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기획] 일상 곳곳으로 파고든 생체 인증

강민지 인턴기자

2019.02.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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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목소리로 상품 구입하고, 홍채로 본인 확인…
내 몸이 신용카드·신분증이 된다

지문 등록하듯 손 정맥 정보 입력… 도용은 불가능에 가까워
홍채 같을 확률 10억분의 1… 병무청, 쌍둥이 구분에 사용
고객 목소리 알아듣는 AI 스피커 "○○ 사줘" 말하면 3초 만에 결제

내 몸이 카드가 되고 신분증이 되는 시대가 열렸다. 지난달 전국 14개 공항의 국내선 보안 게이트에 정맥과 지문만으로도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김포·김해·대구·울산 등 8개 공항에 설치된 등록대에서 신분증과 휴대전화로 정맥과 지문을 한 번 등록해 두면 쭉 신분증 없이 14개 공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같은 달 통계청은 직원들이 컴퓨터에 저장된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때 지문 인식을 거치도록 했다. 복잡한 비밀번호를 기억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뿐 아니다. 편의점·홈쇼핑·어플 등 생활 곳곳에 생체 인증이 파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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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 인증을 하는 모습. 기기 윗면에 손바닥을 대면 적외선으로 정맥이 촬영된다. 이를 미리 찍어둔 정맥 사진과 비교해 같은 사람인지 확인한다. / 코리아세븐 제공

정맥 결제하는 편의점 가보니…

정맥 인증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2호점(서울 중구)에 지난달 23일 들렀다. 손바닥 속 정맥이 결제카드이자 비밀번호, 신분증 역할을 하는 곳으로 지난해 2월 문을 열었다.

115㎡(35평) 편의점에는 손님 10여 명이 있었다. 대부분 손에 가방이나 지갑이 없었다. 이길자(56) 씨는 "깜빡깜빡하는 성격이라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 한 번은 카드를 분실했는데 여기서 손바닥 인증을 이용해 물건을 살 수 있었다"고 했다.

김시현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2호점 점장의 안내로 정맥 인증 결제를 체험해 봤다. 먼저 카드 정보와 자신의 손바닥 정맥 정보를 일치시키면 정맥 결제가 가능해진다. 물건을 골라 상품 바코드를 찍고 결제 화면에서 정맥 인증을 선택했다. 그다음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고 손바닥을 정맥 인증 기기에 갖다 대니 2~3초 후 결제가 완료됐다. 결제 시간은 줄고, 보안은 강화됐다. 김 점장은 "정맥 인식은 제각기 다른 사람 몸속에 흐르는 혈관 모습을 적외선으로 촬영해 비교하기 때문에 도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기자가 둘러본 편의점은 회사 건물 안에 있었다. 출입 카드가 없는 외부인은 편의점을 이용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10월 세븐일레븐은 울산에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정맥 인증 결제 매장을 열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이나라 홍보팀 사원은 "외부인이 출입하기 어렵던 시그니처 1~3호점은 시범 운영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울산점은 정맥 결제의 대중화를 목표로 한 곳이다"고 했다. 정맥 인증 기술을 개발한 롯데카드 측은 "워터파크나 스키장 등 소지품을 들고 다니기 번거로운 곳에서 생체 인증을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이런 장소 위주로 정맥 인증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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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비교적 간편한 생체 인증 수단으로 홍채나 목소리를 많이 활용한다.

홍채·목소리… 성장하는 생체 인증 시장

홍채·목소리 등 다른 생체 인증 방식도 일상으로 들어왔다. 올해 병무청은 쌍둥이 구분을 위해 병역 검사에 홍채 인증을 도입했다. 쌍둥이 중 한 사람이 현역 입대가 아닌 사회복무요원이나 병역 면제 판정(4~6급)을 받으면, 나머지 한 사람이 검사를 할 때 쌍둥이가 모두 홍채 인증을 해야 한다. 홍채는 안구를 구성하는 얇은 막으로, 200개 넘는 요소로 구성돼 있다. 홍채가 똑같이 생긴 경우는 10억분의 1로 알려졌다. 병무청 관계자는 "쌍둥이는 외모가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 형제의 병역 판정을 도용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홍채 인증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 회사 KT는 지난달부터 목소리 인증을 통한 TV 홈쇼핑 결제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원하는 상품을 찾았을 때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에 대고 "~ 사줘"라는 말만 하면 결제까지 자동으로 진행된다. KT의 김영학 AI플랫폼기획팀 팀장은 "단 3초 만에 목소리로 결제를 완료할 수 있어 고객 반응이 좋다"고 했다.

생체 인증이 해킹에 취약하다거나 인식 오류가 잦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관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조사 분석기관인 마켓츠앤마켓츠는 세계 생체 인식 시장이 2022년까지 연평균 16.79%씩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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