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기획] 뜨거운 감자 '공유 경제'

장지훈 기자

2019.01.0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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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옷, 남은 음식… 뭐든 빌린다!
나눠 쓰며 효율적 소비… 환경오염도 줄여준대요

저렴하고 편리하게 차·숙소 등 대여
안전성은 단점, 허점 보완할 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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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 박사님이야. 질문왕 문음표와 콤비인 나를 모르는 독자는 없겠지? 시사톡 코너에서 못다 한 얘기가 있어서 말이야. 우선 질문! '따릉이'와 '카카오 카풀'의 공통점이 뭘까? 시사톡을 열심히 읽었다면 쉽게 맞혔을 거야. 바로 '공유 경제' 서비스라는 것이지.

택시 기사 5만여 명이 얼마 전 서울에서 카카오 카풀 출시를 막아달라며 시위를 했어. 그런데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반대로 지난해 "한국에서도 합법적으로 사업을 하게 해달라"며 서명 운동에 나섰지. 대체 공유 경제가 뭐기에 이 난리일까?

"나눠 쓰면 훨씬 효율적이랍니다"

공유 경제라는 말 자체는 어렵지 않지? 어떤 물건이나 장소 등을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경제활동을 뜻해. 로런스 레시그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2008년 처음 이 말을 썼지. 전 세계에 엄청난 금융 위기가 닥쳤던 때야. 너도나도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레시그 교수는 주머니가 얇아진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돈을 쓸 궁리를 하면서 공유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어.

차량 공유 기업 '리프트'의 존 지머 회장은 이런 말을 했어. "우리가 소유한 차는 하루에 1시간만 움직입니다. 나머지는 그냥 서 있죠." 하루 1시간 운전하는 사람 1000명을 위해 차를 1000대 만드는 것보다 200대를 효과적으로 나눠 쓰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

공유 경제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성장했지만 그전부터 우리 삶에 녹아 있었어. 대표적인 예가 도서관이야. 다양한 책을 한곳에 모아 놓고 여러 사람이 두루 읽을 수 있잖아. 유행이 지났거나 더는 입기 싫어서 '헌옷 수거함'에 옷을 넣어본 기억이 있지? 이것도 공유 경제의 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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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에어비앤비는 집주인과 여행객을 연결하는 숙박 공유 서비스다. ②스웨덴 예테보리시의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의점에서 산 이용 카드로 자전거를 싸게 빌릴 수 있다. ③우버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유 경제 서비스 기업이다. 택시 면허가 없어도 돈을 받고 승객을 태울 수 있다. ④사회적 기업 ‘열린 옷장’은 취업 준비생 등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청년에게 정장을 빌려준다. 필요한 정장은 사람들의 기부로 충당한다. / 조선일보DB

남는 음식까지 공유한다고?

전 세계 공유 경제는 두 공룡이 이끌고 있어. 차량 공유 업체 '우버'와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야. 각각 2009년과 2008년 문을 연 두 회사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해. 우버는 1200억 달러(약 134조원), 에어비앤비는 310억 달러(약 34조원)에 달해. 차 한 대 없는 우버와 호텔 하나 없는 에어비앤비가 굴지의 자동차·호텔 기업을 떨게 하는 게 재밌지 않니?

공유 경제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빌리는 시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값비싼 드레스부터 유아용 장난감, 카메라까지 없는 게 없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음식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인기야. '에이프론'은 손님이 갑자기 예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버리게 된 음식을 100엔(약 1000원)만 내면 가져갈 수 있게 한 서비스야. '타베테'(食べて·먹어봐)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남는 음식을 최대 70%까지 저렴하게 살 수 있지. 소비자는 음식을 싸게 사고, 판매자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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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음식 공유 서비스 업체 ‘타베테’는 음식점, 대형 할인점 등에서 팔고 남은 음식을 사람들이 싸게 사가도록 중개한다. / 타베테 홈페이지

공유 경제가 반갑지 않은 사람들

공유 경제는 합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와 최소한의 투자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성장했어. 불필요한 생산을 없애 환경오염 문제도 줄여주지.

그런데 공유 경제를 반기지 않는 사람도 있어. 예를 들어 호텔 주인이라면 에어비앤비가 싫겠지. 여행객이 관광지 주변 주택에서 싸게 하룻밤을 묵으려 할 테니까. 취업 준비생에게 정장을 빌려주는 기업 '열린 옷장'도 옷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달갑지 않을 거야.

공유 경제 서비스가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보는 사람도 있어. 실제로 에어비앤비 이용자가 집주인에게 폭행이나 절도를 당한 경우도 있거든. 빌린 물건에 문제가 있어도 손해를 제대로 보상하지 않는 업체가 있다는 것도 문제지.

김주환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공유 경제는 사람들이 얼굴을 보지 않고 거래하기 때문에 범죄 등 문제가 발생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무조건 규제만 해서는 새로운 산업이 성장할 수 없다"고 했어. 이어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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