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UAE에서는 중1도 인공지능 만든다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2019.01.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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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마르완 알 사왈레 아랍에미리트 교육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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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완 알 사왈레(Marwan Al Sawaleh) 아랍에미리트 교육부 차관은 “미래를 위해서는 기술력과 혁신이 있어야하며, 이를 뒷받침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에 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백이현 객원기자

# 아부다비의 한 초등학교. 압둘라 알 누마이(11 .가명)는 다음 시간에 있을 영어 시험을 준비하기위해 노트북을 들여다보기 바쁘다. 전자교과서 플랫폼인 디완(Diwan)에 들어가 자신이 놓친 부분이 있을까 책을 읽고 또 읽는다. 영어 자료 중 해석이 안되는 부분은 전자교과서와 연동된 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해 보완한다. 이후 노트북으로 시험을 치른 아이들에게 교사는 “데이터 센터에서 시험 성적을 분석해 각자 어떤 취약점이 있는지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교실의 모습이 아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평범한 학교 현장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우리나라 못지않게 교육에 관심이 높은 국가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되겠다는 국가 비전인 센테니얼 2071(Centennial 2071)의 일곱 주요 축에 교육이 꼽힐 정도다. 교육 현장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교육박람회를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마르완 알 사왈레(Marwan Al Sawaleh) 아랍에미리트 교육부 차관은 “미래를 위해서는 기술력과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뒷받침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 교실에는 최첨단 장비가 즐비하다. 모든 교사와 학생에게 노트북이 지급된다. 수업, 숙제, 평가 등 학습의 전 과정이 디지털 기기로 이뤄진다. 책이 아닌 인터렉티브 미디어로 학습하고, 지필고사가 아닌 온라인으로 시험을 보는 식이다. 사왈레 차관은 “종이로 된 교과서가 있기는 하지만 전자책을 보조하는 수준”이라며 “이 외에도 팹랩(Fab Lab·제작실험실)을 비롯한 현대적 실험실을 모든 학교에 마련하는 등 스마트 러닝 환경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기기만 도입한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도 미래지향적으로 바꿨다. 디자인과 기술(Design and Technology),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 창의 설계와 혁신(Creative Design and Innovation) 등의 교과목을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4학년부터 기술·과학 교육이 본격적으로 강화되며,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주로 중학생들이 활용하는 블록 코딩 프로그램도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초등학교 단계에서 가르친다. 고학년이 되면 신기술을 직접 활용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을 이용해 AI(인공지능)도 만든다. 예컨대 7학년(우리나라 기준 중1)이 되면 동전의 종류를 판독하게 하는 AI를 제작한다. “이외에도 3D 프린터나 컨트롤러 등 각종 신기술을 교육에 도입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유치원에도 신기술을 도입하는 교육 실험을 해보려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교육과정은 21세기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부는 지난 2016년 21세기에 필요한 역량을 소통능력, 협업능력, 혁신적 사고 등으로 정의했고, 아이들이 졸업할 때까지 이를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한다”고 밝혔다. 21세기 역량을 평가하는 별도의 방식도 있다. 정부가 개발한 소셜러닝플랫폼인 LMS에서는 학생의 성취를 인정할 때 ‘배지’를 부여한다. 배지의 명칭은 21세기 역량과 동일하다. 한 학생이 프로젝트 수업에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면, 교사는 ‘창의적 사고(Creative Thinking)’ 배지를 부여해 아이의 역량을 인정하는 식이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자신의 배지를 비교하며 다양하고 많은 배지를 얻도록 유도하며, 이를 통해 지필고사로 측정할 수 없는 역량을 계발한다.

디지털 기기로 학습이 이뤄지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용이하다. 교육부는 지난 2015년 말에 데이터 센터를 설립했다. 출석률, 교원 수, 학생 성비, 성적 등 현 상황을 기술하는 자료를 제공한다. 자료가 축적되면 학생이 입학한 후 졸업할 때까지 학습 이력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머신러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학생의 취약점을 파악할 수 있다. 사왈레 차관은 “학생, 교사 데이터 및 시험성적 등 다양한 자료를 입력해 AI로 하여금 데이터 모델을 형성하도록 한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상호관계를 머신러닝으로 발견해, 학생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찾아낸다”고 말했다. 이렇게 찾아낸 취약점을 바탕으로 개별 학생에게 피드백을 주며, 학생 전반이 어렵게 여기는 학습 주제가 있다면 교육과정을 수정할 수도 있다.

“앞으로 아이들의 표정에서 수업 이해도나 행복감을 읽어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데이터 분석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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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교육부 직원이 데이터 센터를 설명하고 있다. / 백이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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