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버려진 건물, 문화 공간으로 '대변신'

최지은 기자

2019.01.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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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재활용'아시나요?

부수고 짓고를 반복하던 건축계에 최근 재활용 바람이 분다. 낡은 건물을 다른 용도로 새롭게 활용하는 '건물 업사이클링' 시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를 '건물 새 활용'이라고도 한다. 공장, 창고 등으로 쓰이던 공간은 리모델링을 거쳐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장소로 변신한다. 건물을 새로 짓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환경 보호에도 효과적이다. 성공적으로 옷을 갈아입은 건물 업사이클링 사례를 알아본다.

미술관이 된 담배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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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화려한 미술 작품들을 소장한 미술관이다. 윗쪽 사진은 담배 공장으로 활용되던 시절의 모습. /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충북 청주 지역 경제를 이끌던 담배 공장은 아름다운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이 됐다. 1946년 지어진 이 공장은 한때 근로자 3000명의 일터였다. 하지만 담배 산업이 점차 경쟁력을 잃으며 2004년 결국 가동을 멈췄다. 이후 방치되다가 지난달 27일 백남준, 이중섭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보유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로 탈바꿈했다.

이곳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수장형 미술관'이다. 수장고는 작품들을 보존하는 일종의 보물 창고로, 쉽게 공개되지 않는다. 이 미술관에서는 수장고에 들어가 진귀한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보존과학실'도 공개된다. 오래된 그림을 새것처럼 되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베일에 싸였던 미술관을 시민에게 공개해 예술의 문턱을 낮춘다는 취지다. 윤승연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개관 4일 만에 6000명이 몰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 거점으로 거듭난 장생포 여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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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신진 여인숙’ 입구(윗쪽 사진). 리모델링을 한 후 다양한 강연, 강좌 등이 열리면서 지역 문화 거점이 됐다. / 아트스테이 제공
1972년 울산 남구 장생포에 세워진 '신진 여인숙'. 2층 건물에 28개 방을 갖췄던 이 여인숙은 어부 손님들로 늘 북적였다. 장생포가 당시 성황이던 고래잡이의 거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6년 상업 포경(고래잡이)이 금지되면서 신진 여인숙도 문을 닫았다. 한동안 사람 발길이 끊겼던 여인숙은 지난해 9월 지역 주민과 청년 예술가를 위한 문화 거점 '장생포 아트스테이'로 재단장했다. 장생포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주민과 문화 예술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1층 북카페 '잔물결'에서는 인문학 콘서트, 일러스트와 캘리그래피 강의 등이 열린다. 청년들이 모여 장생포를 살리기 위한 회의도 한다. 어부들이 머물던 2층 방은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작업실이 됐다. 천장과 벽지는 그대로 보존해 옛 여인숙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다.

"초심 잃지 않겠다"… 물류센터 구조 보존해 쇼핑센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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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쇼핑센터 ‘동춘175’는 의류 기업 세정그룹이 물류 창고와 아웃렛(윗쪽 사진)으로 활용했던 건물이다. 현재 가구·의류·식품 등 20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 세정그룹 제공
경기 용인에 있는 '동춘175'는 의류 기업 세정그룹이 운영하는 복합 쇼핑센터다. 1974년부터 35년 동안 세정그룹의 물류센터로 활용됐다. 2009년부터 팩토리 아웃렛으로 운영되다가, 지난해 7월 쇼핑센터로 옷을 갈아입었다. 1968년 부산에서 작은 옷 가게를 개업할 때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뜻에서다.

기존 건물 구조를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지 않았다. 대신 중앙에 1층에서 4층까지 연결하는 탁 트인 계단이 있다. 쇼핑을 하던 방문객은 이곳에 앉아 통유리 지붕을 통과한 자연 채광을 받으며 잠시 쉴 수 있다. 쇼핑센터 곳곳에 작은 정원이 마련돼 있어 더욱 쾌적하다. 친환경적이고 아늑한 분위기 덕에 주말이면 최대 1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붐비는 공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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