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어려움 닥쳤을 때 헤쳐나가는 힘 키워주세요

2019.03.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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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CEO들의 '기업가 정신'

에어비앤비·페이팔 만든 창업자들 아이디어 하나로 멈추지 않고 도전
예상치 못한 문제, 대응하는 태도 스스로 터득하고 해결하도록 지도

캐나다에서 대학을 다니는 큰애가 오랜만에 귀국했을 때의 일입니다. 토론토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연료가 다 떨어져 3시간 연착되는 바람에 갈아탈 비행기를 놓쳐 시카고에서 숙박한다고 했습니다. 항공사 과실이라 공항 근처의 힐튼 호텔에서 하룻밤 묵는다고요. 아이는 고급 호텔에서 잔다고 신났습니다.

하룻밤 머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힐튼 호텔. 기업 가치는 20조 원에 이르는 세계 최고의 호텔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믿기지 않는 일이 생겼습니다. 2016년 단 한 개 호텔도 없이 사무실 몇 개만 가진 신생 스타트업이 힐튼을 제치고 숙박산업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바로 '에어비앤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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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업가 정신’이다. (왼쪽부터)기업가 정신을 갖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에어비앤비 창립자 브라이언 체스키와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 / 조선일보 DB
에어비앤비 성공의 원동력은 '기업가 정신'

에어비앤비는 온라인에 기반을 둔 숙박 공유 스타트업입니다. 규모에선 비교도 되지 않는 영세한 규모의 기업 가치가 어떻게 힐튼을 넘어섰을까요? 사업적 측면에서 보면 에어비앤비는 힐튼보다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힐튼이 호텔을 짓고 운영하려면 큰 자본이 필요합니다. 상당한 위험 부담이 있는 사업이고, 아무리 호텔을 많이 지어도 고객이 접근 가능한 곳은 제한적입니다.

에어비앤비는 이런 위험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이미 지어진 집을 활용하니 거의 모든 집이 비즈니스 대상입니다. 에어비앤비의 수익이 높아질수록 집 제공자도 수익을 얻습니다. 이런 역전을 아이디어 하나로 가능케 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입니다. 또 이 같은 현상의 원동력이 '기업가 정신'입니다.

또 다른 예가 있습니다. 페이팔은 이메일 기반 결제 시스템을 만든 미국 초기 벤처기업입니다. 페이팔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들은 그 돈을 다시 벤처기업에 투자해 지금의 실리콘밸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은 성공했음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혁신 기업을 만들었죠. 기업가 정신이 높은 사람들이라고 평가받습니다.

이들을 천재라고 부르면서, 우리 아이가 천재가 아닌 것에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업가 정신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면 됩니다.

조직 생활에 맞지 않는 아이라면

기업가 정신은 아이들이 인생을 자기만의 아이디어로 살아가는 데도 필요합니다. 내 아이디어에 따라 사는 것과 남의 아이디어로 사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물론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고 말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 성향이 조직 생활에 맞지 않거나 아이가 해보고 싶은 게 있는데 환경에 제한이 있다면, 창업이라는 대안이 있다는 것도 알려주세요. 다른 가능성을 차단하고 구직만 정답이 된다면, 우리 아이들은 평생 다른 길은 생각해보지도 못합니다.

실은 제가 이런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에 조직 생활이 맞지 않아서 고생을 참 많이 했습니다. 남들이 선호하는 한국 최고의 은행에 취직했지만,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매일 울고 다녔습니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동료 여자 직원들과 기 싸움하는 것이 지옥 같았습니다. 여직원 사이에서 제가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했는데, 틈만 나면 저를 험담하는 동료들 때문에 인간관계에 치를 떨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 좋은 은행을 왜 그만두느냐고 만류했지만 결혼을 핑계로 미련 없이 퇴사했습니다.

그때 지금의 창업 지식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다면, 퇴사 후 '성격이 지랄맞아서 좋은 회사도 못 견딘 못난 사람'이라는 열등감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제 능력을 사소하게 보았고, 언제나 다른 사람의 능력을 더 높이 샀습니다.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 열등감은 사업을 하면서 점점 없어졌는데, 그토록 맘에 들지 않았던 제 성격이 사업에서 장점이 되는 놀라운 일을 경험한 덕분입니다. 나와 잘 맞는 조직에 속하지 않았다면 대안을 찾아야 하고, 이런 선택을 할 때 기업가 정신은 용기를 내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아이에게 기업가 정신 길러주세요

자녀 교육의 주요 목적은 무엇일까요? 부모가 없어도 자립하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건물도 남겨주고 싶고, 박사 학위를 취득할 때까지 지원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에 대응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삶의 태도는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이가 스스로 터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고 누구나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으면 삶이 마냥 두려워집니다. 지금 초등학생들은 '자살송'을 흥얼거리면서 자살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크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삶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좌절해 버릴 겁니다.

저는 제 자식들이 세상의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바른 교육 태도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짜릿함을 경험한 아이들은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포기하지 않습니다. 기업가 정신의 교육 목표가 바로 이것이고, 이런 삶의 태도는 교육으로 가능합니다.

이민정 한국미래교육협회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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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한국미래교육협회 CEO
명문대 진학 실적이 자랑거리였던 20년 차 입시 강사. 정작 말 안 듣는 두 딸 때문에 고민이 많던 차에 알게 된 미국 스탠퍼드대의 교육 방식을 직접 배우고 연구해 '스탠퍼드식 창업 교육 전문가'로 거듭났다. 지독한 사춘기를 겪은 딸들은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스스로 일어섰다. 큰애는 캐나다 워털루대학에, 작은애는 성균관대에 진학했다.

쌤앤파커스 '미래를 읽는 부모는 아이를 창업가로 키운다' (이민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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