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학평, 수험생 체감 난도 높았다
이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3.07 20:11

-전년도 ‘불수능’보단 쉽고 학평보단 어려웠다
-국어 지문 어렵게 출제 … 수학은 ‘복병’ 있어

  • /조선일보 DB
    ▲ /조선일보 DB
    올해 처음 치러진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의 난도는 전년도 수능과 비교하면 다소 쉽게 출제됐다. 그렇지만 수험생이 체감하는 난도는 쉽지 않았을 것이란 평이 나왔다. 특히 전년도 ‘불수능’ 난도로 수험생을 울렸던 국어는 수능 대비가 부족한 고3 학생들에겐 상당히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험생은 조선시대 역법을 묻는 과학지문 난도가 높아 ‘불학평’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 국어 ‘불수능’ 이은 ‘불학평’ 난도 높았다

    전반적인 국어 난도는 전년도 3월 학평과 비교하면 약간 쉽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화법, 작문, 문법은 평이하게 출제됐다. 반면 문학과 독서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독서는 과학과 기술, 경제지문이 출제돼 난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학지문은 역법을 다뤄 지문 자체가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시대 일식과 월식을 예측하는 원리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내용을 이해해 사례에 적용해야 하는 유형도 까다로움을 더했다. ‘OTP’(1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를 다룬 기술지문도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문제유형으로 난도를 높였다. 경제지문은 주식을 다뤄 수험생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으로 출제됐다. 문학에서는 문태준의 현대시 ‘극빈’과 이청준의 현대소설 ‘황홀한 실종’ 등이 지문으로 출제돼 수험생이 생소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측은 “이번 시험은 고3 수험생들이 처음 보는 시험으로 아직 수능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는 상당히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가형 쉽고 나형 어려워 … 수능출제범위 유의

    수학 가형 난도는 지난 수능보단 쉬웠지만, 전년도 3월 학평보단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이번 학평은 기하와 벡터를 제외하고 확률과 통계에서도 일부 영역만 출제해 전년도 수능과 직접 비교는 힘들다. 변별력을 위해 항상 어렵게 출제하는 경향이 있는 21번과 30번 문항은 각각 적분법과 미분법에서 출제됐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도함수 부호를 바탕으로 그래프 개형을 추론하는 21번 문제는 고난도 유형으로 자주 출제되므로 충분히 연습을 해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30번 문제도 수능 최고난도 문항으로 자주 출제되므로 여러 문제를 통해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학 나형 난도는 전년도 수능보다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투스 측은 “시험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잘 출제하지 않는 세부적인 내용을 묻는 문제로 인해 중위권 학생들이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감 난도가 다소 높았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가형과 마찬가지로 변별력을 위해 어렵게 출제하는 21번과 30번 문항은 각각 함수와 수열의 극한 단원에서 출제됐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측은 “21번 문제는 수능에 포함되진 않지만 문제 풀이의 기초가 되는 개념을 다질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개념학습을 충실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 영어는 평이 … 1등급 비율 늘 전망

    영어는 전년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 일부 까다로운 고난도 문제를 제외하면 평이한 난도라는 분석이다. 함축적 의미를 파악하는 유형과 빈칸 추론 유형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문제로 출제됐다. 전년도 수능에서 어렵게 출제됐던 간접 쓰기 유형은 이번 학평에선 평이하게 출제됐다. 문법·어휘는 어법상 틀린 것과 문맥상 쓰임이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가 나왔다. 문법이 3점, 어휘가 2점으로 배점됐던 전년도 수능과 달리 이번 학평에선 문법이 2점, 어휘가 3점으로 바꼈다.

    이에 따라 1등급 비율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전년도 수능과 학평 1등급 비율은 각각 5.3%, 5.4%였지만 이번 학평 1등급 비율은 약 7.5%로 늘 전망이다. 2등급 비율도 전년도 수능(19.6%), 학평(16.1%)보다 높은 20%로 예상된다.

    메가스터디 측은 “3월 학평은 학년초라는 시기적 특성상 제한된 범위내에서 출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점수에 연연하기보다 영역별로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수능 때까지 보완하는 계획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3월 학평은 고교 재학생만 응시하는 시험이라 재수생이 참가하는 실제 수능에서는 성적 하락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3월 학평은 7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4시 32분까지 4교시에 걸쳐 전국 고등학생 107만여명을 대상으로 치러졌다. 고3은 2020학년도 수능 체제에 따라 국어와 영어는 공통 유형으로 출제됐다. 한국사는 필수로 응시하고, 수학은 가·나형 중 선택해 치렀다. 3월 학평 개인별 성적표는 오는 25일 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