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올해부터 추진되는 민주시민교육, 남은 과제는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2019.01.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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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교육 제대로 이뤄지려면 혁신학교와의 차별성 갖춰야
-교원 전문성 갖추고 다양한 교수법 고민하는 자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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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이뤄지는 학생 자치 활동도 민주시민교육의 하나다. 사진은 서울 신상계초에서 올해 진행된 학생 자치 활동 모습. 신상계초에서는 전교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직접 학교의 문제를 파악, 해결하거나 재학생들의 바른 학교생활을 돕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추진 중이다./서울 신상계초 제공

교육부가 최근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51개교 내외의 민주시민학교(가칭)를 선정해 체계적인 참여·협력형 민주시민교육을 지원하고, 오는 2022년에는 ‘시민’ 과목도 개설한다는 게 계획안의 주된 내용이다. 이로써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나가는 민주시민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다. 본격적인 정책 실행에 앞서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민주시민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짚어봤다.

◇기존 민주시민교육 한계 극복하려 정부 차원 정책 마련

학생과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는 민주시민교육의 정확한 개념이다. 민주시민교육이란 문자 그대로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가르침’이다. 민주시민의 역량은 크게 여섯가지다. ▲민주주의에 대한 지식 ▲타인을 이해하고 관용하는 자세 ▲사회·정치적인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사고력 ▲정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 ▲대화와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남과 협력하고 연대하는 능력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간 사회와 도덕, 법과 정치 등의 과목과 학생 자치 활동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만으로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수의 학교에서 학생자치기구가 형식적인 기구로 전락한데다 여러 개의 과목에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 주입해서는 학생의 자율적인 참여와 비판적 사고를 증진하려는 민주시민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 정부 차원에서 대책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으로 민주시민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은 각종 청소년 문제를 해소하고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미국은 인종 다양성으로 인해 야기되는 갈등을 극복하고 사회 통합을 유지하기 위해 민주시민교육을 펼치고 있다.

◇교원 전문성 강화, 혁신학교와의 차별성이 주요 과제

교육부의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정책에서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민주시민학교 운영이다. 혁신학교 사이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이유에서다. 혁신학교는 획일적인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도입된 학교 형태.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야기한다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김모(47·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혁신학교와 다른 점이 두드러지지 않아 마치 간판만 바꾼 느낌을 받는다”며 “토론, 참여형 수업을 통해 자기 주도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건 좋지만 자칫하다 기초 능력을 키우는 데 소홀해 자녀가 입시 경쟁에서 밀릴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혁신학교도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한다는 점도 비슷한 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혁신학교와 구별할만한 특징을 지니는 게 먼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원의 전문성 강화도 민주시민교육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교사들은 정당한 권위에 대한 존중, 대화를 통한 갈등의 해결 능력 등을 학생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교수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되는 민주시민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학교 실정에 맞게 운영하면서 이러한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교육 과정에서는 특정 정치적 시각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협동해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경험과 훈련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민’ 과목을 지정해 교육을 펼치는 데는 우려를 표했다. 비영리 민간단체인 민주시민교육프로젝트 곁의 권혜진 연구원은 “정해진 교과목 시간 외에는 여전히 학생들을 배제한 채 교사 중심으로 학교가 운영된다면 하나마나 한 교육이 돼 버린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등교해 마주하는 모든 일, 즉 학교생활 전반에서 민주시민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하느냐’ ‘평상복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같은 문제도 학생들과 교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결정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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