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3월 학력평가 이후, 케이스로 알아보는 대입전략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9.03.04 10:50
  •  이번 주 목요일로 고3 전국연합 학력평가가 다가왔다. 지난 해 평가원장이 공개 사과할 정도로, 난도가 높았던 불 수능 국어 파동 영향이 있어서인지, 올해 고3생들 사이에서 3월 학력평가의 무게가 다소 부담스럽다는 이야기가 잦다. 3월 서울시 교육청 전국모의고사는 주로 고3을 중심으로 응시하는 시험이지만, 작년 고3과 학력수준을 비교해볼 수 있는 첫 시험이기도 하다. 한편 예년과 달리, 3월 학평에도 관심을 가지고 응시하겠다는 N수생들도 꽤 눈에 띈다. 그만큼 작년 수능 후유증이 만만치 않게 남았다는 징표가 아닐까 한다. 

     차후 평가원이 시행하는 6월 모의평가(이하 모평)에는 재수생이, 9월 모평에는 재수생과 반수생이 동시에 유입되기 때문에, 고3의 경우, 3월에 비해 등급하락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의학계열 등을 지망하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실제 수능에서는 등급 변화의 폭이 매우 크게 나타나는 것이 상례다. 고3 수험생들이 수능에서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하려면 오는 3월 학평에서 높은 등급을 맞았더라도 방심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원점수를 올리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전국 백분위에서 자신의 위치를 그나마 지킬 수 있다. 이번 호에는 3월 학평 이후, 고3생이 주로 겪는 케이스를 통해 수시, 정시 전략을 정리했다.

    # 학생부가 그리 탁월하지 않다면 ‘수능최저 있는 종합전형’으로 가는 환승 열차 타볼까?

     고1 또는 늦어도 고2부터 학생부 종합전형(이하 종합전형)을 꾸준하게 준비해온 학생이라면 의심할 여지없이 수시에서 종합전형 지원으로 직행하겠지만, 내신 성적이 2등급과 3등급을 넘나들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내용이 그다지 탁월하지 않은 경우의 학생이라면 애매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종합전형을 욕심내자니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같고, 수능을 매우 잘 본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경우가 훨씬 많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겪고 있는 사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경우에 논술전형을 한번쯤은 떠올리게 되는 데, 논술전형 경쟁률과 합격률을 생각해보면 그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경우, 무엇보다 지금 시점에서 먼저 해야 할 일이 학생부 피드백이다. 먼저 교과를 다각도로 챙겨보고, 비교과부문은 교내상 및 교내대회 참가 및 수상실적, 창체 및 자율동아리, 방과후 수업, 심화반 활동, 논문 및 보고서 란에 특징적인 것이 없는 지를 체크해본다. 주요독서활동 목록 외 임원 및 봉사활동, 비학술 동아리 란까지 꼼꼼히 검토해본다. 혹시 대학캠프나 교외활동 중에 도움이 된 것이 있었는지도 검토해본다. 

     학생부 내용이 탁월하지 않은 학생을 전제로 해놓고, 이 무슨 하나마나한 소리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앞으로 남은 한 학기에 종합전형을 위하여 어느 정도 힘을 기울일 것인지, 아니면 미련을 아예 끊을 건지 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다. 수시 접수까지는 6개월, 수능까지는 8개월 남짓 남았다. 지금 시점이라면 수시든 정시든 타겟팅을 정해서 힘을 분배 또는 집중해야 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내신상승의 가능점이 어디까지인지, 그에 드는 소요시간 외에 꼭 필요한 비교과에 투자해야 할 기회비용을 냉정하게 계산해보고, 수능최저 있는 종합전형에 합격 가능성이 있다면, 최소한의 에너지라도 투자할 것인지, 아니면 종합전형을 포기하고, 수능에 집중할 것인지 취사선택을 할 때이다.

    # 수능 중심의 정시에 ‘올 인’한다면?

     작년에 비해 정시인원을 늘린 주요대학이 많지만, 재수생이 크게 줄지 않은 올해 상황에서 상위권 대학을 기준으로, 재학생의 수능 경쟁력이 크게 나아지리라 기대하기는 힘들다. 고3생은 중간. 기말고사 준비와 수시 서류준비 등에 시간을 뺏길 수밖에 없는 구조적 불리함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면을 고려해볼 때, 수능 중심의 정시에 올 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3월 학평은 내가 하고 있는 공부의 취약점을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만 3월과 실제 11월 수능은 큰 격차가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 2019학년도 수능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서울시 교육청 산하 연구기관의 일부 조사에 따르면 수능 수학 등급을 기준으로 볼 때, 3월 학평에 비해 실제 수능은 수학 가형이 69.2% 하락하고, 수학 나형은 55.3% 하락으로. 거의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수능에서 평소보다 등급이 하락한다는 연구가 있었다. 수능 국어의 경우도 48.7% 가량의 학생들이 3월 학평에 비해 실제 수능에서 등급이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전수조사가 아니고, 서울지역 고등학교 재학생을 기준으로 한 조사였지만, 3월 학평에서 취득했던 등급 유지조차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추정을 할 수 있다. 수능 수학영역에서 등급이 상승한 비율은 수학 가형이 10%, 수학 나형이 13.8%로, 수학 나형이 약간 높았다.

     한편 자연계열 고3의 경우 겨울방학 때까지 과학탐구를 정리하지 못했다면, 3월 이후 최대한 짬을 내서 6월까지 과학탐구 성적향상에 힘을 기울이길 바란다. 앞으로 4월 학평, 6월, 9월 모평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번 수능 모의고사를 치르게 될 터인데, 탐구과목을 나중에 정리한다고 마음을 놓다보면, 시간에 쫓겨서 과학탐구 과목이 수시 뿐 아니라 정시에서 발목을 잡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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