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코딩, 수학 교육의 새로운 이름

조선에듀

2019.01.0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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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학창시절에 수학공부를 하며 ‘미적분이나 집합 같이 쓸모 없는 것을 왜 배워야 하나’라는 질문을 종종 했었다.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대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열심히 공부했지만, 실제 미적분과 같은 수학적 지식들이 필자의 삶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는 않다. 자연과학, 공학 기반의 업무에서 수학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으나, 그 외의 영역에서 우리가 배웠던 고등수학의 활용도는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명확하다. 수학 교육이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있어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영국 철학자 존 로크는 “수학은 인간의 정신 속에 추론의 습관을 정착 시키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수학은 세상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패턴과 순서를 찾고, 자연이나 사회 현상들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는 학문이다. 단순히 숫자를 계산하는 방법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푸는 과정을 통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습득할 수 있다.

어떤 업무, 어떤 직업을 택하건 논리력은 매우 중요한 스킬셋(Skill set)이다. 예컨대, 한국과 미국의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한 시험인 LEET와 LSAT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가 요소는 바로 '논리력'이다.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인과관계가 분명해야 한다. 좋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을 풀어나가는 논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마케팅 기획과 같은 일반적인 업무에서 조차 탄탄한 논리력이 요구된다.  

그러면 현재 우리가 받고 있는 수학 교육은 좋은 교육인 것인가? 아니다. 수학은 너무 어렵다. 수학이 논리적 사고력을 훈련하기에 적합한 학문임에는 분명하지만, 숫자라는 표현의 한계로 인해 학생들이 어려워하고 흥미를 갖기 힘들 수 밖에 없다. 전국의 초·중·고등학생 9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37%, 중학생의 46% 그리고 고등학생은 무려 60%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라고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 내용이 어려운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중학생의 50.5%, 고등학생의 73.5%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코딩은 다르다. 수학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장점을 살릴 수 있다. 코딩교육에서는 결과물을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로봇, 게임 등으로 보여 줄 수 있다.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했던 알고리즘이 작동되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정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리적인 흐름과 규칙을 파악하는 방식은 수학과 유사하지만, 결과물을 더 효과적으로 시각화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코딩이다.

따라서 코딩 교육은 향후 수학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역할을 할 확률이 매우 높다. 실제로 미국의 일부 주 정부는 수학 시간에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미국 아칸소주의 경우, 관할 내 모든 고등학교에 컴퓨터 코딩 수업을 정규과정으로 편입시키고 의무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해당 학교에서는 코딩 수업을 이수하면 수학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된다. 북유럽의 숨은 강자 에스토니아의 경우에도 모든 수학 수업에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필수적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컴퓨터협회(BCS) 교육 총괄인 빌 미첼은 ‘2016 글로벌 SW교육 포럼’에서 코딩 교육이 영국 학생들의 수학과목 성적 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수학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분명 그럴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받고 있는 수학 교육은 50년 전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세상이 발전하는 속도를 교육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는 수학 교육도 변해야 하고, 변화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코딩은 수학의 훌륭한 대체재 및 보완재가 될 것이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코딩 교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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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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