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정신력은 교육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조선에듀

2019.03.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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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는 한국인들에게 평생 숙제가 된 듯 하다. 환갑이 지난 필자의 부모님도 서점에 가시면 영어 책 섹션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안타까운 점은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초급자 과정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필자의 부모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에 비치된 대부분의 영어책들은 초급자들을 타겟팅 하고 있다. 학원가도 다를 바 없다. 강남역 근처의 A 어학원의 경우, 영어·중국어 초급자 과정은 늘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중·고급자 과정을 듣는 인원은 초급자 과정만 못하다. SW 교육도 비슷한 상황이다. 초급에서 중급, 고급으로 넘어가는 학생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교육자들은 학습자들의 ‘마음가짐’을 지적한다. 의지가 부족해서 중간에 포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가장 큰 문제점은 ‘교육방법(Teaching Method)’과 ‘교육도구(Education Tools)’에 있다. 학습 의지와 효율성을 올려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제점들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교육에 ‘게임적 요소’를 더하자. 다수의 학생들은 공부를 재미없어 한다. 재미가 없으니 내용 전달이 안 된다. 소통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공부가 어렵게 느껴진다. 어려움은 결국 포기로 이어진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이 같은 현상은 나이를 불문하고 나타난다. 교육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미와 몰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게임은 학습자의 몰입을 유도하기에 더없이 훌륭한 교육용 도구다. 게임의 교육적 효과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컨텐츠 경영 연구소가 국내 및 해외 소재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수업에 게임을 적용했을 때 학습 효과가 약 30-50%가량 높아졌다. 영어, 수학, 코딩 등 과목별 특성을 가리지 않고 학습도가 높아졌는데, 이 또한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미국 카우프만 재단도 유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점이 높은 강사가 제공하는 강의는 학습 효과를 17% 증가시켰지만, 게임 방식으로 바꾼 강의는 학습 효과가 108%나 증가했다.

둘째, 에듀테크 (‘교육 Education’과 ‘기술 Technology’의 합성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기술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도 우리나라 교육은 전통적인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저마다 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대한민국 교육은 늘 똑같은 교육을, 똑같은 스타일로 제공하는 ‘One Size Fits All’ 교육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에듀테크의 가장 큰 장점은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들을 교육과 연결해 최상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외국어 공부를 할 때 단어를 읽으면 즉각적으로 발음에 대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문제를 찍어서 올리면 학습자에게 필요한 답변이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빅데이터를 통해 학습 상태에 대한 개별적인 분석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유사한 역량 및 특징(characteristic)을 가진 다른 학습자들 80% 이상이 맞춘 문제를 틀렸다면 ‘조금 더 공부하면 풀 수 있는 문제’로 구분하고, 동일한 학습자들이 평균 30초동안 푸는 문제를 1~2초 안에 풀었다면 ‘운이 좋은 케이스’로 구별할 수 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에듀테크는 인공지능을 통해 학습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맞춤형 컨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교육 효과를 높인다.   

‘하면 된다’, ‘정신은 육체를 지배한다’ 등 고전적인 카운셀링은 이제 식상하다. 슈퍼맨급 스타강사에 의존하는 교육도 한계가 있다. 디지털 기술의 급진적인 발전은 교육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둘도 없는 좋은 기회다. 실제 미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석학이라 불리는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 지구상에서 가장 큰 인터넷 기업은 교육 관련 기업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필자가 솔루션으로 제시한 게임과 에듀테크가 만병 통치약은 아니겠지만 변화를 위한 시발점이 될 수는 있다.  

좋은 컨텐츠만 만들어주면 학습은 소비자들의 몫이라는 관념은 변해야 한다. 학습 의지를 높일 수 있는 올바른 ‘방법’과 ‘도구’를 제공하는 것, 이 역시 교육자의 중요한 의무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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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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