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취급받던 ‘슬라임’, 교육 소재로 변신! ‘슬라임 전시회’ 열려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12.11 11:19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서 12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개최
-슬라임 전문 크리에이터 ‘츄팝’ ‘팔레트슬라임’ 작품도 만날 수 있어

  •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에서 열리는 ‘슬라임뮤지엄 전(展)’에서는 슬라임을 만드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 제공
    ▲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에서 열리는 ‘슬라임뮤지엄 전(展)’에서는 슬라임을 만드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 제공

    알록달록한 색깔, 끈적끈적하고 말랑말랑한 촉감, 조물 조물 만질 때 나는 ‘뽀드득’ 소리…. 시각·촉각을 자극하는 슬라임(Slime)은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 장난감이다. 그러나 부모의 생각은 다르다. 교육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다 쓰고 난 뒤 뒤처리하기 어려운 물건일 뿐이다. 그렇다고 자녀가 좋다는 데 무작정 ‘갖고 놀지 마라’고 막을 수는 없는 노릇. 차라리 슬라임을 안전하게 잘 사용하고 버리는 방법을 알려주면 어떨까.

    서울 성동구 금호동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에서 이러한 정보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슬라임뮤지엄 전(展)’이 열린다. 전시는 오는 12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이어진다. 국내 미술관에서 슬라임 관련 전시가 개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에는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 중에는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츄팝과 팔레트슬라임이 포함됐다. 츄팝과 팔레트슬라임은 슬라임을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특히 츄팝은 115만명의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인기. 소리를 이용해 마음의 안정을 이끄는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자율감각 쾌락반응) 전문 유튜버 미니유와 회화 전공자인 김남연 작가도 전시에 참여한다.

    슬라임의 역사는 김 작가의 공간에서 되짚는다. 이곳에서는 슬라임이 처음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시기가 1970~1980년대임을 배우고, 비디오테이프와 카세트 등 당시 쓰인 물건들을 만난다. 슬라임의 역사와 더불어 과거의 생활 모습까지 두루 만날 수 있는 셈이다. 슬라임 주재료인 붕사가 1943년 전쟁 물품을 만들던 엔지니어 제임스 라이트에 손에서 탄생했다는 내용도 더했다. 붕사는 물에 쉽게 녹는 화학물질로, 슬라임 제작 시 다른 재료들을 서로 뭉쳐주는 역할을 한다.

    츄팝의 전시 공간에서 눈여겨볼 곳은 ‘슬라임, 자연과 은하를 담다’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입이 떡 벌어진다. 츄팝은 펼쳐 말린 슬라임 100여 개로 벽면에 자연계와 은하계를 표현했다. 다 쓰고 나면 으레 쓰레기통에 버려졌던 슬라임이 형형색색의 예술작품으로 변신한 모습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해설사로부터 올바르게 슬라임을 버리는 방법도 듣게 된다.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말랑말랑한 슬라임을 화장실 변기나 세면대에 버리기보다는 펼쳐서 말린 뒤 쓰레기통에 넣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 츄팝의 작업실과 똑같이 꾸민 공간./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 제공
    ▲ 츄팝의 작업실과 똑같이 꾸민 공간./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 제공

    이번에는 유튜버로 변신할 차례. 전시장 한쪽에는 츄팝의 작업실이 그대로 조성됐다. 이곳에서 관람객들은 각자 준비한 슬라임을 갖고 노는 동영상을 찍으며 색다른 추억을 남길 수 있다.

    팔레트슬라임이 꾸민 전시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찹쌀떡, 디저트인 체리 주빌레 모양을 쏙 빼닮은 슬라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직접 만지는 기회도 주어진다. 미니유의 전시 공간도 미술관에서의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요소. 파이프에 귀를 갖다대면 슬라임 만지는 소리뿐 아니라 빗소리, 심장 소리 등을 들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슬라임을 제작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은 “슬라임의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꾸면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며 “요즘 유행하는 슬라임 제작기를 영상으로 찍을 땐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담아 표현력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