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몰랐지만…절박한 심정으로 기회 잡았죠”
정리 =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2.21 15:00

[전문대학 해외취업 꿈길을 걷다②] 일본 자동차 에어백 설계‧개발 엔지니어 신권원씨

  • 일본에서 자동차 에어백 설계‧개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신권원(왼쪽)씨. /본인 제공
    ▲ 일본에서 자동차 에어백 설계‧개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신권원(왼쪽)씨. /본인 제공
    “항상 제 주변의 기회를 찾아 적극 활용했어요. 덕분에 어린 시절 꿈꿨던 해외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 이바라키현 ‘오토리브 츠쿠바 사무소(オートリブ 筑波事業所)’에서 자동차 에어백 설계‧개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신권원(24‧영남이공대 졸업)씨는 해외 취업 이후의 삶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신씨는 일본의 인재파견회사인 ‘리크루트 R&D 스태핑(Recruit R&D Staffing. Co)’에 지난 2017년 입사해 추가 면접을 거쳐 현재의 근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북미‧유럽‧동남아 등에 지사가 있는 오토리브 츠쿠바 사무소는 에어백과 시트벨트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회사로, 개발과정에서 해외지사와의 협업이 많은 점이 특징이다. 그는 “취업하기 1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어를 하나도 몰랐지만, 노력 끝에 해외취업에 성공했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해외취업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린 시절, 국내 모 자동차 기업의 품질검사 분야에서 일하던 아버지께서 종종 해외출장을 다녀오시고 나면 이국적인 장식품과 함께 그곳에서의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언젠가 해외 배낭여행을 자유롭게 떠나겠다’는 꿈을 꿨어요. 그 꿈은 해외취업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청년실업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하는 것을 보면서 해외취업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죠. 해외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책과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보면서 해외에서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점차 확고해졌어요. 특히 대학에 입학해 알게 된 ‘청해진사업(청년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은 제게 아주 좋은 기회처럼 느껴졌죠.”

    -해외취업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는가.

    “해외취업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노력한 부분은 전공지식을 쌓고 의사소통능력을 기르는 일이었어요. 대학에서 기계계열을 전공하며 기계설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자동차에 대한 기본지식을 습득했습니다. 이후 자동차 부품 설계, 3차원 설계프로그램인 CATIA를 활용한 교육에도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문제는 일본어 의사소통능력이었습니다. 청해진사업에 참여하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어를 전혀 몰랐기 때문이죠. 대학에서 진행된 방과 후 특강을 통해 일본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외우고, 기본적인 문법과 문장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이와 함께 서점에서 구매한 생활한자 책 속 한자와 일본어 단어를 직접 쓰며 하루에 두세 시간씩 따로 공부했죠.

    또한 청해진사업에 관심을 가진 기업이 종종 학교에 방문해 취업정보나 면접에 필요한 사항 등을 전해줄 때면 되도록 참석했어요. 이를 통해 해외취업에 앞서 반드시 준비해야 할 점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취업 준비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학년 2학기 중반에 접어들 때쯤 리크루트 R&D 스태핑에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예비면접과 본 면접을 시행했어요. 예비 면접 날 자기소개와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외워갔지만, 채용 담당자 앞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머릿속이 새하얘져 자기소개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면접을 망치고 나서 머릿속에선 온통 흙빛의 암울한 미래만 펼쳐졌죠. 하지만 해외취업에 대한 절박한 마음으로 본 면접에서 승부를 걸기로 했습니다.

    남은 기간은 한 달. 단기간에 의사소통능력을 기르기 위해 일상 회화를 배울 수 있는 일본 드라마나 라디오 뉴스를 청취하며 무작정 대사를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어 공부를 할 때에도 소리를 내어 읽으면서 쓰는 식으로 방법을 바꿨어요. 일본어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연습이 필요했던 거죠. 이 같은 방식을 15일 정도 반복하고 나니 귀가 조금씩 트이더군요.

    면접 당일, 또다시 심장을 옥죄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록 말을 더듬거리긴 했지만, 한 달간의 노력을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채용담당자에게 충분히 호감을 살 수 있었습니다. 면접에 합격하고 입사가 확정되고 나서도 더 많은 일본어 단어를 외우고, 더 많은 일본 뉴스를 청취하는 등 회화 실력을 꾸준히 쌓고자 노력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오토리브 츠쿠바사무소에서 자동차 에어백 중 커튼 에어백 개발과 시험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해외 지사와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CAD 도면 관련 업무와 에어백 성능시험 업무 등도 성실히 수행하고 있어요. 제가 맡은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동차 안전장치 설계‧개발 엔지니어로서 역량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도전하고자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5년 안에 저만의 어플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죠.”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해외취업을 준비한다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용기를 내고 열심히 노력해 도전하길 바랍니다. 저는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어린 시절 꿈꿨던 해외생활을 하고 있으며 제가 맡은 업무에도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해외생활을 하며 자신의 주변에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해 이를 활용하면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인터넷 검색이나 상담콜센터 문의 등을 통해 친절한 답변을 손쉽게 얻을 수 있죠. 이처럼 평소에도 자신의 주변에 있는 여러 기회를 적극 활용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낯선 곳에서 적응하거나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전문대학 해외취업 꿈길을 걷다’ 시리즈는 조선에듀ㆍ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공동 기획으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