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 교육감들 “수시, 정시 통합해 운영해야”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2.26 14:25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26일 ‘대입제도 개선 방안’ 제안
-고등 교육 정상화 위해 수시·정시전형 통합 후 모집 시기 일원화 제언
-“수능이 학생 선발 도구여서는 안 돼”

  • 26일 진행된 ‘대입제도 개선 방안 1차 연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제공
    ▲ 26일 진행된 ‘대입제도 개선 방안 1차 연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제공
    “대입 전형 구조 개편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의제는 수시와 정시 전형의 학생 선발 비율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고등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26일 오전 세종시 어진동에 자리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이하 협의회) 사무국. 박종훈 협의회 산하 대입제도개선연구단장(경상남도교육감)이 고등 교육 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수시와 정시를 통합, 단일 전형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하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때 학생 모집은 교육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고교 3학년 교육 과정이 모두 끝난 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가지 입시 전형의 공존으로 인해 야기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이날 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입제도 개선 방안 1차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약 5개월간 이뤄진 연구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만들어졌다. 협의회는 지난해 교육부가 내놓은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의 네 가지 분야를 바탕으로 대입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네 분야는 ▲대입전형 구조 개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체제 개편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공정성 제고 ▲대학별고사 개선 사항 등이다.

    협의회는 ‘대입전형 구조 개편’과 관련해서 “고등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려면 대학입시로부터 최대한 자유로워야 하며, 이를 위해 모든 대입전형은 정상적인 교육 과정이 끝난 이후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수시와 정시 전형을 통합해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학생을 모집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현행 대입제도에서 수시는 9월, 정시는 12월부터 원서 접수가 진행되는데 이로 인해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교사들의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수능 체제 개편도 보고서의 주요 내용. 김승환 협의회장(전라북도교육감)은 “수능이 학생 선발의 변별 도구여서는 안 된다”며 “수능은 학생 선발을 위한 보조 자료나 학업 역량을 평가하는 척도로만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수능을 통해 학생을 뽑겠다면, 선다형을 지양하고 학생의 창의성과 기본 학업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으로 수능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그러한 예로 논·서술식 수능을 꼽았다.

    아울러 협의회는 학종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록 방식 개선을 요구했다. 평가의 정당성을 갖추고 대입을 위한 제공 자료 항목을 정규교육과정 중심으로 개편하는 식이다. 또 대학별고사는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에서 출제해 사교육의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논술전형은 수능과 통합돼 논·서술식 수능으로 발전시키고, 면접고사는 학생부 기반 면접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뜻도 전했다.

    협의회는 1차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중장기 대입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는 2차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연구 결과는 올해 하반기에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