미 있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교과 활동이 교과 성적을 보정해준다는 점에서), 상위권 대학에서는 변별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지원자 모두 ‘다 좋은 교과 활동’ 때문에 교과 성적 위주로 평가하거나 아니면 학교 차이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상위권대학, 학과일수록 학교 차이에 더 주목하지 않을까요?

▲ 성: 제가 사정관을 할 때와 비교하면 대학 평가 시스템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교외 활동’을 많이 할수록 유리하기까지 했으니까요. 학생부 기재 관련해서는 선발하는 대학보다 일선 교교의 목소리가 너무 많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대학에서는 도대체 무엇으로 학생을 선발하라는 것인가 라는 볼 멘 목소리가 나왔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느 고교에 입학하느냐에 따라 지원 대학과 지원 전형이 어느 정도 정해지는 경향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고교 선택이 중요해진 점이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이: 교육청의 자사고. 외고 폐지 방침은 지속적이지만, 이행과정에서의 논란과 소송제기 등 집단 반발로 미래의 고교지형은 불투명합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일반고와 자사고, 외고 중 선택, 아니면 더 나은 일반고로의 선택에 대한 어려움이 여전히 크다고 합니다. 조언을 한다면?

▲ 성: 고교 선택은 더욱 더 ‘망망대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서울에 살고 있는 지인의 자제가 경북 안동에 있는 풍산고에 입학해서 몹시 의아해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모와 아이의 사이가 나쁜가?’라는 오해도 있었는데 알고 보니 가장 큰 이유는 학생의 아토피 때문이었습니다. 과거에 사촌 한 명이 아토피가 심해서 공기 좋은 지역의 자사고에서 몸도 건강해지고 입시 결과도 좋았던 경험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고교 선택은 대입보다 훨씬 더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나침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볼 부분은 대학 입시결과가 아니라 ‘학생의 성적과 인성’ 등 정체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김: 자사고, 외고 폐지 방침으로 인해 몇몇 학교가 재지정에 탈락하여 일반고로 강제 전환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교 측의 반발이나 과거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강제 전환되는 학교는 극소수일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그보다는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지원자 수가 줄어들어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학교들이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는 사례가 더 많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염두에 두고 있는 자사고, 외고가 있다면 최근 경쟁률의 추이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사고, 외고의 일반고 전환 문제 때문에, 지레 이러한 학교 지원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운이 나빠, 지원한 학교나 지원 예정인 학교가 도중에 일반고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그 학교가 갑자기 평범한 일반고가 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당분간은요.

 그래서 ‘자사고, 외고 vs 일반고’의 선택 문제보다는 ‘경쟁이 치열한 학교(내신성적을 잘 받기가 어려운 학교) vs 경쟁이 덜 치열한 학교(내신성적을 잘 받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학교)’의 선택 문제를 고민해 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경쟁은 부담이지만, 한편으로는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니까요. 문제는 자녀가 어느 정도의 경쟁까지를 ‘즐길’ 수 있느냐인 거 같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가장 난감한 문제인데요.
 한 가지 판단의 팁을 드리자면, 요즘 많이들 학원에 다니니까 조심스럽지만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대형 학원의 경우 ‘레벨’에 따라 분반을 하는데, 자녀가 자신의 현재 실력보다 조금 윗 단계의 레벨에서 공부하기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조금 아랫 급의 레벨에서 공부하는 걸 선호하는지를 판단해 보기 바랍니다. 전자라면 경쟁이 치열한 일반고나 자사고, 외고 등이 낫고, 후자라면 근처의 적당한 일반고가 낫겠죠? 

         교육당국의 지나친 시장 개입, ‘입시의 불확실성’ 초래할 수 있어
         내신경쟁의 어려움 이면엔 시너지 효과, 결국 수험생 본인의 선택

▲ 이: 주제와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성: 학생부 기재 방식과 수시 지원 횟수 제한, 신입생 고교 공개 등 교육당국의 ‘규제를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너무 많이 개입하여 취지와 달리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무척 안타깝고 답답할 따름입니다. 입시마저도 ‘불확실성 시대’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 김: 외고, 자사고냐 일반고냐의 문제뿐만 아니라 일반고라도 어떤 종류의 일반고냐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일반고 중에는 ‘과학중점학급’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으니, 대학의 이공계열 학과를 지원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지원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경쟁이 치열하면 내신 받기도 어려운데 굳이 지원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내신을 받기가 쉽다는 건 우수한 학생들이 그만큼 적다는 것이고, 우수한 학생이 많으므로 인해서 생기는 시너지 효과를 그만큼 누리기 어렵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내신 받기가 쉽다는 것은, 내신 말고는 다 안 좋다.’는 이야기죠. 정시까지 고려한다면, 현명한 선택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학생이 그러한 치열한 경쟁을 어느 정도까지 감내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프로야구에 비유하자면, 국내 프로리그에서 뛰는 게 좋은지, 아니면 일본 프로리그까지 진출하는 게 좋은지, 더 나아가 메이저리그를 넘보는 게 좋은지와 같습니다. 박찬호, 추신수, 류현진, 강정호 등의 성공 사례도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한 선수도 있으니 현명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외고, 자사고 등의 지원을 고려한다면, 내신과 생기부 관리가 필요한데, 단순한 내신관리와 달리 생기부 관리는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 고민하시는 분이 많고,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분이 많습니다. 대입과 달리 고입은 생기부에 기록할 수 없는 사항과 지원 시에 고교에서 아예 볼 수 없는 사항도 많으니 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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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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