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방 청소할 시간 없다” … 청소앱 찾는 대학생
이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2.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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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 한국외대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이모(23)씨는 설연휴를 마치고 원룸에 돌아와 한숨을 내쉬었다. 장기간 비워둬 냉기가 흐르는데다 생각보다 더러웠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와 아르바이트로 바빠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못했던 탓이다. 결국 이씨는 밀린 청소를 위해 지난 8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 동안 2만9000원을 주고 청소앱을 이용해 가사도우미를 불렀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원룸은 새집처럼 깨끗했다. 

    #.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다니는 심모(25)씨도 지난해 8월 청소앱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 화장실이 딸린 안암동 고시원에서 자취하던 심씨는 한여름 갑자기 벌레가 끓는 것을 보고 방이 더러운 탓이라고 생각했다. 청소앱을 이용해본 심씨는 “화장실 청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는데 가사도우미가 청소도 꼼꼼히 해주고 청소요령도 알려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집안일을 할 짬이 없는 바쁜 대학생들이 청소앱을 통해 가사도우미를 찾고 있다.

    청소앱은 사용자가 앱을 이용해 시간과 장소를 예약하면 업체가 가사도우미를 배정해 청소를 대행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다. 가격대는 다양하지만 한 번 가사도우미를 부르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3만원~5만원이다. 이씨는 “한 번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약 3만원 정도라 대학생에게도 큰 부담은 아니다”고 말했다.

    게다가 직접 대면할 필요도 없다. 자취방 비밀번호만 알려주고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다. 한 청소앱 업체는 2시간짜리 청소 서비스를 만들어 대학생들을 공략하고 있다. 유사한 서비스인 지역의 인력사무소가 기본 4시간에 5만원 이상을 요구하는 것에 비하면 부담이 덜한 셈이다.

    이런 요인 덕분에 실제 대학생 사용률이 늘고 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청소앱 당신의집사에 따르면 대학생으로 분류할 수 있는 나이대의 이용률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이 업체가 분석한 자체 통계를 보면 지난 2017년 1월 4.05%였던 19세~27세 이용률은 지난해 7.81%로 올랐고, 올해 1월 집계 결과 9.76%로 점차 증가했다. 이른바 ‘대학가’로 알려진 마포구와 서대문구, 성북구, 동대문구, 광진구 등의 이용률이 모두 느는 추세다. 대표적인 대학 밀집지역인 마포구 신촌 일대는 5.24%로 집계됐다.

    조현래 당신의집사 부대표는 “요새 대학생들이 취업 준비에 바빠지면서 청소 등 가사에 시간을 쓸 여유가 없어 이용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학부모가 고객센터로 전화해 아들딸 자취방 청소를 의뢰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